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실제로는 다른 놈이 몰래 누명씌우려고 가방에 넣어둔거였지만,

지수가 평소에 규리한테 품은 감정은 오나홀 갖고 있던거랑 다름 없다고 생각한다.


규리가 먹은 과자봉지를 접어 고이 모셔놓기도 하고, 킁킁 냄새를 맡기도 했는데,

이게 규리를 생각하며 쓰는 오나홀과 무엇이 다르냐.


그런데, 규리는 지수가 오나홀 갖고 있는거 발견하고 지수를 엄청 놀렸는데..

"뭐, 그럴수도 있지뭐" 라며 엄청 유쾌해했다. 왜 그랬을까?

보통 그런 상황에서 여자가 남자가 그런 물건 가진거 발견하면

저질, 변태색희, 극혐 이러고 벌레 쳐다보듯 경멸하는 반응이 정상이지.


나중에 모텔에서 키스 할뻔했을때 규리가 지수에게 말하길

"너 아직도 나 좋아하냐?" 라고 물었다. 여기서 핵심은 "아직도" 라는 말인데

지수가 자기를 좋아한다는 걸 예전부터 진작에 알고 있었다는거지.


그러니까 오나홀을 갖고 있다는 걸 알았어도 기분 나쁘지 않았던게

자기를 좋아한다는거 알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 오나홀 가지고 자기를 생각하며 자위한다고 생각했을테니 귀엽게 보였을지도.


민희가 모자를 이유없이 줬지만, 그거 목격하고 기분 나빠져서 지수가 말걸어도 뚱하게 반응하다가

끝내 궁금증을 못참았는지, 직설적으로 민희가 그걸 왜 너한테 주냐면서 따졌을때는

자기도 지수에게 다른 여자애가 접근한다는게 신경쓰였다는거지.


모자라는 수단도 그래. 남자가 머리에 모자를 쓴 형상은 몸을 삽입시키는 형태로, 여성과 하는 그것과도 비슷하지.

남성의 성기를 다른 말로 귀두(龜頭)라고도 해.

드라마에서는 우연처럼 민희가 지수에게 줬지만, 그건 지수와 민희의 사적인 관계가 시작되는 계기이기도 하다.

원래는 기태에게 그걸 주려고 했는데, 거부하니까 지수에게 준거지.

실제로 드라마에서는 그 이후로 기태와의 관계가 점점 멀어지고, 지수와 가까워져간다.

규리가 거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우연이 아니라는 거지. 내 남자를 강탈당할 수도 있겠다는 경계심임.

그리고 웃기게도 규리가 꼽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지수는 그 모자를 버리지 않고 계속 쓰고 다닌다.


나중에 지수 몽상에서 담임이 규리랑 결혼할래, 아니면 민희랑 결혼할래라고 묻는 장면이 나오는것도 그렇고

스토리상 지수에게 민희가 문제 해결을 도와달라는것도 그렇고, 민희와 가까워질뻔한 장면도 있었다는걸 생각하면

모자도 이성간의 관계를 상징하는 매개장치라는 거지.


결국 오나홀도 겉으로는 누명이었지만, 지수가 심리적으로는 오나홀을 갖고 있는게 맞다라는 걸

표현하려는 감독의 의도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규리도 그걸 싫어하는 반응이 아니었던건

그 시점에서 이미 규리도 역시 지수를 좋아했던 거다. 

그리고 그 장면 직후로 규리 어머니가 차갖고 마중나온거 발견하고,

규리 어머니는 차에 탄 두사람에게 둘이 섹스했냐며 묻는다. 이건 작가의 의도가 담긴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