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기다리다 그만 깜박 잠이 들었습니다
귀를 쫑긋 세우니 아빠 숨소리 대신 할머니 코고는 소리가 들렸어요
히잉...
아빠는 오늘도 안오려나 봐요
아빠한테 꼭 할 말이 있었는데
내가 며칠째 계속 도서관에 가자고 했는데 그때마다 아빠는 바빠서 시간이 없다고 할머니하고 같이 가라고만 합니다
거긴 할머니가 모르는 도서관인데
아빠하고 갔던 도서관이 아니면 안되는데...히잉

아빠는 내 마음을 너무 모릅니다
사실은 선샘님 때문이거든요
도서관에서 만난 예쁜 선샘님이 보고 싶거든요
선샘님이 다음에 또 만나자고 했는데
꼭 내가 선샘님이 보고 싶다고 말을 해야 알까요?

그러니까..아빠가 바쁘면 꼭 도서관에 안가도 됩니다
선샘님만 보면 되거든요
예쁜 선샘님한테 전화해서 친구야 노올자 하면 되는데
그럼 선샘님 만날 수 있는데

보나마나 아빠는 오늘도 삼촌 친구하고 놀겠죠
아빠는 선샘님같이 예쁜 친구 두고 왜 매일 시끄럽고 술 먹는 삼촌 친구들하고만 놀까요?
안되겠어요
그만 놀고 빨리 오라고 전화할래요

어엉?
전화 받는 아빠가 이상합니다
자는 나한테 비밀이야기 할 때처럼 소근거려요
그리고..친구 집이라고 하는데 너무...조용합니다
어떤 친구길래 이렇게 조용할까요?
삼촌 친구들은 정말 정말 시끄러운데?
아빠 친구 중에서 이렇게 조용한 친구는....

아하!!!!
선샘님이다?!!
아빠 딱 걸렸어!!

나 빼고 선샘님을 만나다니..조금 섭섭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아빠한테 섭섭해할 때가 아니거든요
선샘님한테 인사부터 해야죠

"은우야."

와!!!
예쁜 선샘님은 얼굴만 예쁜 게 아니라 목소리도 예쁘고 마음은 더 예쁩니다
선샘님도 은우가 보고 싶었대요
기분이 완전 너무 좋아요!! 헤헤헤헤

선생님은 내가 요즘 유치원에서 무얼 하며 노는지
어떤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는지
반찬으로 뭘 먹었는지 물었어요
은우가 잘 지냈는지 궁금했나 봅니다
우리 아빠나 할머니 그리고 할아버지처럼요
그리고 반찬 골고루 잘 먹고 밤에 일찍 자야 키가 쑥쑥 큰다고 걱정도 해줬어요

내일부터 밥도 반찬도 골고루 많이 먹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날 겁니다
그러면 선샘님 말처럼 키가 쑥쑥 크겠죠
선샘님은 틀린 말을 안하니까요
은우는 꼭 아빠보다 더 큰 사람이 될 겁니다

그런데 선샘님?
내 키가 아빠 키보다 더 커지면 아빠보다 나하고 더 친한 친구할 수 있어요?
선샘님하고 친구하면 나는 아빠처럼 술도 안 먹고 삼촌 친구도 안 만나고 매일 선샘님하고만 놀 자신 있거든요
선샘님...나하고 더 친한 친구해요 네?
....라고 선샘님한테 묻고 싶었다는 건 비밀입니다
특히 우리 아빠한테는...
있잖아요 비밀이에요!!!!!!





갤주 위주의 글이 하나쯤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막방전에 마무리하겠거니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현생 틈틈이 하려니 만만찮네
아무튼 은우의...있잖아요 비밀이에요는 마무리 짓고
현생에 전념할 생각
막방일인데
느........긋......하다 맘이ㅋ
그래서 좋다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