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지호 씨네 집 현관문입니다.
전 세입자와는 다르게 지호 씨는
저를 쾅쾅 여닫지 않는
조심성 있고 사려 깊은 사람이라
저는 이사온 첫 날부터
지호 씨가 꽤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전에 살던 분과는 다르게 가끔씩
섬세한 손길로 더러워진 제 얼굴을
닦아주기도 해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지호 씨는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확고해졌죠.
저는 언젠가부터 지호 씨가 항상
행복했으면 하고 바라게 되었습니다.
지호 씨가 이 집에 이사온 후로 저를 지나
지호 씨네 집에 들어갔던
생물학적으로 여성인 사람은
지호 씨의 어머니인 고숙희 님과
이 빌라의 주인인 ㅇㅇㅇ 님뿐.
지호 씨의 집은 거의 완전한
금녀(禁女)의 구역이었습니다.
남성들의 방문도 많지는 않은 편이었는데
지호 씨의 절친인
박영재 씨나 최현수 씨만 가끔
저를 열고 지호 씨네 집안에 들어갔죠.
고등학생처럼 왁자지껄 떠들면서 노는
세 사람을 보는 것은 즐거웠습니다만
영재 씨나 현수 씨가 돌아간 후
적막해진 공간에 있는
지호 씨가 조금 쓸쓸해보여
마음이 쓰였습니다.
고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지친 발걸음으로 집에 돌아왔을 때나
부모님 댁에 들렀다가
조금 심란해진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을 때에는
지호 씨가 더욱 더 외로워보여서
얼른 지호 씨에게도 애인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드디어!
지호 씨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더군요.
처음 이정인 씨가 지호 씨를 만나려고
제 앞에 섰던 날이 기억나네요.
울망울망한 눈을 하고선
지호 씨의 입을 손으로 막았더랬죠.
그 때 저의 심장도 멎는 줄 알았습니다.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저 사람이 지호 씨의 소울 메이트란 걸.
그런데 안타깝게도 넘어야 할
산이 좀 있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인지 그때는 지호 씨도 저를 열고
정인 씨를 집안으로 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난 후, 몇 주쯤 지났을까요.
정인 씨가 혼자 제 앞에 섰던 날
저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지호 씨가 머저리 같기만 한 건 아니었구나.
정인 씨가 스스로 저를 열고
집안으로 들어가게 하다니...
"지호 씨는 안 해서 그렇지
일단 하면 잘 하는구나!"
하고 깨닫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정인 씨는 용기를 내어 저를 열고
지호 씨의 공간으로 들어갔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한걸음에 달려온 지호 씨가 제 앞에 섰고
정인 씨와 지호 씨가 저를 사이에 두고
인터폰으로 사랑스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 때, 제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그 후 제 앞에서 두 사람은
진한 입맞춤을 나눴더랬죠.
지호 씨가 정인 씨에게
"찔러 죽어도 할 거야" 라고 말했을 때
정인 씨를 향한 지호 씨의
열정어린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인 씨가 저를 열고 들어와 처음
지호 씨네 집에서 잔 날도 생각나네요.
그때 정인 씨는 정말 용감했고
저는 무척이나 감동했습니다.
이런 저런 걱정과 사려 깊음 때문에
망설이고 주춤하는 지호 씨를
괜찮다고 다독여주면서
먼저 손을 내미는 그 결연함에
정인 씨의 팬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인 씨와 지호 씨가 잘 교제하고 있냐구요?
제가 지금까지 지켜본 바로는
지호 씨가 정인 씨 몰래 술을 마셨을 때처럼
정인 씨와 지호 씨의 관계에는
가끔 적신호도 켜지지만
지호 씨가 정인 씨 몰래 술을 마셨을 때처럼
적신호는 금세 청신호로 바뀝니다.
날 선 몇 마디를 나누다가도
금방 서로를 보며 환하게 웃는 두 사람을 보면
"사랑은 저런 것이다"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정인 씨는 지호 씨네 집에 자주 옵니다.
아시다시피 정인 씨의 친구 송영주 씨가
지호 씨네 집 아랫층에 살고 있기도 해서
왕래는 상당히 빈번한 편입니다.
하루 건너 하루 오기도 하고,
며칠 연속으로 오기도 하고...
매일 와도 좋습니다.
매시간 마다 와도 좋습니다.
정인 씨에게 저는 언제나 활짝 열려있습니다.
제가 현재 바라는 것은
지호 씨가 정인 씨와 결혼해서
알콩달콩 오순도순 사는 것입니다.
두 사람이 결혼해서 지호 씨가
이 집을, 저를
영원히 떠나는 순간이 온다고 해도
저는 한없이 기쁠 것입니다.
나는야 짜라짜짜짜짝퉁..ㅋㅋ
뭐지 이 감동(울먹ㅠ)
마음이 따뜻한 현관문이로구나 앞으로 네일을 성실히 수행하렴 ㅋㅋ
귀엽다 ㅋㅋㅋㅋㅋㅋ
좋다ㅎㅎ 근데 찔러 '죽어도' 할꺼야야 죽여도할꺼야는 너무 호러아니니?ㅋㅋㅋ
수정했다ㅠㅠㅋㅋ
난 지호집이 자가라 생각했는데 이글보고 전센가? 했다 ㅋㅋㅋㅋ잘썻어!
전세 아님 월세 아닐까? 자가는 아닐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랑이 저런 것이구나 봐미들 보고 느낀다 고맙 잘 읽었다!
나 진짜 울컥했다 너 봠이 ㅠㅠㅠㅠㅠㅠ
입니다는 사랑입니다 ㅋ
진짜 사랑스럽다
짜짜짝퉁인줄 모르겠다. 와 잘적엇다..ㅋ
둘이 같은 공간을 서로 함께 잘 살고 있을거라고 생각하니 뭔가 울컥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