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미래는 민간 기업에 팔릴 것인가』 글에 대한 보충문 성격의 글이 될 것 같습니다. 해당 글에 대해서는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제가 글을 업로드하고 난 뒤 달아주시는 댓글은 항상 읽어봅니다. 그래서 제 글이 유독 조회수가 높은 편이기도 하고요. 제가 보는 조회수만 15 ~ 20은 찍힐 겁니다. 『별을 사랑함에 있어서』 글의 댓글에서는 다들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셨고요, 이번 글은 주제가 주제인지라 날카로운 분석들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이후 관련되어서 글도 몇 개 올라왔더라고요.

 그 중 민간 주도 우주 개발에 대한 의견을 많이 남겨주셨습니다. 저 역시 글에서 그 쪽을 포인트 삼아 NASA의 예산 삭감을 지적했었죠. 지지해주시는 분들도 있었고, 반박과 유사한 의견도 있었고, 여러 의견이 많았는데, 우선 제 의견부터 정리하면 <민간 주도 우주 개발은 언젠가 다가올 숙명이나, 시점이 너무 이르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나중이 되면 우주 개발의 대부분이 민간 주도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 나중이 언제인지는 모르죠. 다만, 모든 분야가 그러했습니다. 과거에는 철도 하면 무조건 국영이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아니죠? 옆 나라 일본도 JR을 쪼개서 민영화시켰고요. 우리나라도 최근 지어지는 철도들 一 신분당선, 서해선 등을 보아하면 민간 주도의 철도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10여년 전에 수서고속철도 SRT가 설립(물론 여기는 공기업 성격이 강하긴 합니다만)되기도 했고요. 모든 분야가 어떤 형태로건, 시간이 지나서 비용이 감소하고 수요가 증가하면 민간이 진출하게 되어있습니다. 가끔 특이하게 국가 주도로 제한(기반시설 등)시키거나, 복지 성격으로 국영·공영·준공영으로 전환시키는 경우(시내버스가 그렇죠?)를 제외하면요.

 다만, 지금은 시점이 너무 이릅니다. 솔직하게 보자고요. 지금의 우주 개발은 경제성이 0에 준합니다. 미래의 경제 가치를 생각하자고요? 그러다가 닷컴 버블이 터졌습니다. 그 때도 웹 서비스가 성장할 것이라는 사실은 정설이었어요. 시기가 너무 빨랐을 뿐이고, 그 사이에 발생하는 적자 등을 감당하지 못해서 기업들이 내려앉았고, 전반적인 투자 감소로 이어져서 투자금으로 연명하던 기업들이 다시 내려앉고, 다시 투자가 줄어들어서······.

 민간 기업이 적자가 나서 죽을 것 같으면 정부가 지원금을 주면 되겠죠. 우주선이 폭발하는 등 대참사가 터져서 기업이 회생 불가 상태에 놓여도 정부가 지원해주고 책임을 같이 져준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근데, 그럴 거면 왜 민간 주도로 해야하죠? 그렇게까지 해서 민간 기업을 살려야하나요? 정부와 국민은 봉인가요? 우주 개발하는 민간 기업들이 복지 차원에서 꼭 존재해야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 무차별적 지원금에 동의할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정부가 그 비판을 감수하고 민간 기업을 지원해줄 가능성은요? 지원한다고 치더라도, 그 과정에서 발생할 각종 불협화음과 비효율은 누가 보상하죠? 또 국민이 보상하나요? 세금으로 충원하나요? 우리 세금이 지들이 잘못해서 망하게 생긴 민간 기업에게 호흡기 붙여주고 살리는데 들어가는 꼴을 보고만 계실 수 있으십니까?

 그런 사건이 터지면 그 기업을 국영화를 시키면 된다고요? 그럴 거면 그냥 처음부터 국가 주도로 하면 되지 않나요? 잘 되면 민간 기업이 싹 다 공을 가져가고, 망하면 국가에 떠넘기고 나 몰라라 하자는 건데, 그게 옳다고 생각하시나요?

 2010년대 중반, 해운업 위기를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 겁니다. 현대상선이니, 한진해운이니······ 육상이 북한으로 막혀있고, 해운으로 인한 무역이 90% 이상 절대적 과반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해운업의 중요성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아시리라 생각해요. 그럼에도, 물론 현대해운은 국가가 건져올려서 살렸지만, 한진해운은 죽였습니다. 한진해운이 작아서 죽였다고요? 한진해운은 현대상선과 비슷한 규모의, 아니, 매출은 오히려 더 많았습니다. 건져올리기에는 너무 큰 규모기도 했고, 이런저런 정치적 이유가 있었겠으나, 그러한 한진해운도 결국 못 살아나고 죽었다는 겁니다.

 지금의 우주 개발 기업들이 해운업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나요? 저는 결코 아니라고 봅니다. 국가가 나서서 살릴 가능성도 0에 준한다고 봐요. 어느 정도 책임은 이전받겠으나······ 그것도 도의적인 측면에서 해주는 것이겠죠. 지금 상황에서 사고라도 한 번 터지면 그 기업은 바로 죽는 겁니다. 당장은 안 죽어도 이미지 훼손이 너무 심각할 것이니 얼마 못 버티고 죽을 거예요. 항공기 사고도 한 번 터지면 세계 주요 언론들은 다 보도합니다. 우주선 사고는 별의 별 언론에서 다 보도할 거예요.

 스페이스 X의 사례를 들어 사고가 터져도 안 망한다고 말씀하실 분이 계실 것도 같은데, 거기에는 사람이 없잖아요. 그냥 테스트 용도로 쏘아대는 거에 사고 정도야 날 수 있죠. 화성 탐사 한다고 사람 보내고, 관광 목적으로 사람 보내고, 이거저거 한다고 사람 보내다가 사고 터지면 그 기업은 결코 무사하지 않겠죠. 그래도 이해가 안 되신다면, 2년 전 벌어진 타이타닉 관광 잠수정 내파 사고를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수익성이 개선되고, 우주 개발과 관광이 활성화되고, 안정성이 올라가서 사고도 줄어들고 하다 보면 결국 민간 주도 우주 개발이 활성화되겠으나······ 지금은 아니니까요. 이런 리스크를 보고 진출할 기업은 매우 적을 것이고, 진출한다고 해도 저런 리스크를 모두 감수해야겠죠. 그럴 거면, 지금은 국가 주도 우주 개발에 좀 더 손을 들어주고 싶긴 합니다. 저런 리스크에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당장의 경제성은 신경 쓰지 않고 연구할 수 있으니까요.

 뭐, 각설하고······ 제가 죽기 전에 민간 주도 우주 개발이 활성화되어서 한 번 달에 가보고 싶긴 하네요. 이런 농을 쳐가며 무거워진 분위기를 가볍게 종결해보고자 합니다. 

 언제나 많은 관심과 의견에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