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 퇴근 후 오랜만에 영주네 집에서 하린이와 셋이 뭉쳤다.
저녁 먹으려는데 서인에게서 문자가 온다.

기석씨 만났어. 우리 집으로 좀 와.

'헉, 언니가 지호씨 일을 알게 된건가?'

그녀는 영주를 보며 언니한테 좀 가봐얄 거 같다고 말하며 일어나 옷을 챙긴다. 영주와 하린은 급하게 나가는 그녀를 보며 무슨 일이 생겼나 어리둥절하다. 서둘러 빌라 밖을 나서는데 퇴근하고 오는 지호와 딱 마주친다. 난감한 정인과 의아한 지호.



지호는 정인을 서인이네 집까지 태워다준다. 그녀는 기석에게 전화해서 무슨 짓을 한거냐고 따지고 싶은데, 지호가 옆에 있어 꾹 참는다. 그는 휴대폰을 만지작대며 잔뜩 긴장한 그녀가 신경쓰인다.



그는 불안해하는 그녀의 손을 꼭 잡고 흔들어준다.
창밖만 응시하던 그녀가 놀라서 그를 돌아본다.
그는 걱정하지 말라며 고개를 젓는다.
따뜻한 그의 미소와 손이 주는 온기를 느끼며 그녀는 긴장을 푼다.

-> 지호는 왜 고개를 저었을까? 출발하기 전 그는 정인에게 대략적인 상황 설명을 들었을거다. 기석 선배가 그녀의 언니에게 자신이 미혼부라는 얘기를 한건가? 만약 그런거라참을 수 없다. 그러나 수가 뻔히 보이는 선배의 행동에 휘둘리는 건 오히려 지는 거다. 그래서 화가 난 그녀에게도 기석 선배를 신경쓰지 말라고 한다.


서인이네 아파트 입구, 정인과 지호가 내린다.
그녀 혼자 들여보내야 하는 그는 마음이 무겁다.
그녀에게 다가가 꼬옥 안아준다.
혼부인 자신을 만나 마음 고생하는 그녀에게 미안하다.
뭐라도 해주고 싶은데 그저 힘내라는 포옹밖에 못해주니 속상하다.
그의 마음이 그녀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서로를 보듬어 안고 위로해주는 이유 커플.





정인, 서인이네 거실 소파에 앉아 지호 얘기를 꺼낸다.

정인: 처음엔 상상조차 안했어. 기석 오빠와 헤어지건 말건 그 사람하고 어떻게 해보겠다는 건 꿈도 안 꿨어. 근데, 자꾸만, 그 사람을 찾고 있더라구. 오지 말라구, 저리 가라는데도, 더 달라붙었어, 내가...

서인: 그 사람이 좋을 수는 있지. 그건 이해하는데...

정인: (서인을 보며) 은우야, 이름이.

서인: (멈칫) 어...

정인: (앞을 보며) 이 감정이 그 사람이 좋아선지, 그냥 아이라서 느끼는 건지 아직은 잘 모르겠는데... (울컥한다.) 음... 나는, 은우가 예뻐. 언제부터였는지도 잘 몰라. 이미 예뻐하고 있더라구. (고개 숙이고) 미안해. 진작 말 못한 것도 미안하고... 속상하게 만든 것도 진짜 다 미안해.

-> 정인은 어쩌다 지호가 좋아지고 그의 아들 은우까지 예뻐하게 됐는지 서인에게 설득력있게 말하지 못한다. 실은 지호도 3회에서 뭐가 좋냐고 묻는 현수한테 '그런 게 말로 설명이 되는 거냐?'고 반문했다. 그래도 따져 묻는다면 정인에게 지호는 따뜻한 사람이고, 지호에게 정인은 처음으로 자신을 유지호로만 봐준 사람이다. 이 말은 그들이 각자 맺어 온 인간관계에서 생겨난 결핍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란 뜻이다.
기석을 만나는 4년 동안 정인은 영국에게 존재를 인정받지 못했다. 그녀가 남친의 조건에 혹해서 만나는 거라면 푸대접을 받아도 꾹 참고 결혼에 목맸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녀는 속물이 아니다. 그녀가 바란 건 자기 마음 하나 알아주는 거였는데, 정작 남친은 그녀의 마음이 어떨지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듯 묵인해왔다. 치사스럽고 구차해서 참고 지내다가 어느 겨울, 손난로처럼 따뜻한 마음을 지닌 지호를 만났으니 어찌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서인: (눈물이 흐른다.)

정인: (서인 본다.) 언니~ 내가 잘할게, 응?

서인: 속상해서가 아니라, 부끄러워서...

정인: (??)






서인: 나 임신했어.

정인: (놀란다.)

서인: 포기하려고 했었어. 너무 가혹하잖아. 그래서 죄 없는 아일 형벌이라고까지 생각했어. 근데 넌 어떻게...

정인: (서인을 안아주며 손으로 등을 쓰다듬어준다) 언니는, 잘할거야. 잘 해낼거야. 꼭 그래야돼~

서인: (서인, 고개 끄덕인다. 정인이가 걱정되서 불러놓고 오히려 그녀에게 위로를 받다보니 미안해진다.) 아이, 진짜...

정인: (웃으며 더 꼭 안아준다.)



정인 서인 자매, 다정하게 팔짱 끼고 아파트 밖으로 나오는데 단지 입구에 지호가 서 있다.

정인: (손으로 서인을 가리키며) 우리 언니예요.

지호: 아, 네.. (고개 숙여 인사한다.)

서인: 만나서 반가워요, 지호씨.

지호: (놀란다.)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서인: (정인 슬쩍 보고 지호에게) 그 말은 안 들은 걸로 할게요~

지호: (안심이다.) 고맙습니다.




정인: 근데 왜 여깄어요?

지호: (시선 피하며) 그냥 뭐...

정인: (장난친다.) 아, 아나운서 얼굴 한 번 볼라구? 실물 보니까 어때요? 나보다 예뻐요?

지호: (서인 앞이라 암 말도 못한다.)

정인: (팔짱끼며 서운하다는 듯) 아, 그러고보니까 나 예쁘단 소리를 한 번도 안했다, 참...

서인: (놀란 듯이) 그랬어요? (정인 팔 잡으며) 우리 정인이 예쁜데?

지호: (당연하다는 듯이) 알죠~ 그러니까 좋아,하죠.

정인: (따지듯이) 사랑한다며?

지호:어! (0.1초만에 대답해놓고 민망해서 헛기침하며 정인 흘겨보다 미소.)
정인과 서인, 웃는다.




정인과 지호, 차에 올라탄다.
정인: 언니한테 진작 얘기할 걸, 오히려 후회했어.

지호: 밖에서 엄청 쫄아있었는데...

정인: 그러니까 먼저 가라니까.

지호: 내 문제로 불려갔는데 어떻게 가요, 무책임하게.

정인: 가만보면 말은 참 잘해.

지호: 대신 맞으래도 맞어.
정인: 누가 때려? 때림 가만있을 거 같애, 내가?

지호: (웃는다.)

정인: 사람을 또 겉만 봤네. (주먹 쥔 손을 내보이며) 나 힘 엄청 쎄요.

지호: 조심할게요.

정인: (웃다가 진지하게) 그냥 한 말 아니에요. 상처 안 줄거야.

지호: (정인의 말에 목이 맨다.) 말만으로도 충분히 감동했어. 그러니까 혼자 다 해결하려고 하지마. 그리고 어떻게 보고만 있어? 쪼다처럼 굴지 말라며.

정인: 이런건 또 말 참 잘 들어.

지호: 맞을까봐.

정인: (목소리 깔고) 조심하자, 지호야.

호: (살짝 얼음) 알았다, 정인아.

정인: 칫~ (웃다가 불현듯 생각나서 째려보며) 그래서, 내가 예쁘냐고 안 예쁘냐고?

지호: (차 키 꽂으며 딴청) 늦었다, 가봐야겠다.
정인: (지호 팔을 툭 치며) 어쭈~ (웃는다.)

지호: (웃으며) 이러는데 뭐가 이뻐?




정인: (웃으며) 뭐야~ (머리를 귀로 넘기며) 안예쁘다고? (얼굴에 꽃받침하고 지호에게 얼굴 들이밀며) 어, 안예쁘다고?

지호: 가야돼~ (정인 애교에 입이 귀에 걸린다.)


정인: 말 안한다고? (꽃받침한 손을 풀고 자기 자리로 돌아가) 참나...

지호: (으며 입모양으로 이쁘, 이쁘..)



(움짤에 조명을 못 켜서 슬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