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 (잠든 은우를 돌아보고는 지호에게) 은우가 타고 있어서 운전 교대를 못했어.

지호: (미소 띠며) 내가 지금 피곤하겠어요? 잠도 안 올 거 같은데?

정인: (삐친 목소리로) 잠은 내가 안 오지~ 1차 프로포즈 거절당했는데.

지호: (미안해하며) 그건, 감은 왔었다니까?

정인: (계속 툴툴) 됐어. 은우 아니었으면 시집도 못 갈 뻔 했어.



지호: (백미러로 은우를 보며 활짝 미소짓는다.) 내 아들, 장하다! (웃음)

정인: 치~ (웃는다.)




이때, 정인의 폰 진동이 울린다. 엄마다.

정인: (순간 긴장해서 전화받는다.) 어.

형선: 아빠가 알았어. 너 어디든 도망가.


정인: (깜짝 놀라서 지호를 돌아본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다, 다시 전화할게. (전화를 끊는다.)

지호: (정인에게 심각한 일이 생긴 거 같아 긴장한다. 갓길에 차를 세운다.)



정인: (차창 밖을 내다보며 고민한다.)

-> 드디어 올 게 왔다. 정인이 원한 타이밍은 아니지만. 아마도 그녀는 그에게 프로포즈를 하고 나서 아버지에게 직접 지호 얘기를 할 계획이었을 거다. 다른 사람을 통해 알게 된 아버지는 얼마나 충격이 크실까? 이 상황을 어떻게 해쳐나가야하지?

지호: (곤히 잠든 은우를 돌아보고는 정인에게) 저, 우선 집에 가서 은우부터...

정인: (지호를 보며) 아니, 내가 여기서 내릴게. (안전벨트를 푼다.)

-> 분노하신 아버지가 무섭고 두렵지만 내 가족 일이니까 혼자서 감당하려 한다.



지호: (걱정스런 표정으로) 진짜 혼자 도망이라도 가게?

정인: 나부터 살고 봐야지. 잘 쫓아와요. 한 눈 팔다 놓치지 말고.

-> 그녀가 말하는 나부터 살고 본다는 건 내 일은 내가 해결하겠다는 의미인 거 같다. 지호를 지켜주려는 그녀의 용기와 책임감이 느껴진다.





정인은 지호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웃어주며 차에서 내린다. 앞으로 어떤 일이 생겨도 그녀의 마음은 흔들리거나 변하지 않을 거란 믿음이 느껴진다. 그도 그녀에게 웃어주고 싶지만 입꼬리가 올라가지 않는다. 뭐라고 한 마디 말도 못해주고 보내서 미안하다. 걱정스런 맘에 벌써 눈이 촉촉하게 젖는다.

이대로 그녀를 혼자 보내도 될까?
그녀를 지켜주기 위해 난 뭘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