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수 입입니다.
현수가 생각이 좀 느려요. 그래서 제가 답답해서, 제가 알고있는 건 먼저 말하는 타입이예요. 나중에 뇌에 올려서 결재 받으면 되거든요. 암튼 뇌가 뭐 판단하고 문장 만들때까지 기다리다가는 혼잣말만 하고 살아야 돼요.
일각에서는 현수가 입이 싸다고 하는 것 같던데, 오해입니다.
오히려 늘 뇌한테 검사받고 말하는 입들보다 제가 판단력이나 문장력이 훨씬 좋을걸요.
입이 싸다는 말보다는 ‘입에 전결권이 타인보다 많다’는 표현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입에 cpu가 따로 있는 타입이기 때문에, 메모리 용량은 좀 작아요. 그래서 ram을 쓰는데요, 영구 기억이 필요하면 늦게라도 뇌로 전달해서 저장해 놓으니까 현수 바보취급하지 말아주세요. 불쾌합니다.
대신 제가 빨리빨리 받아들이고, 소식통이 넓은 편이예요.
깊은 사고는 서류 정리해서 넘기고 결제 떨어지고, 대뇌에 들어가서 추상적 사고 구역에서 한 번 윤리적인 판단이나 이런 거 거치려면 시간이 너무 걸려서 잘 안 쓰긴 해요.
처리 과정이 빨라서 농구하거나 뒷풀이가거나 그럴 때는 제가 아주 유용해요. 삼겹살집이 좋을지 껍데기집이 좋을지 치킨집이 좋을지, 그 날 참석한 멤버들이나 경기 결과 보면 바로 계산 딱 나오거든요.
아. 돈계산도 굳이 뇌까지 안 가도 바로 출력 가능해요.
은행원이 천직이죠.

그래도 제 뇌에 아주 문신처럼 깊이 박혀있는 건 있어요.

- 유지호=좋은 놈. 약사. 공부 잘 함. 승부욕 셈.
- 박영재=좋은 놈. 공무원 준비중. 우유부단. 착함. 놀려도 화 안냄. 가끔 정곡 찌르는 것 보면 머리가 좋음.
- 유지호, 박영재=친구.
- 친구 험담=기분 나쁨.
- 회사에는 꼭 정장을 입고 갈 것.
- 와이셔츠는 목과 소매끝을 주의해서 세탁할 것.

이 정도면 사는데 문제 없어요.
그럼 저는 이만 농구하러 갑니다.
사실 이건 비밀인데, 오늘 농구하면서 중요한 사건이 일어나요. 주의깊게 봐 주세요.

아. 그리고 그게 다가 아니예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