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비밀을 알려드리죠.
껍데기는 멀쩡한데 알고보면 재활용도 안되는 상똘아이입니다.
제가 걔 성격에 평생 짝도 못 찾지 싶어서 먹고나 살라고 기부금 왕창 내고 사립학교 교수 겨우겨우 시켰습니다.
일단 테누어 되고 나면 지 먹고는 살 테죠.
지 성격 ㅈㄹ맞아도 학생들은 매년 바뀔테니까 그럭저럭 버티고 살 겁니다. 저 성격에 정해진 사람들이랑 오래 만나는 일은 못 해요. 인성 뽀록나면 어떻게든 뒷치닥거리하러 제가 출동해야 합니다. 어휴...

껍데기 멀쩡하고 타이틀 괜찮아서 어찌어찌 연애가 시작은 돼요.
그런데 금방 끝납니다.
제가 얘 소문 돌까 무서워서 외국으로 돌리다가 막 교수 되고 사람들 만나지 못하게 하고 아주 철통보안을 지켰습니다.

권이사장네 아들이 아버지 그렇게 돈 많아도 스스로 은행 취직하고 건실하게 잘 산다고들 하더라구요.
어릴때부터 알던 여자애가 좋다고 해서 잠깐 만나준 것 같은데, 그냥 잘생기고 돈 많고 음악 한 오빠에 대한 풋사랑 좀 받아준 정도라고 하더라구요. 인물 보니까 이해도 되고.

아무튼 이런 신랑감 다신 없어요.
혹시나 틀어져서 우리 애 인성 털리면 이번 생에 얘 결혼은 끝난겁니다. 내가 몇 가지 주의를 줬어요.
첫째. 절대 결혼하고 혼인신고 끝날 때까지 술은 한 방울도 먹지 마라. 니 본성 나오면 돌부처도 욕한다.
둘째. 묻는 말에만 간단하게 대답하고, 주로 질문만 해라. 니 이상한 정신세계 들키면 마더 테레사도 도망간다. 얘가 완전첸데 지는 모르거든요. 어휴.
셋째. 폭력은 절대 안된다. 혹시 폭력을 쓰면 ‘홧김에, 술김에, 여자의 본능’을 내세워서 적반하장으로 버텨라.

어쨌건, 권이사장 아들한텐 미안하지만, 우리 애 타이들이나 미모 보면서 정 붙이고 살면 되겠죠. 남자 팔자 뒤웅박이라고, 다 지 팔자예요.

우리 딸, 아빠가 사랑한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