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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와 정인, 처음 친구하기로 했던 카페를 다시 찾았다. 에게 이 곳은 그녀가 생각날 때 혼자 오기도 하고 창밖에 서서 다른 커플이 들어가는 걸 보면서 외로움과 서글픔이 사무친 장소이다.
오늘은 그녀가 앞에 앉아 있다. 좋은 것도 잠시, 또다시 그녀를 밀어내야 하기에 목이 멘다.
그가 그녀에게서 시선을 거두자, 이번엔 그녀가 그를 본다. 벌써부터 그녀 눈이 촉촉하다. 어떻게 하면 꼭꼭 잠겨진 그의 마음을 열 수 있을까?


진짜.. 나 많이 부담되요?

도와달랬더니 아예 쫓아오니까 당연히 부담되지. 당장의 감정에 빠져서 무작정 가다보면 정인씨보다 내가 더 멈추지 못할 거에요. 그 다음부터는 정인씨가 나보다 백 배, 천 배는 힘들어져.

-> 과거의 상처는 그녀와 뭔가 시작도 하기 전에 그를 포기하게 만든다. 6회에서 그가 왕 선배한테 고민 상담할 때 정인을치고 후회하는 건 견딜 수 있는데 자기 때문에 그녀가 힘들어질까봐 망설이게 된다고 했다. 그런 그에게 선배사랑이 무슨 봉사활동이냐며 혼자 희생해 주는 건 어리석은 내 만족이지 사랑이 아니라며 스스로에게 이만큼 벌주고 살았음 충분하다고 조언해준다.


지금까지 날 위해 참고 있단거네?

안 그랬음.. 내 입을 막고 우는 여자를 안아주지도 못하는 그런 머저리가 됐겠어요?

-> 그녀의 마음도 자기와 같다는 걸 알아챈 순간부터 그녀가 자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걸 볼 때마다 그는 속으로 그녀를 얼마나 안아주고 싶었는지 모른다. 자기 집까지 찾아 온 그녀에게 맘에 없는 말들을 쏟아내다가 자기 입을 손으로 막고 서러워 우는 그녀를 보고 나서야
자기가 지금 얼마나 못난 남자인지 알 거 같다. 그는 그녀를 붙잡을 용기도 없고 내칠 용기는 더 없는 머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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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미저린데.. 머저리네..

(둘 얼굴에 미소가 스친다.)

-> 그렇다. 봄밤은 미저리와 머저리의 사랑 이야기다. 연애 트라우마로 머저리가 되버린 지호에게는 한 번 맘 먹은 건 아무도 못 말리는 불도저 같은 정인이가 환상의 짝꿍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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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나 때문에 힘든 건 싫어요. 앞으로 울지 말아요.

지호씨땜에 운 거 아니에요~

승부욕 강한 건 아는데.. 나에 관해선 오기 부리지마. 정인씨 손해야.

그래서.. 앞으로 아무것도 하지 말라구?

친구 해준다니까? 정인씨가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이렇게 가끔.. 응? 가끔 밥먹고.. 또 차 마시고.. 사이사이 안부 묻고.. 그 정도만..

-> 정인이 지호 앞에서 솔직해지자 이번엔 지호가 거짓말을 한다. 그녀 눈도 못 보면서 말은 왜 더듬는지.. 그녀를 억지로 밀어내려니 그의 말이 막나오고 헛나온다.


이젠 내가 자신없는데.

-> 그녀는 이제 그에게 솔직해지기로 맘 먹었는데


그건 내가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니구..

-> 그가 계속 외면하니까


너무 쌀쌀맞다.

-> 그녀는 서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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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기를 쓰면서 하는 얘긴지 안 느껴지나?
-> 그녀를 처음 본 순간 반해서 전화번호도 알려주고 돈도 빌려주고 용기내 데이트 신청도 하고 눈길을 막 달려가서 고백도 했는데, 결혼할 사람이 있다는 그녀는 친구란 이름으로 거리를 두다가 이제서야 자기와 친구로 지낼 자신이 없다고 고백한다. 그녀가 약국에 찾아왔을 때부터 그는 그녀 마음을 알고 있었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린건지...
그동안 자길 밀어내기만 하던 그녀가 이제는 자기 맘을 몰라준다고 서운해하니까 그는 순간 벅참을 주체할 수 없어 솔직하게 말한다.
다 꾸민 말이라고..
서운해하지 말라고..
모두 당신을 위한 배려라고..


알게 뭐야 내가..

또 나왔다. 못된 이정인.
앞으로 계속 나올거야. 나 원래 말 안 듣는 거 전문이거든.

도와줘요 나 좀.. 진심이야. 정인씨가 도와줘야돼..

못하겠다면 어쩔건데..

억지로라도 해요.

싫어!

-> 그만 밀어내요.

해! 정인씨가 너무.. 아까워.

-> 당신을 좋아하기엔 내가 너무 부족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