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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은 아버지와의 불편한 식사 자리의 뒤끝을 술로 달래러 영주네 집에 가는 길, 약사에게 빌린 돈을 갚으러 우리 약국에 들른다.


지호: (정인을 보고 눈이 동그래졌다가 뒤로 움찔) 왔어요?
정인: (지갑에서 돈을 꺼내 건네며) 계좌번호 왜 안 보냈어요? (지갑을 넣으며) 왜 안 보냈냐구요? 
-> 정인은 왜 지호에게 따지듯이 물었을까? 돈을 빌린 토요일은 약국 문이 닫힌 뒤에 지나가서 못 갚고, 다음 날은 약국이 쉬는 일요일이라 못 갚고, 그렇게 3일이나 지나서 갚으러 온 건 내 잘못이 아니라 계좌번호를 알려주지 않은 당신 때문이라는 항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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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 이렇게 한 번 더 보려고요...
정인: (놀라서 얼음. 지호를 빤히 본다.) 
지호: (시선을 피해 고개숙인다.)
정인: 잔돈줘..요.
지호: 밥 먹었어요? 아직이면 이걸로 저녁 어때요?
정인: 모르는 사람하고 같이 밥 먹는 거 별로 안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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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 (정인을 빤히 보다가 슬쩍 웃음이 난다.)
정인: 뭐예요?
지호: 전화번호는 아는데 모르는 사람인 게 말이 되나 해서..
정인: 기억력이 제가 좀 남달라요.. 그리고 그걸 같이 밥 먹을 수 있을만큼 가까워졌단 의미로 해석하는 건... 좀 오버죠. 앞으로 계속 볼 사이도 아니고...
지호: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 정인을 물끄러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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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 수고하세요. (꾸벅 인사하고 약국을 나간다.)
지호: (나가는 정인을 그저 바라볼 뿐.. 민망하고 허탈해져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