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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정기적으로 하는 독후감 행사 준비로 바쁜 정인.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려고 끄적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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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트렌드... 계절 . 눈 . 다음 눈 오는 날'

그녀의 머릿속은 기승전지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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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딸의 손을 잡고 도서관을 찾은 남자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정인.

'지호도 아들 은우와 저렇게 다니려나..?'

하다하다 모르는 사람을 보면서도 지호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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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버스정류장,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가 눈에 띈 약국 간판에 시선이 멈춘다.

하루종일 지호 생각.
이 정도면 중증이다.
정인은 우리 약국을 서성이는 마음을 찾으러 택시에 몸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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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병원,
아픈 은우를 간호하는 지호는 엄마가 싸 오신 점심 도시락을 먹는다.
은우를 위해 집으로 들어가겠다는 지호를 엄마(숙희)가 만류한다.

숙희: 약국 먼 데로 다니면 지금이나 마찬가지야. 아침 저녁으로 은우 얼굴 얼마나 볼 거 같애? 관둬. 나는 니가 더 걱정이야. 젊디 젊은게..

지호: 젊어서 다행이지~ 앞으로 기회가 얼마나 많겠어..

숙희: 만나보기도 하고.. 그래?

지호: (시선을 피하며) 가끔..

숙희: 맘에 드는 사람은 없고?

지호: (시선을 피하며) 아직..


기석과 함께 있는 정인을 본 뒤
아들 은우까지 아파서 마음이 더 무거워진 지호.
오랜만에 느껴 본 달콤한 감정의 뒤끝은 쓰기만 하다.

아들을 걱정하는 엄마를 안심시키려 지호는 억지로 미소를 띄어보지만
속내를 숨길 수밖에 없는 그의 시선은 자꾸 아래를 향한다.

'앞으로 기회가 얼마나 많겠어..'라며 스스로를 위로하지만
정인에게 느낀 감정이 쉽게 찾아오지 않음을 아는 지호이기에
엄마의 정성 담긴 도시락 맛을 느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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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희: 아이, 뭐 인연이면 오겠지..

지호: (물 마시다가 엄마를 쳐다보며) 그런거야?

숙희: 아이 그럼~ 인연은 못 막는거야. 그리고 와야지. 평생 그러고 살거야?

지호: (그저 웃는다.)

숙희: 참, 속도 좋다.

'인연이면 오겠지..'라는 말에 순간 멈칫하고 엄마를 쳐다보는 지호.

정인에게 첫눈에 반한 뒤 용기내서 데이트 신청도 하고 고백도 했는데
하필 선배의 여친이라니..

계속 좋아하면 꼴만 우스워질 거 같아 마음을 접기로 했지만
원망스러운 마음 한 켠에 숨어 있던 의문이 튀어나온다.

왜 하필 그녀일까?
왜 자꾸 그녀와 마주치는 걸까?
우연이 겹치면 인연인..건가?
그녀와 나는 인연일까, 인연이 아닌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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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약국을 기웃거리는 정인,

'지호씨는 어디있지? 제조실에 있나?'

병원에서 집에 가는 길, 약국에 들렀다가 정인을 발견한 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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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 인기척에 돌아봤다가 지호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 꾸벅 인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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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 후다닥 약국으로 들어가는 정인을 물끄러미 보다가
뒤따라 들어간다.

이 때 지호 표정 왜 이런지 아는 봠?
갑자기 정인을 보게 되니까 표정 관리가 안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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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 지호와 혜정이 나누는 대화에 귀를 쫑긋 세운다.
'병원? 병원에 왜 갔을까? 누가 아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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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나간 지호가 신경쓰인 정인,
아무거나 손에 집어 들고 계산하는데 그에게서 문자가 온다.

코너 돌아서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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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 나 보러 온거예요?

정인: 그럼 , 이거 사러 여기까지 왔겠어요?

지호: 무슨 일이에요?

정인: 유지호 씨는 무슨 일이에요?

지호: (약국 쪽을 바라보고) 문 닫을 시간이라 금방 나올텐데, 딴 데로 가요.

정인: 그냥 여기서 얘기하면 안 되요?

지호: 나하고 있는 거 보면 정인씨만 구경거리되요.

말없이 골목 안으로 걸음을 옮기는 지호.
정인은 잠시 주저하다가 뒤따라간다.

만약 정인이 약국에서 일하고 있는 지호를 봤다면
다음엔 어떻게 행동했을까?

별 일 없구나 생각하고 영주네로 갔을까,
아님 지호에게 연락해서 만나자고 했을까?

정인은 지호에게 무슨 일이 있는건지 궁금해서 찾아갔다지만
문자로 물어볼 수도 있는 걸 굳이 택시까지 타고 갔을 땐
지호의 안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나보다.
가능하면 얼굴도 보고 목소리도 듣고 싶었나보다.
왜냐구?
그냥..
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