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식탁에 앉아 라면을 맛있게 먹고 있다. 지호는 베란다에 널어둔 속옷 빨래를 급하게 걷어 그녀 눈치를 보면서 후다닥 침실로 가서 대충 침대에 던져두고 문을 닫는다.
정인: (허둥대는 지호를 보며 씩 웃는다.) 아까 다 봤는데.
지호: (걷어올린 소매를 펴다가 멈칫, 머쓱해한다.)
-> 그는 예비군 훈련도 다 끝난 나이에 여친, 아니 애인의 불시 점검을 자진해서 받은 꼴이다. ㅋㅋ
정인은 티슈를 뽑아 입을 닦고 다시 젓가락을 들고 보니 그릇도 냄비도 이미 깨끗이 비워져 있다. '어? 다 어디갔지?' 하며 자신의 배를 만져보는 그녀, '내가 이렇게 배가 고팠나?' 싶다. 이제야 맵기가 느껴지는지 혀를 내밀어 식히는데 배려심 돋는 지호가 마침 컵에 생수를 따른다.
물컵을 들고 정인의 옆자리 의자를 당겨 앉는 자상남 지호를 빤히 쳐다보는 그녀의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진다. 그렇게 좋을까? 좋겠지? 에잇, 부러우면 지는건데 이유 커플 앞에선 백전 백패일 듯.
지호: (정인 앞에 물컵을 놓는다.)
정인: 감사합니다~
문득 그녀의 깜찍한 거짓말이 생각난 그는,
지호: (툭 던지듯) 영주씨 안 자던데?
정인: (물 마시다 멈칫, 입 안에 물을 한가득 머금은 채 그를 째려본다.)
'그래서 싫어? 그럼 도로 가고.'
지호: (웃으며) 와서 좋다구.
정인: (그제서야 물을 삼키고는) 칫~
-> 그녀가 혼자 있을 때 또 뭘 봤을까 싶어 걱정스럽던 그가 그녀를 좀 놀려먹으려고 장난을 걸었는데 뜻대로 안 된다. 그녀의 쎈 기운 앞에 그는 바로 꼬리내린다. ㅋㅋ
그녀는 물을 마저 마시다가 지호가 앉으면서 식탁에 올려둔 책을 발견한다.
정인: 읏! 나도 이 책 있는데, (책을 들어보며) 산 거예요?
지호: 아니, 혜정 누나가 좋다고 예슬이랑 나한테 선물로...
정인: (표지 보며) 음... 이 책 좋은 구절들 많은데...
책장을 넘기며 진지하게 내용을 살피는 그녀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 여러 생각이 스친다.
혜정 누나가 이 책을 선물할 때, 그에게 뭐라고 했을까? 성실하지만 무미건조하게 살아가는 그를 보며 과거의 아픔은 잊고 새로운 사랑을 만나라고 조언했을까? 식탁에 두고 몇장 들춰가며 읽은 사랑의 문구들은 그의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지만 코마 상태인 연애세포를 깨워 주었을까?
어느날 갑자기 그의 약국에 들어와 숙취해소제를 찾는 정인의 해맑음에 반해, 평소와 달리 약도 섞어주고 폰번호도 알려주고 돈도 먼저 빌려주는 친절을 베푼 건, 그의 마음에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바람이 생겼기 때문은 아닐까?
'혹시 나도? 나에게도?'라는 작은 기대가 뜻밖의 그녀를 만나 설렘으로 바뀌고, 우여곡절 끝에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된 것이다. 자신의 자취집에서 그녀와 함께 사랑을 일깨워주는 책을 읽는 순간, 그는 오래 기다려 온 자신의 반쪽을 찾은 듯한 기분이 들었을 거 같다.
정인: (책장을 넘기다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응, 여기, 여기도 좋아. (지호에게 책을 건네며) 이쁜 목소리로 한 번 읽어봐요. (지호의 어깨에 머리를 살포시 기댄다.)
지호: (정인이 펼쳐서 준 책 내용을 보며 미소짓는다.)
지호: (목을 가다듬고 책을 읽기 시작한다.)
사랑에 빠질 때
그것을 잃을 가능성을
미리 헤아려야 하는 걸까?
이 문제를 그렇게 할 수 있을까 ?
그래선 안 되겠지.
어떤 계산도 있을 수 없지.
우리는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거니까.
내가 사랑에 빠졌다면 그냥 사랑에 빠진 것이고
그게 전부가 아니겠는가.
그러니 실의에 빠지거나 감정을 억제하거나 불빛을 꺼트리지 말고
맑은 머리를 유지하도록 하자.
그리고
정인: (이어서)
신이여, 고맙습니다.
나는 사랑에 빠졌습니다,
라고 말하자.
지호는 책을 든 채 정인에게 시선을 옮긴다.
그녀도 그를 올려다보며 함께 눈을 맞춘다.
그리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살포시 입을 맞춘다.
사랑에 빠진 그들은 서로에게 환한 미소를 선물한다.
그녀는 다시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그의 팔뚝을 손으로 감싼다.
그의 어깨는 그녀에게 딱 맞춘 베개처럼 편안하고 포근하다.
그는 자신에게 기댄 그녀의 체온을 느끼며 뭉클해진다.
이들은 함께 읽은 책의 구절처럼 어떤 계산도 없이 사랑에 빠졌다.
이들의 무기는 오직 사랑만으로 만들었기에 다이아몬드처럼 강하고 단단하다.
앞으로 이들 앞에 어떤 시련이 닥치더라도 서로의 순수한 마음을 믿고
실의에 빠지거나 감정을 억제하거나 불빛을 꺼트리지 않고,
맑은 머리를 유지하며 지혜롭게 헤쳐나갈 것이다.
그와 그녀를 서로에게 데려다 준 신에게 감사하면서...
이유처럼 사랑하고 시프다ㅜ
너무 좋다
ㅠㅠ - dc App
봄밤 읽기 보면 장면이 다 생각나고 조음
혜정이 선물했다는 거 흘려들었는데 ㅋ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겠구나 역시 봄밤읽기다 땡큐
정인이 책을 넘기는 모습을 그윽하게 쳐다보는 지호의 눈빛과 시선의 변화를 보면서 그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싶더라구. 지호 본체가 연기가 워낙 섬세하니까 내가 괜히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고 오버해서 해석하는 건지도 몰라. ㅋㅋ
다각도에서 봄밤을 보고 해석하는 능력이 와 읽기봠 덕분에 훨씬 풍성한 봄밤이 되네 - dc App
사랑은 타이밍이기도 한데, 마음에 누군가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아무리 좋은 사람이 나타나도 놓칠 수 있거든. 6년을 독수공방한 지호가 갑자기 그녀를 보고 한 눈에 반한 이유가 뭘까...
해맑아서ㅎ 1회를 보면 정말 사랑스럽게 지호앞에서 하는 몸짓이나 말들이 전혀 의도함없었으니 더 맘이 간게 아닐까?싶었어 약국씬보면 - dc App
ㅇㅇ 그랬지. 지호네 집 장면에서도 정인의 몸짓이나 표정이 넘 사랑스럽더라. 보고있음 안 반할 수가 없어.
너무 사랑스러워서 봐도봐도 예뻐 이유는... - dc App
이유처럼 사랑하는 건 어떤 느낌일까? - dc App
정말 조타 ㅠㅠ 너무 이삐다 정말 ㅠㅠ
소소한 일상의 한부분인데 이유가 하면 왠지 특별해 왤까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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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진심으로 대하니까 작은 행동 말투 표정까지 너무 사랑스러워. 사랑을 할 땐 아무리 바퀴벌에 한 쌍 같은 평범 커플도 둘만의 멜로 영화를 찍는데 말야. ㅋㅋ 하물며 이유 커플은 외모도 사랑도 상위 1%라 뭘 해도 시선을 끌고 특별해보여.
백점답안ㅋㅋ
오타 나서 댓글 단 거 삭제했는데 안 고치고 그냥 또 썼네. 바퀴벌에 -> 바퀴벌레.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