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에 어쩐 일이니?"
"늦었죠. 은우 얼굴 잠시 보려고. 은우 자죠?"
아빠다!!
삼촌 같은 우리 아빠입니다
아빠는 하얀 가운이 참 멋지게 잘 어울리는 우리 약국 약사입니다
할머니는 착하고 잘 생기고 머리까지 똑똑한 사람이라 똥도 버리기 아까운 사람이 아빠래요
할머니가 그렇게 말씀하실 때마다 할아버지는 아무리 그래도 인간적으로 똥은 버려야지...라고 말해서 할머니에게 눈총을 받습니다
그럴때마다 전 그냥 헤헤헤 웃어요
할아버지 할머니는 언제나 맞는 말씀만 하시니까
"우리 아들 자네?"
아빠는 가끔 이렇게 내가 잠든 시간에 몰래 와서 그날 있었던 일을 얘기해요
내가 깰까봐 아주 작은 목소리로 있잖아 은우야..라고 조용히 부른 다음 올챙이 배같은 내 배를 한번 쓰윽 만지고는 나를 꼬옥 안아주면서 얘기를 시작합니다
그럴때면 나는 눈을 꼬옥 감고 자는 척 해요
그래야 아빠가 솔직하게 하고픈 말을 다 하거든요
말하자면 일종의 있잖아요 비밀이에요 같은...
오늘은 어떤 비밀이야기일까요
"있잖아 은우야."
봐요 내 말이 맞잖아요
이제 배를 만질 차롑니다
으앗 차거!
내 배를 만지는 아빠 손이 차가운 걸 보니 밖이 몹시 춥나 봅니다
"아빠가 바보같은 짓을 했어."
하마터면 궁금해서 왜? 라고 물어볼 뻔했어요
우리 동네에서 제일 머리 좋고 똑똑한 아빠가 바보짓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분명히...꼭 !
"너무...씩씩하게 말을 잘했어."
누가? 아빠가?
"그래서였나봐."
뭘?
"전화번호를 말해줬거든."
그러니까 누가 누구한테? 아빠가 말해줬다고?
"황당한데...신기하고. 화나야 하는데...재밌어서 말해줬어."
아하! 아빠가 전화번호를 알려줬나봐요
그런데...모르겠어요
아빠 말이 아직 잘 이해가 안됩니다
황당하고 신기하고 화나고 재밌는 사람이 누군지
그런 사람에게 왜 전화번호를 말해 준 건지
말하는 아빠 목소리가 왜 갈수록 힘이 빠지는지
끄응! 아..답답해!
"오랫만이거든. 궁금해지는 사람."
정말 그게 다야?
"그런 여자...는 솔직히 처음이라서..."
오.....! 여자래요!
예뻤을까요?
예뻤나봐요!
그러면 아빠가 한 말과 행동이 이해될 것도 같거든요
나도 경험해봐서 알아요
언제 누구와 어디서 뭘 어떻게 왜 했는지...묻지 마세요
그냥...요즘 유치원 가는 게 기다려지고 너무 좋다구요
그런데 우리 아빠 왜 이렇게 시무룩할까요?
혹시..설마...
"휴...계좌만 알려달래."
휴 다행. 아빠가 거절당한 줄 알았네
그런데 웬 계좌? 그게 뭐야? 이름인가?
"안 알려줬어. 궁금해지라고."
지금 나처럼 궁금해지라고?
"그럼 찾아올까해서. 그럼 그 사람도 아빠처럼 마음이 이렇게 될까해서...."
아빠처럼? 아빠 마음이 어떤데?
"다시 한번 더 보면 좋을 것 같거든..보고.. 싶은데.."
어휴..
아빠는 바보같은 짓한 게 맞습니다
예쁜 여자..누나나 아줌마한테 할 말을 나한테 하고 있으니까요
아빠는 할머니 말씀처럼 착하고 잘 생기고 똑똑하지만 바보입니다
용감한 친구가 예쁜 여자 친구와 친구한다..
이건 나도 아는 건데
절대로 아빠처럼 기다리고만 있으면 안 되는데
그냥 그렇다구요
아무튼...오늘 아빠는 나보다 바보!
이제 우리 아빠 어떡하죠?
어제도 왔던 아빠가 오늘 또 날 보러 온 걸 보면 아마도...
아빠가 걱정됩니다
그리고 궁금해요
예쁜 누나..아줌마가 누구일지
은우도 아빠처럼 보고 싶기도 하고....
참...!
말 안해도 알죠?
있잖아요 이건 비밀이에요!!
절대로 쉿!!!
MSG 듬뿍 친 거 이해하고 읽기 바람
갤가에 문제되면 자삭할게
개추는 절대로 금지..
갤가 지적 한번 받고 나니 글 올리기 조심스럽다
오 개연성 있고 잼나다ㅋ - dc App
제밌다. 창의력 넘치는 봠 ㅎㅎ - dc App
잘썻어 넘 재밌다
넘 좋다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