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호네 약국, 최근들어 손님이 많아져서 편히 앉아 쉴 틈이 없다.

혜정: (마지막 손님이 나가자 의자에 앉으며) 유지호가 꽃길을 걸으니까 내가 고생길에 접어든거지.

지호: (조제실에서 나오며) 무슨 논리야? (예슬에게 물건을 건네며) 이거 비품 주는 사람한테 같이 보내면 돼.

예슬: 네~

혜정: 좋아서. 야, 나만큼만 니 생각하라그래~

예슬: 그건 맞아요. 점심드실 때마다 우리 지호는 꽃길만 걸어야돼, 앞으로 좋은 일만 있어야돼, 얼마나 걱정하시는데..

지호: (혜정을 보며) 말로만?

혜정: 우이씨~ 정인씨 언제 만나?
지호: 그건 왜요?

혜정: 너 말고 나~

지호: (시선 피하며) 뭐 좀 나중에..

혜정: 왜?! 오늘 당장 보자~~



지호: (따지듯이) 그때 이상한 말해서 내가 진짜 숨기는 거 많은 줄 알아.

혜정: (못마땅한 표정으로) 최악의 남자지~~

지호: (황당하다.) 내가 왜~?




혜정: 한두개야? (손가락으로 꼽으며) 효자에, 돈 문제에, 과거에, 여자들에!

지호: (당황해서 혜정 손 잡으며) 누나, 누님~~


혜정: (웃으며) 흐흐흐흐흐흥~ 언제 볼까?

지호: (땀이 삐질해서 웃는다.) 음? 음... 흐흐흐흐흐흥~
-> 혜정과 지호는 약대 선후배 사이로 만나 15년을 지내면서 친남매처럼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의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사이가 되었다. 이혼녀로 아이들을 키우며 약국을 차린 그녀는 꼼꼼하고 성실한 지호가 곁에 있어 든든하다. 그녀의 약국이 그의 본가와 멀어 출퇴근이 어려운데도 그는 은우와 떨어져 지내면서까지 그녀의 약국에서 일을 한다. 그 정도로 둘의 사이가 가깝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녀는 그의 부모님이나 은우를 가족처럼 챙기면서 그에게는 뼈때리는 조언도 서슴지 않는다. 하루아침에 미혼부가 되버린 삶을 포기하지 않으려 이 막물고 반듯하게만 살아서 인간미를 잃어버린 그가 안쓰럽다. 학 시절 유쾌하고 영리했고 전투적이던 그를 다시 보고싶다.

그의 행복을 간절히 바라는 그녀는 오늘 당장 정인을 보여달라고 조른다. 그가 어렵게 결심해서 만나는 여자가 어떤 사람인지도 궁금하고, 둘의 만남을 응원하며 정인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도 있어서다.

(본방 볼 땐 몰랐는데 마지막회까지 보고 나니 혹시 혜정이 이때쯤 은우 엄마의 소식을 접해서 더 지호의 꽃길을 응원한건가 싶기도 하다.)




정인이네 도서관, 그녀는 서고에서 일하는 영주를 찾아가 말을 건다.

정인: 야야~, 지호씨가 같이 일하는 약사님 만나재.

영주: 오~ 관계망이 시작됐네~

정인: (당연하다는 듯) 너두 가야지?

영주: (뜬금없다.) 내가 왜?

정인: 상대방은 지원군하고 같이 나온다잖아. 너 의리도 없냐?

영주: 야, 나 아직 너 지원한다고 안했다!

정인: (서운해서 주머니에 손 넣으며) 엄마에, 아빠에, 너까지 보태야겠냐?
영주: 지호씨 부모님은 왜 빼냐? 무조건 너 좋다고 한다는 보장 있어? 물론 뭐 권기석네처럼 상대도 안하진 않으시겠지만...


정인: 어휴... (책장에 기대서 고개 숙이고) 내가 겪은 정도로도 비참했는데, 지호씬 훨씬 더하겠지?

영주: (정인의 옷자락을 정리해주며) 벌써부터 그런 생각하면 힘만 빠져.

-> 말로는 미혼부를 좋아하게 된 정인을 아직 지원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녀가 기죽은 모습은 또 보고 싶지 않다. 가시밭길을 자청해서 걷겠다는 친구를 흔쾌히 응원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말리지도 못한다. 영주는 사랑에 빠진 정인이 뒤늦게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도록 그녀에게 다가올 현실의 문제들을 놓치지 않게 조언해준다. 현실남매란 말이 있듯이 현실절친이 딱 어울리는 둘이다.



정인: (영주 몸을 툭 치며) 그러니까 도와줄거지?

영주: 오~하린부터 도울랜다. (책을 챙겨 나간다.)

정인: 야! 야,너 진짜... (나가는 영주를 따라간다.)



지호의 지원군 혜정과 정인의 지원군 영주, 직장 동료이면서 절친을 서로에게 소개하며 이유 커플의 관계망이 시작된다.

영주: (지호 보며 잔 내민다.) 지금 면접보러 온 사람같아요.
지호: 네? 아닌데? (넷이 건배한다.)

혜정: (정인 보며) 얘가요~

지호: 왜, 왜 그래?

혜정: 아직 암말도 안했거든요?

정인: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혜정을 보며) 지호씨가 뭐요?



혜정: 여자가 싫어하는 짓 하는거 전문이에요. 아니, 돈을 빌려주는 것끼진 좋다 이거야. 인간관계라는 게 있으니까 이해한다구. 문제는, 받을 생각을 안해.
영주: (술잔을 내려놓으며 지호를 보고) 하... 완전 아니다, 이건.

지호: (당황해서) 영주씨, 그게 아니라요...

정인: (술잔을 쥔 채 정색해서 지호 보다가 혜정에게) 또요?

혜정: 선배 후배 동기 동기 친구 뭐, 만나기만 하면 무조건 지가 돈을 내.

영주: 하...

지호: (억울해서) 무조건은 아니지?

정인: (싸하게) 조용히 좀 해요. (지호를 째려본다.)

혜정: 심지어, 여자들한텐 산타크로스야.

지호: (기가 막혀) 내가 언제?

혜정: 너 애들이 생일이다 크리스마스다 선물 사달라고 하면 다 사주잖아?

영주: 어후야, 끝났다 끝. (맥주 마신다.)

지호: 아니, 누나 취해서 지금 오버하는 거예요.

혜정: (휴대폰 들고) 얘들 불러볼까~?


지호: (혜정 휴대폰 보며) 무슨 애들, 어디~ (작게) 이게 도와주는 거냐고, 이게...

정인: (지호를 뚫어지게 본다.)

혜정: (다정한 말투로) 정인씨, 내가 무슨 말 하는건지 알죠?



정인: (혜정 보며) 알죠~ 걱정마세요. (지호 보며) 유지호쯤이야, (헤정 다시 보고) 식은 죽 먹기예요.

혜정: 음~ 맘에 든다. (다같이 건배)

지호: (맥주 뒷맛이 쓰다.)

-> 절친배 1차 폭로전은 혜정이 정인에게 지호의 약점을 탈탈 털어주며 그의 패배로 끝났다. 여자의 마음은 여자가 안다고, 남들에겐 베포있어 보이는 지호의 행동들이 여친에겐 싸움의 원인이 될 걸 혜정은 안다. 그동안 지호가 정인에게 반듯하고 멋진 모습만 보여줬을 테니, 나중에 그의 인간적을 면을 보고 그녀가 실망할까봐 미리 언질을 준다. 혜정의 조언을 찰떡같이 알아듣는 정인, 이처럼 현명하고 눈치 빠른 여자가 지호 곁에 둘이나 있으니 이제 그의 걱정은 안 해도 될 거 같다.


절친배 2차전은 영주의 폭로로 이어진다.

영주: 더했던 것도 있어요.

정인: (영주 째려보며 낮게) 오늘 입터졌다.

지호: (손으로 정인 제지하며) 조용히 좀 해봐요.

영주: 내가, 감기로 열이 40도 가까이 올랐는데 이정인이 눈 하나 깜짝 안하고 옆에서 노트북으로 영화보면서 이놈의 맥주 마시는 거 있죠?


지호: (잔 내려놓으며 말도 안 된다는 듯이) 야~ 와~ 이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이건..

혜정: (손가락을 흔들며) 정인씨가 잔정이 없네. 없어.

지호: 맞아요. 잔정이 없어.

영주: 응응응~

정인: (지호 째려보며) 그래서. 싫다구?

지호: (정인 눈치 보며) 없어서 좋,다구.




정인: (무뚝뚝하게) 잔정도 없는데?

지호: 없어도 되지. 내가 많으니까.

이유 커플, 마주보고 웃으며 짠하고 맥주 마신다.



이들의 닭살 행각이 꼴보기 싫은 혜정과 영주다.

-> 서로 달라서 더 잘 맞는 이유 커플, 이젠 아무도 못말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