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한테 지호 얘기 꺼내며 우는 정인 보니까, 갑자기 서인과 재인이 그동안 정인을 응원하던 장면이 보고 싶어서 모아봤어. 


[1회] 연인 기석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 빈정상한 정인은 저녁도 안 먹고 헤어진다. 집에 와보니 프랑스에서 유학 중이던 동생 재인이 커다란 캐리어와 함께 현관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있다가 그녀를 반긴다.
사랑하는 남자에게 결혼하자고 몇 번 찾아갔다가 스토커로 몰리자, 범죄자가 되느니 귀국을 택했다는 재인.
정인: 결혼? 이재인, 너 제정신이야?
재인: 사랑은 이성을 마비시킨답니다~
정인: 그게 사랑이니? 미쳤어 진짜..
재인: 아, 미쳐야 사랑이야.
-> 이 대화를 괜히 주고 받은 게 아닌 듯. 후에 지호는 정인을 보러 술집 앞에서 전화하고 도서관에도 찾아가고, 정인은 지호를 보러 약국과 집까지 찾아가니까..


[4회] 정인을 만나러 도서관에 찾아온 지호가 기석을 발견하고 도망치듯 가버린 날, 정인은 서인에게 전화를 걸어 꾹꾹 눌러놓은 속내를 드러내며 눈물을 흘린다.
정인: 언닌 요즘 어때?
서인: 괜찮아. 근데 넌 아닌 거 같네? 왜? 무슨 일인데?
정인: 언니..
서인: 응
정인: 나 기석 오빠 배신하면.. 안되겠지? 배신하면 안되는 거지, 그치?
서인: 네가 그럴 땐 이유가 있겠지.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
정인: (울컥)
서인: 정인아~
정인: (울먹이며) 응..
서인: 난 네가 한 가지만 생각했으면 좋겠어. 네 행복.. 
정인: 나도 언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서인: 좋아하는 사람 있구나. 
정인: (말없이 운다.)
서인: 정인아..
정인: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언니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한건데.. 이상한 소릴 하고 있다.
서인: 이정인, 너 씩씩한 척 하고 있다.
정인: 이서인은 뭐.. 나 언니 따라쟁이잖아. 잘 이겨낼 수 있어..
-> 평탄한 연애만 했던 정인은 지호를 향한 이성적인 끌림을 감당하기 힘들다. 자신의 불확실한 감정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상처입고 실망할까봐, 그녀는 자신도 속여가며 망설이고 멈추려한다.







[6회] 기석을 배웅하고 집에 들어온 정인, 재인의 눈치를 본다. 
정인: (조심스럽게) 실망했어?
재인: (부엌에서 음식을 치우며) 했지.. 언니 남친한테.
정인: (? 재인을 본다.)
재인: 유지호씨 많이 아팠겠더라. 언니가 잘 위로해줘~
정인: 오히려.. 위로는 내가 받고 있었어.
-> 정인이 기석과 현관 앞에서 다툰 날, 지호가 나가면서 그녀의 팔을 쓰다듬어 주었다. 본인도 심란하고 불편했을텐데 속상한 그녀를 먼저 위로해주던 그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재인: 어떻게 할지 결정했어?
정인: (걱정할까봐 말을 못한다.)
재인: 나는, 언니 선택 존중할거야.
정인: (재인을 보며 눈물 글썽, 고맙다.) 
-> 재인이 지호를 부르는 호칭이 '약사'에서 '유지호씨'로 바뀌었다. 재인은 처음부터 지호에게 호감과 매력을 느꼈고 그런 그가 자기 언니와 서로 좋아하는 사이라니 다행이다. 정인이 이제라도 후진 연애를 때려치고 진정한 사랑을 찾기를 바란다.
재인: 간만에 한 번 안아줄까?
정인: (재인 품에서 어깨에 기대며 울컥, 눈물이 난다.)
재인: (더 꼭 안아주며 웃는다. 토닥토닥)


[9회] 서인은 정인이 걱정되서 재인에게 잘 챙겨주라고 부탁한다. 서로를 걱정하는 서인과 정인은 꼭 끌어안는다.
서인: 정인아, 니 마음을 믿어. 다 잘 될거야, 알았지?
집에 온 정인, 아무래도 채한 거 같다. 재인은 속이 불편한 언니를 위해 약을 사다준다.
정인: (소파에 앉아 재인이가 떠다준 물을 받아서 약을 먹는다. 동생에게 미안해하며) 이재인 말처럼 나 너무 후져졌다.
재인: 아무렇지 않은 게 오히려 이상한거지. 난 언니가 무슨 큰 죄진 것처럼 생각하지 않았음 좋겠어.
정인: (재인을 본다.)
재인: 좀 이기적이면 어때? 내 진심을 지키는 일인데.
정인: (재인이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다.)
-> 그래. 이기적이다. 그녀는 4년이나 만난 남친 두고 몰래 남친의 후배와 정분나서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친 뒷통수를 제대로 쳤다. 20세기 드라마였다면, 아니 21세기라도 여느 드라마였으면 충격받아 주스 뿜는 건 기본에 김치싸대기는 필수, 파스타 그릇에 얼굴 맛사지도 받았을거다. 바람난 남녀가 벌을 받아야 통쾌한 결말이다. 그래야 정의가 살아있는 거라고 믿으며 보통 사람들은 윤리와 도덕을 지킨다. 그게 사랑이든 미운 정이든 의리든 뭐든, 욕 먹지 않기 위해 사는 것이다.
정인은 기석과 진짜 어떤 관계일까? 공식적으로 4년 만나온 연인이란 타이틀은 빼고 말이다. 그녀는 언제부턴가 사랑이 아닌데도 사랑인 척 하고 그를 만나온 걸 깨달았다. 지호를 만나기 전부터 마음이 변한 것이다. 결혼을 전제로 만난 사이도 아닌데 미운 정 때문에 혹은 의리를 지키려고, 그것도 아님 퇴임 후 재단자리를 얻게 될 아빠를 위하는 심청이의 심정으로 그를 계속 만나야 하는 걸까?
이기적이어야 진심을 지키고 진짜 사랑을 찾아갈 수 있다. 정인은 자기 편이 하나도 없는 길을 갈 줄 알았지만 언제나 든든한 아군이었던 언니와 동생은 이번에도 지지와 응원을 보내준다. 그녀는 큰 힘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