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이 재돌입할 때 섭씨 1600도 고온을 받는다. 이걸 견디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1) 티타늄 베릴륨 같은 열에 강한 소재로 쳐바른다. 공기를 가르면서 초고속으로 비행하는 미사일 탄두 콘 같은 걸 이런 걸로 바름. 단점은 무게가 많이 나가서 유인 우주선에는 쓰기 어렵다


2) 세라믹 단열 타일 같은 걸 붙인다. 우주왕복선에 쓴 것. 당시 기술 한계로 단열 타일의 내구성이 좀 떨어졌고 뜯어지기 쉽다. 컬롬비아 호 사고의 원인


3) 삭마식 방열판(ablative shield)을 붙인다. 방열판이 열에 견디는 것이 아니라, 열 받으면 표면이 조금씩 깎여 나가고, 깎인 파편이 열을 품은 채로 떨어져나가니 우주선의 열은 빼앗는 효과. 착륙할 때까지만 견디면 됨




그 삭마식 방열판에 나무를 쓴 적이 있다. 중국의 70년대 재회수식 정찰위성인 판휘 시(FSW) 위성이 재돌입 모듈의 방열판 소재로 촉촉하게 습기를 먹여 침윤 처리한 떡갈나무를 썼음


떡갈나무는 튼튼하고 매우 느리게 타는 목재다. 오래 타는 땔감으로 잘 쓰지만, 느리게 탄다는 말은 사실 열 전도율이 나쁘다는 말이기도 함.

그래서 초고속으로 재돌입하면, 떡갈나무 바깥의 얇은 층이 고온으로 탄화되고, 낙하시의 마찰로 벗겨져(깎여) 나가면 그 뒤에 아직 타지 않은 멀쩡한 생떡갈나무가 드러나고, 다시 그게 탄화하고 깎여나가고... 그런 식으로 재돌입하는 동안 서서히 깎여나가면서 버티는 거


성공적으로 착지시킨 거 보면 나름 쓸만했던 모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