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안경이 사서 유니폼인 것 같습니다.
안그러면 도서관에서 남자들이 가만두지 않을테니까 얼굴을 가리는거죠. 최대한.
근거요?
이정인사서가 집에서 책 읽을 때 안경 끼는 것 봤어요? 아니죠?
그러니까 안경은 사서 유니폼의 일종이라고 생각됩니다.
덕분에 성동구 껄떡이들이 얌전히 있었겠죠.
벙벙한 옷이랑 낮은 구두도 그런 용도입니다.
눈치 채셨죠?
‘나 지금 생업중’이라는 갑옷이죠.
그 때는 와서 전화번호 물어보지 마세요. 국물도 없으니까.
전화번호는 유니폼 벗은 상태에서, 완전 무장해제됐을 때만 교환 가능합니다. 저 사실 돗수도 없어요. ㅋㅋㅋ 그래도 알은 끼워줘서 감사하네요. ㅎ
안경 낀 것 예쁘다고 저랑 똑같은 모델 사가는 사람들이 있다던데, 그거 ㄴㄴ. 헛다린거 아시죠?
저는 이정인 미모가리개라구요. 그걸 님이 왜 삼? ㅋㅋㅋㅋ
그래도 이정인사서랑 추억도 많아요.
같이 책도 많이 읽었구요. 일도 많이 했어요.
돈도 많이 벌었죠.
프로 직장인으로서 늘 긴장하고 있습니다.
아, ‘반 고흐, 영혼의 편지’는 저랑 같이 여러번 읽었어요.
유지호씨한테 읽어보라던 구절은, 저랑 여러번 봤던 부분이라 저도 외웠어요. ‘신이여 고맙습니다. 저는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 부분은 몇 번이고 읽었어요.
권기석이랑 사귀기 전부터 좋아하는 구절이었어요.
그 구절에 꼭 들어맞는 사람을 찾아낸거죠. 권기석한테 그거 읽어준 적 없거든요. 읽어줘봤자 ‘알았어 알았어’소리나 들었겠죠.
‘신이여 고맙습니다. 저는 사랑에 빠졌습니다.’
이런 여자랑 제가 일하고 있습니다.
업무환경 좋죠?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습니다.

‘신이여 고맙습니다. 저는 돗수가 빠졌습니다.’
ㅋㅋㅋㅋ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