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주말이다.
농구 동호회 경기가 있는 날,
기석과 지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시합을 뛴다.
기석을 전보다 더 악착같이 마크하는 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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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운드 볼을 기석에게 뺏기고 넘어져도 다시 달려가 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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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석의 공격, 지호를 따돌리고 골을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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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수 없다.
이를 악물고 돌진해서 멋지게 골을 넣는 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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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나고 주차장, 지호는 차를 집에 두고 왔다.

기석: 술마실건데 오히려 잘됐네.

지호: 오늘은 그냥 들어가려고요.

현수: 아, 뭐 그럴래 그럼?

기석: 아, 밥은 먹고 가지 왜 자꾸 갈라그래?

지호: 아.. 그게..

-> 기석과 어울리고 싶지 않다.


기석: 뭐가 아.. 그게야?

-> 날 피하나? 왜? 찔리는 게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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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 (잠시 생각하다가) 갈게요, 그럼.

-> 기석을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닌데, 지호는 괜히 오해사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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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 (지호가 선배랑 같이 있는게 불안하다.) 그러면 넌 나랑 같이 가자.

지호: (내가 알아서 해.) 선배랑 갈게.

지호, 기석의 차에 올라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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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석: 좀 재밌는 거 없어?

지호: 맨날 약국에만 박혀있어서..

기석: 그렇겠다.

-> 아니, 그렇지 않다. 약국에만 박혀있어도 지호는 정인을 만났다. 지호는 진정 능력자다.


기석: 너 뭐 만나는 여자 있다메?

지호: (기석을 본다. 왜 갑자기 그 얘길..)

현수도 잘 모른다는데? 뭐 얼마나 대단한 여자길래 숨겨?

지호: 허.. 뭐..

-> 지난 번 술자리에서 기석에게 티를 냈기 때문에 혹시라고 그가 눈치챈 건 아닌지 신경쓰인다.

(추가) 뭐 얼마나 대단한 여자? 나같은 비혼부가 만나봤자 그저 그런 여자일텐데 뭘 대단한 척 숨기냐 이건가?


기석: 이야~ 한창 좋을때다. 막 이뻐보이고 그러겠다, 그치?

지호: (너무 예뻐서 내겐 아까운 그녀죠.) 선배님은 이제 안 그래요?

기석: 에휴, 나 아직까지 그러면 이상한거지.

지호: (기석을 본다.)

-> 뭐가 이상해? 이정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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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석: 뭘 그렇 봐? 미친듯이 좋은 거는 한달이면 다 끝나는 거지.
그러고 난 다음부터는 그냥 뭐 특별히 이상한 거 없으면 그냥 이렇게 만나는 거야.

그런 연애를 왜 하는거야? 이정인은 뭐가 돼?
지호는 현수 앞에서 했듯이 기석에게 따지고 싶다.


지호: 연애 오래하셨다면서요.

-> 한 달 미친듯이 좋고 나서는 권태기 온 부부처럼 지금껏 이정인을 만나온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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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석: 그니까. 고정도 감정에서 이렇게 좋았다가 나빴다가 반복하는게 그게 연앤거야.

(추가)
-> 기석이 말할 때 손짓을 자주 쓴다.
지호는 저번부터 그의 손동작에 자꾸 기분이 상한다.
정인네 있었던 게 니네들이었냐며 어이없어할 때도 손가락을 빙빙 돌리며 무시하더니, 지금도 연애가 별거냐면서 손을 휘휘 젓는다. 그가 이정인을 얼마나 함부로 대했을지 상상이 간다.



지호: 그러다가, 마음이 변할 수도 있잖아요.

-> 그런 식으로 이정인을 대하니까 그녀 마음이 변한거지.
기석: 그게 무슨 소리야? 뭐 바람핀다고?

지호: 뭐 어떤 식으로든..

기석: 글세, 나는 그럴 일 없는데.. 여자친구가 그러면 바로 헤어지지.

지호: (뜻밖이다. 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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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석: 당연한 거 아니냐? 딴 놈 좋다는데?

지호: 그냥 보내준다고요?

-> 기석에게 이정인이란 존재가 그 정도밖에 안 되는건가?


기석: 자존심이 밟혔는데 그냥이야 보내줄까. 복수까진 아니더라도 한풀이는 해야겠지.

-> 음.. 기석 이정인 사랑하는 게 아니다.
자존심 쎈 남자가 지키려는 자신의 소유물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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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 도서관 정기 행사가 코앞이라 쉬는 주말이지만 일에 매진한다.
자료를 검색해가며 작업을 마치고 나니 늦은 오후,
하루종일 지호에게 연락이 없다.

'지금 뭐하려나? 약국에서 일하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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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석의 차 안, 지호의 휴대폰 진동이 울린다.
'이정인'
이름을 확인하고 흠칫, 다시 주머니에 넣는다.
하필.. 기석선배 차를 안탔으면 좋았을 걸, 후회한다.


기석: 뭐 그 여자야? 받어~

지호: (안 받는다.) 
기석: 받어!

지호: (안 받는다.)

기석: (한심하다는 듯 비웃으며) 야, 그래같곤 씨, 여자잡겠냐,?

-> 기석 말투 진짜 어후.. 너 씨~눈이다.


지호: (참지 않는다.) 여보세요.
정인: 안받길래 끊으려고 했는데, 통화할 수 있어요?

지호: 응

정인: 혹시 오늘 약국문 열었어요?

지호: 응

정인: 아, 그럼 지금 일하겠네?

지호: 올라고?

정인: 잠깐 할 말이 있어서. 몇 시에 끝나요?

지호: 오늘, 농구했는데..

정인: 혹시 기석오빠랑 같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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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 그랬,지.

-> 기석 신경쓰는구나.


정인: 혹시, 지금도?

지호: 응.

정인: 끊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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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 왜.

-> 지금 날 걱정하는 거야, 기석을 걱정하는 거야? 누굴 위해서 끊으려는 건데?


정인: 지호씨..
지호: 끊지마!
-> 더이상 기석 선배 눈치보며 날 초라하게 만들지 마!


지호는 더이상 기석 때문에 정인과의 사이에 브레이크를 걸고 싶지 않다.
그녀의 사랑을 받기엔 자기가 너무 부족해서
그녀가 너무 아까워서 밀어내기만 했던 그인데,
기석 선배가 사람을 대하는 생각과 태도를 알고 나니
더이상 그녀가 기석을 만나지 않았음 좋겠다.
기석이 나 뿐만 아니라 그녀에게까지 함부로 대했을 걸 생각하니
화가 나서 참을 수 없다.
이제 설일 이유가 없다.
그는 그녀에게 직진하기로 결심한다.
오직 그녀만 보고 달리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