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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요일
아빠하고 동물원에 가고 싶었습니다
거기 가면 공룡도 볼 수 있거든요
그런데 아빠는 날이 추워서 공룡이 없다고...
공룡은 추위 안타는데 알지도 못하면서
동네 놀이터에서 그네 타고 놀면 더 추운데

아빠가 아주 가끔이라도 이렇게 내 마음을 몰라줄 때면 나는 속상하고 또 속상합니다
그렇지만 내 마음을 알아주고 내 말에 귀 기울여 주는 사람은 결국 우리 아빠거든요

"진짜 공룡 보러 가는 거야?"
"그렇다니까"
"추워서 공룡없다고 했잖아."
"동물원 말고 다른 데 있대."
"어디?"
"음..따뜻한 데."

공룡인형 많은 키즈 카페에 가서 놀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빠가 데려간 곳은 엄청 큰 도서관
공룡이 있는 따뜻한 곳이 도서관이었다니...
흠..살짝 실망했어요
진짜 공룡이 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요... 갑자기 공룡 생각이 하나도 안났어요
우리 유치원 선샘님보다 열배는 더 예뻤습니다
너무 너무 예쁜 선샘님이 갑자기 나타나서 내 눈을 보면서 막 나한테 물었거든요

나 너 누군지 알아.
은우지?
어떻게 알까?
맞춰봐.
누굴 것 같애?
은우가 맞춰봐?

이제껏 만난 사람들 중에 제일...너무 예쁜 선샘님이라서.. 나를 알고 있는 게 좋은데 나는 누군지 몰라서..아빠는 잘 아는 사람인 것 같아서..그래서...

"엄마?"

나도 모르게 말했습니다
여태 한번도 말해본 적 없는 말인데 나도 모르게 말해버렸어요

그 다음은....
나도 놀라고 아빠도 놀라고 예쁜 선샘님도 놀라고

내가 잘못 말한 걸 알았습니다
창피하고 속상해서 울고 싶었는데 참았습니다
그럼 아빠가 더 화나고 속상할 것 같아서...
그리고 미안했어요 예쁜 선생님한테
그런데 예쁜 선샘님은 화도 내지 않고 웃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공룡책을 선물로 줬어요

그때 알았습니다
공룡 좋아하고 마음이 따뜻한 아빠의 새 친구가 바로 예쁜 선샘님이라는 것을요
아빠가 왜 예쁜 선샘님이랑 친구하고나서 바보처럼 굴었는지도 알 것 같았습니다
선샘님은 아빠 말고도 친구하자고 할 사람이 많을 겁니다
우선 나부터도 선샘님하고 친구하고 싶거든요
사실은....이미 우린 서로 친구하기로 했어요 헤헤헤

하지만 비밀이에요
그러니까 아빠도 아느냐고 나한테 묻지 마세요
그리고 도서관에서 왜 엄마라고 말했는지도 나한테 묻지 마세요
예쁜 선샘님이 엄마였으면 좋겠단 생각이 머릿속에서 저절로 번개처럼 번쩍한 건...
있잖아요 비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