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기석이가 정인이한테 누구 있냔 식으로 밀어 붙일 때 정인이가 없다며 당당하게 거짓을 말하는데 테이블 아래에서 꼼지락 꼼지락 갈곳을 잃은 손가락이 ‘건너오지 말아요’ 하며 지호을 막아서며 했던 대사들과 그 감정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정인이의 상황을 잘 표현했다 생각해.

그 갈팡질팡하는 손가락 뒤로 술에 취한 지호가 이러잖아 거짓말. 거짓말 하는 거 싫어한다면서 자꾸 거짓말 한다며. 누가봐도 정인이는 거짓을 말하며 모순적인 태도이고 그 여자가 힘들어 할 게 뻔해서 관둔다는 지호도 결국 도서관엘 찾아가고.
둘다 너무나 언행불일치인데. 입으로 내뱉는 말 따로 행동 따로. 결국엔 마음이 가는 대로 하는 것들.
난 이미 둘다 사랑을 하고 있다고 봐. 당사자들만 모를 뿐.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 관계는 사실 많지 않다고 보거든. 기석과는 확실히 의무적인, 무색무취의 느낌이라면 정인이랑 지호는 서롤 원하고 필요하고 그리워하는 사랑이란 거지...

단단하게 쌓인 벽들이 허물어지고 닫힌 서로를 꺼내어주는 일. 난 이 드라마를 이래서 좋아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