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대 (Cenozoic Era)~
드디어 대망의 신생대! 신생대는 8만여종이상의 복족류들이 각자의 서식지에서 성공적으로 번성해나가는 황금시대임
팔레오기: 두 번째 대멸종과 텅 빈 지구
자, 2탄에서 예고했듯 6600만 년 전 거대한 운석이 지구를 강타했어 (K-Pg 대멸종).
이건 페름기 대멸종 이후 두 번째로 어마무시한 대멸종이었지.
2탄(중생대)의 우리 복족류를 '감자칩'처럼 씹어 먹던 해양파충류와 바다의 또 다른 지배자였던 암모나이트가 이 사건으로 전멸했어.
바다는 다시 한번 '텅 비었음'.
이 텅 빈 지구에서, K-Pg 대멸종의 생존자들이 마침내 기회를 잡았지.
일단 글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전에 각 복족류 아강들 공격,방어,혁명,탈출 이렇게 정리해서 설명해나가겠음 ㅇㅇa
'공격파' (신생복족아강)
'혁명파' (직신경아강 - 갯민숭달팽이/육상달팽이)
'방어파' (고복족아강 - 전복/소라)
'탈출파' (갈고둥아강 - 헬리키나[육지고둥] / 갈고둥)
대멸종 직후인 '팔레오기'는 이 생존자들이
텅 빈 바다와 육지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폭발적으로 진화(적응 방산)하면서
'황금시대의 서막'을 여는 회복의 시대였어.
네오기2300만년전~258만년전 : 극한의 전문화
'회복'이 끝나자 '전문화'가 시작됐어. 이 시기 지구는 점차 냉각되고 건조해지기 시작했지.
혹독한 환경속에 복족류들은 각자 '극한'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어.
1. '공격파'의 극한 (신생복족아강) 이 '신흥 강자' 가문은 신생대 바다의 진정한 지배자가 됐어. 이들은 두 가지 방향으로 '극한'을 찍었지.
(A) 극한의 '무기':
뿔소라(Murex): '긴 입'을 아예 '드릴(Drill)' 로 진화시켰어. 이제 얘넨 다른 조개의 껍데기에 구멍을 뚫는 '껍데기 전문 암살자'가 됨.
찌른다음에 산성액을 넣어 녹여버리는 거임
청자고둥(Conus): '긴 입'을 '독침을 발사하는 작살(Harpoon)' 으로 개조했지.
이젠 물고기까지 사냥하는 신생대 바다의 최고 포식자로 등극해.
치설을 개조한 이 작살에 꽂히면 인슐린이 주입되어 물고기 심지어 인간까지 죽음에 이르도록 만들수 있는 무시무시한 녀석임
5억년전의 복수다..!!!
판피어에 패각 박살나던 그 복족류가 이젠 역으로 어류를 먹어버리는겅미 ㄷㄷ
(B) 극한의 '크기':
아프리카땅 위에서 육지달팽이가 '아프리카 왕달팽이'(Achatina)라는 거대한 복족류로 진화했듯이, '공격파' 가문에서도 바다의 거인이 나타났어.
어린 트럼펫고둥syrinx aruanus
바로 '호주 트럼펫고둥' (Syrinx aruanus) 이야. 이 녀석은 현존하는 가장 큰 복족류로, 껍데기 크기만 90cm에 달해.
성체 트럼펫 고둥syrinx aruanus
이 거대한 몸집으로 모래 속의 거대 갯지렁이들을 사냥하는 '거대한 바다의 포식자'로 진화한 거지.
2. '혁명파'의 극한 (직신경아강) '신경 꼬임'을 해결했던 '직신경아강(Euthyneura)' 가문도 전성기를 맞이했어.
(A) 바닥의 혁명가: 갯민숭달팽이(나새목) 들은 안전해진 바다에서 수천 종의 화려한 '화학 무기(독)'와 '경고색'으로 폭발적으로 분화했어.
얘네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했는데 개중엔 마치 고대 바다에 살던 어룡처럼
지느러미 비슷한 무언가를 만들어낸 녀석도 있어
갯민숭달팽이가 사랑을 나누는 모습
여담이지만 귀여운 외모와 달리 이 녀석들은 뭐든 먹어.. 동족까지도
(B) '하늘'의 혁명가 익족목 (Pteropoda): 같은 '직신경아강' 가문 중 일부는 아예 바다 밑바닥을 떠나 '하늘(중층수)'로 올라갔어. "배발을 날개처럼" 바꾸어 바다에 '뜬' 유일한 복족류가 된 거지.
근데 얘네들 사이에서도 '경쟁'이 벌어짐.
유각익족목 (Thecosomata / 바다나비): 얇은 석회질 껍데기를 복족류들처럼 '부력' 조절용으로 유지하면서 플랑크톤을 걸러 먹었어.
파닥파닥
무각익족목 (Gymnosomata / 바다천사): 더 대단한 건 얘네들이야. 껍데기(Shell)를 완전히 버리고, 오직 '바다나비'만을 잡아먹는 '하늘의 전문 포식자' 로 진화했어.
(무각거북고둥 같은 애들이 바로 얘네임)
크아앙 숨겨진 이면에 놀라지말라구!
3. '방어파'의 극한 (고복족아강) : 저번글에서 '중생대 해양파충류 지옥'을 피해 '자개 갑옷'을 입고 심해와 바위틈으로 도망쳤던 '방어파(고복족아강)' 기억나?
이들의 후예 중 일부는, '도망'의 끝에서 상상도 못 할 진화를 이뤄냈어.
바로 '비늘발고둥' (Chrysomallon squamiferum) 이야.
이들은 수심 2,400m 아래, 섭씨 300도가 넘는열수구(Hydrothermal Vent)라는 극한의 환경으로 도망쳤어.
그리고 그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황화철(Iron Sulfide)' 을 이용해, 5억 년 복족류 역사상 최초로 '철(Iron)'로 된 비늘을 '발(Foot)'에 두르는 데 성공했어.
이 '철제 비늘 갑옷'은 천적(다른 복족류)의 '드릴' 공격도 막아내. 그 바사삭 부서지던 고복족아강의 후예가 지구상 가장 극한의 환경에서 철갑을 입고 돌아온 거야.
4. 육지로 진출한 직신경아강(Euthyneura)이 이룬 '극한의 전문화'
(A) '육식성 암살자'의 등장: 네오기 이후 여러 육식달팽이들이 나타났어. (예: 주름번데기과, Oleacinidae)
심지어 큰 먹이를 삼키기위해 치설이 사라진 카레오라둘라Careoradula perelegans같은 달팽이도 있지
(B) '초대형 초식동물'의 등장: 아프리카에서는 천적이 덜한 틈을 타 '아프리카 왕달팽이'(예 : 왕달팽이과)가 '대형화'에 성공했어!
그외에 육지로 올라온 갈고둥목이 있는데
걔가 바로 헬리키나고둥임.. 이모든 애들이 다 2300만년전에 출현한거야
제4기: 빙하기, 그리고 인류의 등장
신생대의 마지막인 플라이스토세는 '빙하기의 시대' 였음. 거대한 대륙 빙하가 지구를 덮었다 녹기를 반복했지.
이건 특히 '민물복족류들에게(우렁이, 다슬기, 물달팽이)'엄청난 영향을 줬어.
빙하기로 강줄기가 끊어지고 호수가 고립될 때마다, 각 섬과 호수에 갇힌 민물 달팽이들은 수만 년간 서로 교류하지 못하고 각자 독자적으로 진화하게 되었어
예를 들자면 과거 연결되어있던 한국 중국 일본이 간빙기때 서로 떨어지면서 같은 종이였던 달팽이들이 위처럼 각각 다르게 진화한 것이 있지
국가까지 갈 거 없이 아예 우리나라 각 섬이나 지역 이름이 붙은 우렁이나 달팽이들이 플라이스토세에 생겨난 애들이야
...그리고 이 기나긴 이야기의 마지막 장, '홀로세'에 바로 '우리'가 등장해.
5억 4천만 년 동안 5번의 대멸종, '지옥' 같던 포식자들의 시대, 혹독한 빙하기를 모두 견뎌낸 복족류들.
이제 이 녀석들은 '인간'이라는, 5억 년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예측 불가능한 '여섯 번째 환경 변수'를 만난 거야.
이건 '결말'이 아니라, '진화의 다음 장'이 시작된 거지.
'인간'은 이 녀석들에게 '지구 역사상 가장 강력한 진화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어.
인간들은 '빙하기'가 강을 고립 시켰듯, 도로와 도시로 이들의 서식지를 '고립'시키거나 파괴하고 있어.
거기에다 5억년간 만난적 없는 각 나라의 종들을 배와 비행기로 만나게 만들고 있지;
해외 유입종인 왕우렁이는 우리나라 토종복족류 논우렁이를 먹어치운다.
아프리카왕달팽이(achachatina maginata)를 잡겠다고 들여온 늑대달팽이들때문에 하와이안 나무달팽이는 2012년 1월 1일 멸종했다.
그로 인해 하와이안 나무달팽이 처럼 멸종한 경우도 있지만
(기후변화로인해 본디 버틸 수 없던 우리나라의 겨울을 버티기 시작한 왕우렁이들)
아프리카왕달팽이, 왕우렁이, 뾰족민달팽이들 처럼 인간을 이용해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승자들도 있지.
아름다운 패각을 가져서 멸종위기에 처한 쿠바달팽이..
인간들은 달팽이를 죽을때까지 찌른 뒤 갈고리로 빼내고 패각만을 가져간다.
5억 4천만 년의 대서사시는 끝나지 않았어.
지금도 달팽이는 조금씩 진화해 나가고 있지.
과연 이 위대한 생존자들이, '인간'과 '기후변화'라는 가장 큰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
여기까지 복족류의 진화 끝임 ^ㅇ^/
다음글은 번외편으로 다리를 포기한 복족류 , 동물을 초월한 복족류 라던가.. 기생하는 복족류라던가 기이한 녀석들 소개하고싶음
읽어줘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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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고둥류는 ㄹㅇ 사냥할때 호러임 뭔 작살로 애들을 관통시키지 않나 수면 가스 같이 독소를 퍼트려 죽여 먹질 않나... 진짜 기과하면서 꼴리게 사냥함
군소붙이는 황산을 쏴댐.. 이쪽도 소름
달팽이 진화 시리즈를 읽을때마다 가슴이 웅장해짐.... 미래를 알 수 없지만 지금의 위기도 충분히 이겨낼수있을 것 같아 근데 하와이 달팽이랑 쿠바 달팽이들 ㄹㅇ 개불쌍하네... 이 잔혹한 세상
필요하다면 해양달팽이 한묶음으로 글쓰고 다른거 삭제해서 공지올리기 용이하게 해둘까 고민도..
@순수한그자체 가능? 그럼 완전 감사팽이! 공지로 올려서 두고두고 보고싶음
@달하하 한곳에 묶으니까 글이 65536자 넘는다고 안된대ㅠㅠ
@순수한그자체 역시ㅠ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따로 따로 올리겠음! 좋은글 고마워
@달하하 공지도배같아서.. 걍 글 하나 만들고 글모음 만들어서 거는건 어떨지
@순수한그자체 오키 오늘 저녁에 해놓겠음
달팽이 ㅈㄴ 좋네
바다달팽이는 물고기도 통으로 잡아먹노 근데 바다팽 보다가 육지팽 보니까 왤케 나약해보이냐ㅋㅋㅋㅋ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