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 올린 글 '뜻밖의 그대 1' 먼저 읽고 와~


한낮의 우리 약국, 혜정과 예슬이가 점심을 먹고 들어온다.
혜정: (지호애게) 바빴어?

지호: 아니요.

예슬: 사거리에 생긴 우동집, 진짜 맛있어요.

지호: 가봐야겠네~

혜정: 내일부턴 둘이 먹으러 다녀라~


지호: 됐어요~ 이상한 소문 나.

혜정&지호: (??)

지호: (아차) 나 말고 예슬이~

예슬: (눈 동글,두 손을 가슴에 모으며) 저 뭐요?

지호: 아니, 주변에 상가들 말 많으니까..

혜정: 이야~ (팔짱끼며) 벌써 이러는데 본격적으로 연애하면 우리랑 말도 안 하는거 아냐?


지호: 아이, 진짜~

예슬: 약사님 연애하시는 거예요?

지호: (시치미떼며) 아니야~


랑과 기침은 숨길 수가 없다.
사랑하는 연인이 된 정인이 오해하거나 질투할만한 상황을 조금도 만들지 않으려는 철벽남 지호가 귀엽다. 

이때, 그의 엄마 숙희가 은우를 데리고 약국에 들어선다. 은우를 보며 환하게 웃는 지호, 그는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간다.



숙희: 도서관에 있다는 선생님이, 여자라며?

지호: (둘러댄다.) 그냥, 좀 아는 사람이에요.

숙희: 어.. 아니, 엄마가 누구 좀, 얘기 좀 해볼까해서.. (아들 눈치를 보다가) 아 또 혹시, 너 생각 있으면, 없으면 말고.


지호: (좀 망설이다가 엄마를 보고 결심) 마음에 둔 사람 있어요.

숙희: (놀라서 얼음)

지호: 당장 뭐 어떻게 하겠단 건 아니고..

숙희: 아.. (놀라서 목이 메여 급하게 물 한 모금 마신다.)


지호: (엄마의 반응에 당황) 왜에~?

숙희: (울컥하는데 활짝 웃으며) 좋아서 그러지, 좋아서.. 하.. 고맙다 야~ (또 물 한 모금. 눈물 난다.)

지호: (그런 엄마를 짠하게 보며) 아휴 참.. (티슈 한장 뽑아 건넨다.)


숙희: (눈물 닦으며 아들 보고 웃다 울다..)

지호: (그런 엄마를 보며 같이 목이 멘다.)


지호는 은우 일로 부모님 속을 크게 썩인 뒤 무조건 부모님 말씀을 거역하지 않고 살겠다고 결심했다. 죽을 힘을 다해 버티는 일, 그게 부모님께 효도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부모 입장에서 살얼음 위를 걷듯 위태로워보이는 아들의 모습은 늘 안쓰럽기만 하다. 
똑똑하고 귀한 내 아들이 남들처럼 평범하게 가정 꾸리고 사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여자를 만날 마음조차 먹지 않는 지호를 보면서 숙희는 얼마나 애가 탔는지 모른다. 자식이 잘못되면 다 내 업보고 죄라고 여기는게 부모니까.
은우가 생긴 뒤 6년 만에 아들 입에서 처음으로 여자 얘기를 들은 엄마의 심정은 어떨까? 그 말 한마디에 그저 감사하고 기뻐서 북받쳐오르는 감정과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를 보며 자기가 그동안 부모님 속을 다른 식으로 썩왔던 걸 깨닫고 죄송함에 목이 메는 지호다.




그날 저녁, 정인과 지호의 통화,

정인: 지호씨 일.. 재인이가 알아요. 미안해요. 어쩌다 그렇게 됐어.

지호: (좀 놀람&걱정) 난 괜찮은데.. 재인씨 많이 놀랐겠다.

정인: 그냥 잠깐.. 워낙 선입견 없는 애라 잘 받아들인 거 같애.

지호: 나 많이 미워하겠네..

정인: 그런 애 아니라니까.

지호: 엄마한테.. 마음에 둔 사람 있다고 했어요.

정인: (순간 놀라서 자세 바꾸고) 아, 뭐라고 하세요?

지호: (잠시 침묵)

-> 엄마가 식당에서 북받혀 울던 얼굴이 생각나 말을 못 잇는다.


정인: 왜, 말하기 곤란해요?

지호: 우셨어.. 너무 놀라셨나봐요.

정인: 아.. 지호씨, 그동안 많이 힘들었구나.

지호: 하.. (한숨쉬며 말을 못 잇는다.)

정인: 말했죠? 상처 주지 않고 가겠다고. 한숨 쉬는 일도 없게 할게.

지호: 나보다 정인씨가 힘들지 않아야지..

-> 서로를 먼저 걱정하고 배려하는 이유 커플이다.


정인: 유지호가 속만 안 썩이면 뭐..

지호: 잘할게요.

정인: 같이, 우리~ 같이 잘해봐요.

지호: (미소) 신기해..

정인: 뭐가?



지호: 정인씨하고 내가, 이제 우리잖아. (미소)

'우리'

실은 '이제 우리'가 아니다. 지호가 정인에게 다음 눈 오는 날 만나자고 데이트 신청할 때 이미 '우리'라고 톡에 써 보냈었다. 그 '우리'란 단어를 붙이지 않았다면 정인은 아마도 답톡으로 거절을 했을지 모른다.
한 번 더 보고싶었던 정인과 '우리'가 되고 싶은 지호의 마음은 그녀를 심쿵하게 만들었다. 결혼할 남자가 있는 정인이 그를 만나서 거절의 뜻을 밝히면서도 친구로라도 '우리' 하는 건 어떠냐고 제안하고, 그는 약국까지 찾아 온 그녀와 그렇게라도 '우리'가 되기로 한다.
마음은 이미 이성적으로 끌리는데 '그냥 친구'로 선긋고 지내는 건 서로에게 못할 짓이라는 걸 깨달을 즈음, 그는 그녀의 도서관에 찾아가고 그녀는 다시 그의 약국을 찾는다. 어떻게든 진짜 '우리'가 되고싶은 마음은 남자로 여자로 서로 마주보게 하고, 둘은 굳은 약속의 포옹을 나눈다.
뜻밖의 그대였던 지호와 정인은 이렇게 '우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