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에서의 기동전과 함대전을 석기시대 투창전으로 만드는 레이저의 존재는 무시하고 논함.
우주에서 고전적인 탄도전투가 발생할 경우, 사거리를 결정하는 것은 "반응시간"임.
현대의 전차포탄의 포구속도인 1.7km/s를 기준으로 할 때, 적이 170km 밖에 있다면 발사 후 100초에 착탄하게 됨.
적함의 가속력이 1G 즉 9.84m/s^2일 경우, 100초면 적은 직선거리로 49km를 움직일 수 있음.
물론 적이 병신빠가가 아닌 다음에야 직선등가속운동을 할 리는 없으므로, 착탄시점에서의 적의 위치는 타원형의 분포도를 가지게 될 것.
계산하기 존나게 귀찮으니까 그 분포도가 반지름 24km인 원이라고 할 때, 적을 맞출 확률을 가지려면...좀 많은 포탄을 좀 넓게 흩어 쏴야겠지?
여기서 분포도는 거리(착탄시간)의 제곱에 비례하고, 가속력의 절반에 비례함.
따라서 적은 당연히 최대한 접근하지 않으려 할거고, 최대한 멀리서 쏘려 할거임.
물론 멀리서 쏘면 적 입장서도 나를 맞추기 힘듦. 따라서 적은 자신의 포구속도를 높이려 하게 됨.
포구속도가 2배가 되면 현재의 2배 거리에서 같은 명중률로 사격할 수 있고, 피격률을 1/4로 떨어짐.
존나 남는장사네? 포구속도를 높이는 게 트렌드가 되는 것은 당연함.
문제는 운동량과 운동에너의 법칙에 의해 포구속도를 높이면 포탄질량은 당연히 줄어들어야 한다는 것.
속도가 충분히 높고(>10km/s) 질량이 충분히 낮다면(<2g) 포탄은 착탄시점에 일종의 플라즈마 구름으로 변해.
이는 일종의 공간장갑인 Whipple Shield로 쉽게 막을 수 있음. 이건 이미 인류가 알고 있는 바임
어떻게 아냐고? 저 숫자는 궤도상 유성체가 갖는 숫자고 이미 국제우주정거장에는 유성체를 맞는 장갑판이 달려있거던여...
결국 우주에서의 전형적인 포격전은 장거리(>100km)에서 초저중량 초고속 탄환을 물뿌리개처럼 뿌려서
적의 바슬바슬한 장갑판을 붓으로 살살 털듯이 진행될 것. 장갑판이 충분히 벗겨지고 나면 내부구조를 손상시킬 수 있겠지.
멋없지? 좀 그래...물론 실제로 우주시대가 닥치면 어떤 패러다임의 혁신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지금 예측하기로는 여튼 그래.
그럼 이 상황에서 무기배치는 어떻게 되느냐? 대충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해.
하나는 적의 포격을 피하기 위해 연직방향으로 기동하는 동시에 화력을 최대한 투사할 수 있는 Broadside 형태고,
하나는 피탄확률을 최대한 낮추고 방어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면서 적에게 최대한 접근할 수 있는 Nose forward 형태지.
예시를 게임 스샷으로 들어서 찐스럽긴 한데 그림을 그리는 것보단 나을 거 같아서 일단 각각 첨부할게
Broadside
저 등짝에 벌건거 뭐냐고? 방열판이야. 나중에 기회되면 설명할게. 여튼 1G의 가속력으로 회피기동을 하며 화력을 쏟아부을 수 있어.
피탄면적을 최대한 줄기 위해 넙치처럼 넓적한 형태인데, 그래도 여전히 넓은데다가 적이 기동하기에 따라 넓은 등짝이 보일 수도 있지.
그래서 사실상 더 이상 회피기동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죽은 거라고 봐야 해. 하지만 회피기동을 할 수 있는 한 피탄확률은 없다시피 해.
허연 포탄을 발사하는 쪽이 넙치고, 울긋불긋한 포탄을 발사하는 쪽들이 적이야.
적들의 포탄은 일정한 지점에 탄착군을 형성하고 있지만, 그 탄착군이 허연 포탄을 발사하는 놈의 수백~수천미터 뒤인 것이 보일거야.
물론 이는 넙치가 적들의 교전거리를 벗어나는 거리를 유지하기 때문인데, 넙치가 충분히 가깝다면 적들도 넙치를 쉽게 맞출 수 있겠지?
하지만 넙치의 허연 포탄이 적들의 울긋불긋한 포탄보다 약 3배의 포구속도를 갖기 때문에 넙치는 적들을 3배 거리에서 조팰 수가 있어.
그럼 이 상황에서의 전장은 넙치류가 정복할까? 그건 아니야. 왜냐면 넙치는 넙치를 잡기에 효율적이지 못하거든.
두 넙치가 서로의 반대방향으로 회피기동을 하면 상대적 가속력은 두 배가 되고 유효사거리는 절반이 되지.
먼저 공격하고자 하는 넙치는 상대방의 속도벡터를 따라잡아 평행하게 달리려 할거야. 교전거리를 절반으로 줄이는 건 현명하지 못하니까.
그럼 수백km 거리에서 평행하게 움직이면서 서로의 속도벡터를 잡고 잡히는 초장거리 도그파이트가 펼쳐지게 되는데...음...이건 이거 나름대로 신박한데?
하지만 이럴 경우 결판은 도그파이트중에 우연히 럭키샷이 뜨거나 둘 중 한 쪽의 연료가 소진된 후에야 이뤄지게 돼.
서로 체급이 비슷하다면 패자의 연료가 소진되었다는 얘기는 승자의 연료도 거의 소진되었다는 얘기고, 그 말은 기지로 돌아올 수 없을 거라는 얘기지.
이겨도 져도 전투함 한 척씩을 잃어야 한다면 이기는 의미가 없잖아?
하지만 이것보다 더욱 효율적으로 넙치를 잡는 방법이 있어. 바로 Nose Forward야.
코 방향이 정면이기때문에 피탄면적이 상당히 좁다는 걸 알 수 있어.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이점은 바로 어마어마한 각도의 경사장갑이야.
군붕이들이라면...아참 여긴 군갤이 아니구나, 여튼 경사장갑이 갖는 의미는 잘 알고 있을거야.
경사가 크면, 그만큼 피탄한 포탄이 뚫어야 할 장갑의 두께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적의 탄환을 막는 게 아니라 흘려보낼 수 있어.
동일한 질량의 장갑으로 피탄면적도 줄이고 방어성능도 높이다니, 이야 이거 완전 개념장갑 아니냐?!
다만, 이 경우 회피기동은 포기하는 게 좋아. 회피기동을 할 거라면 넙치형태가 훨씬 효율적이거든.
이 송곳같은 녀석의 전술은 최단기간 내에 근접전으로 돌입해서 장거리전에 특화된 넙치의 배때기를 뚫어주는거야.
근접전으로 돌입하면 넙치의 명중률도 높아지니까 불리해지는 건 사실이지만, 그건 작은 피탄면적과 경사장갑으로 버티면 엄청난 우위를 점할 수 있어.
넙치의 널찍한 등짝을 잡기도 훨씬 편해지고, 무엇보다 고중량 저속탄으로 넙치의 바슬바슬한 Whipple Shield를 종잇장 구기듯 찢어버릴수도 있거든.
그 동안 넙치는 도망 안가고 뭐하느냐 할텐데, 넙치도 회피기동과 대응사격을 해야 하니 꽁무니를 보이고 도망가는 대신 연직방향으로 도망간다고 해볼게.
이 경우 피타고라스 정리에 따라 송곳이 따라잡아야 할 거리는 1.41배 늘어나는 데에 그쳐.
시간은 가속도의 제곱에 반비례하니까, 회피기동을 안 할 때에 비해 딱 20%의 시간만 더 벌 수 있는거야.
20%가 어디냐고? 1G의 가속력으로 100km를 주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40초야. 이 경우 딱 30초 더 벌 수 있지.
뭐 미래 국방부에서 고용한 수학자들은 가속도와 가가속도를 신박하게 운용해서 최대의 시간을 벌어낼 수 있는 회피기동을 도출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여튼 난 더 계산하기 귀찮으니까 그냥 여기까지 할거야.
이 때 넙치와 송곳의 전투는 넙치가 송곳을 제 시간에 제압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겠지.
넙치는 송곳의 경사장갑을 제 시간에 뚫어낼 수 있을까!?
다 튕겨내면서 미친듯이 육박하는 송곳의 모습
다만 이런 송곳의 우위는 다대다 전투에서는 의미가 줄어들거야.
최단기간에 육박해야 하므로 회피기동을 할 여지가 얼마 없는데, 이러면 송곳의 코 방향이 아닌 다른 각도에 위치한 적의 엄호사격에 노출되거든.
널찍하고 평평한 옆면을 잡히면 송곳도 별 수 없이 용궁, 아니 천국 보러 가는거지.
그런데 우주에서 다대다 전투, 즉 함대결전이 발생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시간 되면 나중에 얘기해볼게.
여기까지 따라왔다면 알겠지만 레이저의 존재를 무시하는 것은 물리적 최대치의 포구속력을 가진 레이저가 존재한다면 이딴 거 다 소꿉장난이 되어버리기 때문
이런방식의 전투는 진짜 싸움만 안나고 양쪽둘다 비효율적이라서 큰 가속력을 가지고 가까이서 싸우는 작은 전투선으로 전투를 하는쪽이 나을수도 있겠다. - dc App
그게 본문 후반에 나오는 송곳이자너요 그런건 대형을 갖춘 장거리 포함한테 안된다니까
은영전대 워해머네
넙치가 어떤형태의 우주선인지 짤좀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