3eb0d135ee9f6af63ce986e74680696cb0df49af12eaeeec8abc4f18e781532ea5dc1584f048c71a

현대 대중음악의 담론에서 ⓐ가수라는 지위는 단순히 발성 기관을 통한 물리적 소리의 구현을 넘어, 고유한 디스코그래피(discography)를 통해 대중과 정서적 공명을 이루는 예술적 주체로 정의된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본질적 요건을 결여한 채, 기교적 측면의 파편화된 요소만을 극대화하여 가수라는 기표(signifiant)를 전유하려는 일련의 흐름이 포착된다. 이들은 독창적인 정규 앨범이나 대중의 집단 기억에 각인된 히트곡이라는 실체적 토대 없이, 타인의 창작물을 재현하는 커버 곡이나 기성 가수의 명성에 기생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작위적으로 구축한다는 점에서 ⓑ유사 가수로 규정될 수 있다.

이들의 음악적 수행 방식은 본질적인 감상의 영역보다는 기능적인 ‘전시’에 치우쳐 있다. 특히 발성학적 메커니즘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믹스보이스(mixed voice)와 같은 특정 고음역대의 기술적 구현에만 매몰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대중음악의 미학이 중저음의 안정적인 배음과 가수 고유의 음색이 빚어내는 호소력에 기반한다는 점을 상기할 때, 이들이 산출하는 소리는 공명이 결여된 ‘부유하는 음향’ 혹은 ‘비강에 갇힌 폐쇄적 소리’에 불과하다. ㉠ 이는 작곡가나 프로듀서와 같은 창작 주체들에게 영감을 부여하지 못하며, 결과적으로 양질의 곡을 수급받지 못하는 악순환을 유발하여 대중가수로서의 함량 미달을 자증하게 된다. 단지 고음을 낼 수 있다는 생물학적 기능성은 ‘성대 차력쇼’와 같은 예능적 유희의 대상은 될지언정, 예술적 감동을 전달하는 가창의 영역으로 승화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산업적 측면에서 이들의 기반은 더욱 취약하다. 단독 콘서트는 가수의 티켓 파워와 팬덤의 구매력을 입증하는 실질적인 지표이나, 유사 가수는 저조한 예매율로 인한 공연 취소라는 시장의 냉혹한 평가에 직면하거나, 타 가수의 공연에 부속적으로 참여하는 형태의 ‘끼워팔기’식 합동 공연을 통해 간신히 무대에 선다. 이러한 결핍을 은폐하기 위해 이들은 뉴미디어 플랫폼, 특히 유튜브의 리액션 영상이 가지는 파급력을 맹신하며 이를 자신의 ‘월드 클래스’적 위상을 방증하는 근거로 오용한다. 더불어 기성 가수들의 명단과 자신을 임의로 혼합한 조작된 서열표를 유포하거나, 끊임없는 비교 우위를 주장하는 노이즈 마케팅을 통해 인지 부조화를 유발한다.

결국 이들은 지상파 방송이나 정통적인 데뷔 과정을 통해 검증받은 아티스트가 아니라, 기형적인 바이럴 마케팅과 발성 기술에 천착하는 일부 마니아층, 그리고 배타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을 띠는 소수 팬덤의 맹목적 지지에 의해 지탱되는 허상에 가깝다. 대중적 소구력이 거세된 채 교회 부흥회 수준의 소규모 행사를 단독 콘서트로 호도하거나, 타 아티스트를 폄훼함으로써 자신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이들의 행태는, 음악이 가진 소통의 가치를 훼손하고 대중문화를 하위문화의 늪으로 침잠시키는 병리적 현상으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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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윗글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것은?

① 가수의 지위는 물리적 소리의 구현 능력보다는 고유한 창작물을 매개로 한 대중과의 정서적 공명 여부에 의해 결정된다.
② 유사 가수는 대중적 소구력의 부재를 은폐하기 위해 뉴미디어 플랫폼의 파급력을 이용하며, 이를 자신의 위상을 입증하는 지표로 전용한다.
③ 대중음악의 미학적 호소력은 특정 고음역대의 기술적 구현보다는 중저음의 배음과 고유한 음색에서 비롯된다.
④ 유사 가수의 단독 콘서트가 성사되기 어려운 이유는 팬덤의 구매력이 분산되어 합동 공연을 선호하는 시장의 경향 때문이다.
⑤ 유사 가수의 팬덤은 배타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며, 기형적인 바이럴 마케팅과 결합하여 그들의 허상을 지탱하는 기반이 된다.

2. ㉠의 이유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창작 주체들이 요구하는 고음역대의 기술적 구현이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곡의 의도를 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② 가수의 본질인 정서적 공명보다 기능적 전시에 치중한 소리는 창작자에게 예술적 동기를 유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③ 기성 가수의 명성에 기생하는 방식으로는 저작권 문제로 인해 신규 창작물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④ 유사 가수들이 선호하는 믹스보이스 창법이 대중음악의 트렌드와 부합하지 않아 프로듀서들이 기피하기 때문이다.
⑤ 유튜브 리액션 영상 등 뉴미디어 중심의 활동이 작곡가들에게 음악적 영감이 아닌 상업적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3. ⓐ와 ⓑ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는 대중의 집단 기억을 통해 자신의 실체를 증명하나, ⓑ는 조작된 서열표와 노이즈 마케팅을 통해 타인과의 비교 우위를 주장하며 실체를 대체하려 한다.
② ⓐ는 발성 기관의 생물학적 기능성을 극대화하여 예술적 감동을 전달하는 반면, ⓑ는 기교적 측면을 배제하고 정서적 공명에만 집중한다.
③ ⓐ는 뉴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위상을 확보하려 노력하지만, ⓑ는 지상파 방송이나 정통적인 데뷔 과정을 통해 검증받기를 원한다.
④ ⓐ와 ⓑ 모두 고유한 디스코그래피를 기반으로 활동한다는 점은 동일하나, ⓑ는 이를 재현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창작물에 의존한다는 점이 다르다.
⑤ ⓐ는 시장의 냉혹한 평가에 유연하게 대처하여 공연 형식을 변화시키나, ⓑ는 단독 콘서트만을 고집하다가 공연 취소라는 위기에 직면한다.

4. 윗글을 바탕으로 <보기>의 상황을 비판적으로 평가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 보 기 >
보컬 트레이너 K는 최근 인터넷 방송에서 "전설적인 가수 L은 고음에서 후두가 올라가고 믹스보이스를 구사하지 못하므로, 발성학적으로는 아마추어 수준이다"라고 혹평했다. 반면, K가 가르친 제자 M은 3옥타브를 넘나드는 완벽한 고음 처리를 보여주며 '유튜브 조회수 100만'을 기록했지만, 정작 그가 발매한 음원은 음원 차트 진입에 실패했고 무료로 개최한 팬미팅조차 좌석을 채우지 못했다. K는 이에 대해 "대중들이 M의 압도적인 피지컬과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① 글쓴이는 K의 발언에 대해, 가수 L의 가치는 발성학적 메커니즘이 아니라 고유의 음색과 배음을 통한 정서적 호소력에 있으므로, ‘발성학적 아마추어’라는 평가는 가수의 본질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할 것이다.
② 글쓴이는 제자 M이 보여준 ‘완벽한 고음 처리’에 대해, 이는 예술적 감동으로 승화되지 못한 ‘부유하는 음향’에 불과하며 단순한 예능적 유희의 대상일 뿐이라고 평가할 것이다.
③ 글쓴이는 M의 음원 차트 진입 실패와 팬미팅 실패에 대해, 고유한 히트곡이나 디스코그래피라는 실체적 토대 없이 기술적 구현에만 매몰된 결과가 초래한 필연적 귀결이라고 볼 것이다.
④ 글쓴이는 K가 대중의 반응을 탓하는 태도에 대해, M의 소리가 창작 주체에게 영감을 주지 못해 양질의 곡을 받지 못했음을 간과한 채, 자신의 기술적 잣대로만 대중의 미감을 재단하는 인지 부조화라고 지적할 것이다.
⑤ 글쓴이는 M의 높은 유튜브 조회수에 대해, 이는 M이 가진 티켓 파워와 팬덤의 구매력을 입증하는 실질적 지표이므로, 공연 실패의 원인은 마케팅의 부재가 아닌 시장 구조의 왜곡 때문이라고 반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