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호, 터벅터벅 길을 걷는다. 휴대폰 진동이 울린다.
지호: 여보세요?
정인: 뒤돌아보지 말아요. 돌아보면, 쫓아가서 못가게 붙잡을거야.
지호: (그도 그녀와 같은 맘이라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정인: 정말 오래오래 지나서 지호씨한테 가도.. 진짜 나 받아줄거예요?
-> 당신과 공원에서 나눈 말들이 모두 꿈같아. 정말 나 기다려줄거예요?
지호: 안 받아준대도 우기고 버틸거면서..
-> 당신이 내 운명을 그렇게 정한거예요.
정인: 그 때까지 다른 사람 만나지마.
-> 꼭 갈거니까 그때까지 나만 생각해.
지호: (멈춘다. 뒤돌아선다. 그녀가 있다.)
-> 누군가를 혼자만 알고 싶고 소유하고 싶다는 마음은 질투를 부른다. 그녀가 그런 상황까지 상상하며 불안해할 줄이야... 그는 그녀가 자신을 그정도로 욕심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서로 눈을 맞추며 휴대폰 든 손을 내린다.
정인: 나 못됐잖아. 내멋대로잖아. 실컷 원망해도 되요.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다른 사람만 만나지 말아줘요.
-> 어렵게 기석 정리하고 부모님 설득하고 그에게 갔는데 다른 장애가 생긴다면, 상상조차 하기 싫다.
지호: (정인을 빤히 보다가 웃으면서) 뭐 이런 여자가 다있어?
-> 그정도로 내가 좋아요?
정인: 못됐다고 했잖아. 대신, 내가 지호씨한테 갈 땐 누구도 지호씨 문제로 상처주지 않게 만들고 갈게.
-> 지호의 상처가 큰 걸 알기에, 또 상처입을까봐 자꾸 움츠리고 밀어내는 걸 알기에 정인은 그가 자신때문에 다신 힘들지 않기를 바란다.
지호: (감동해서 울컥, 고개 숙이는 지호. 그녀가 나를 그만큼 아끼는구나.)
정인: 사실 오늘, 이말 할려고 했던 거예요.
지호: (그녀를 보는 그의 눈빛이 깊다.)
정인: 다시는 지호씨 상처 안 줄게. 나 꼭 기다려야해?
-> 그녀의 약속이 그를 무장해제시켰다.
정인과 지호, 차에 올라탄다.
정인: 언니한테 진작 얘기할 걸, 오히려 후회했어.
지호: 밖에서 엄청 쫄아있었는데...
정인: 그러니까 먼저 가라니까.
지호: 내 문제로 불려갔는데 어떻게 가요, 무책임하게.
정인: 가만보면 말은 참 잘해.
지호: 대신 맞으래도 맞어.
정인: 누가 때려? 때림 가만있을 거 같애, 내가?
지호: (웃는다.)
정인: 사람을 또 겉만 봤네. (주먹 쥔 손을 내보이며) 나 힘 엄청 쎄요.
지호: 조심할게요.
정인: (웃다가 진지하게) 그냥 한 말 아니에요. 상처 안 줄거야.
지호: (정인의 말에 목이 맨다.) 말만으로도 충분히 감동했어. 그러니까 혼자 다 해결하려고 하지마. 그리고 어떻게 보고만 있어? 쪼다처럼 굴지 말라며.
정인: 이런건 또 말 참 잘 들어.
지호: 맞을까봐.
정인: (목소리 깔고) 조심하자, 지호야.
지호: (살짝 얼음) 알았다, 정인아.
정인: (내가 이런 사람을 4년이나 만났다니... 지호 앞에서 한심한 실체를 드러내는 기석을 보며 화가 나고 속상해서 눈물이 왈칵 난다.) 알았어. 앞으로 하고 싶은 대로 해 줄게. 우리 가족, 친구, 내 주변 누구든 만나. 나한테 밤낮없이 전화를 해대고 좋고, 만나자고 하든 찾아오는 다해. 얼마든지 상대해 줄게.
기석: (당황해서) 뭐하자는 거야?
지호: (고개를 들어 기석을 탁 본다.)
정인: 나 괴롭히라고. 오빠한테 상처 준 댓가라고 생각할 테니까 풀릴 때까지 해. 원망도 안하고 짜증도 안낼게.
지호: (정인에게 걸어온다.)
정인: 지겨워질 때까지 하고 싶은 대로 해.
지호: 들어가요, 정인씨.
정인: 대신 유지호는 안 돼.
지호: (정인을 본다.)
정인: 이 사람 힘들게 하면 무슨 짓이든 할 거야. 그게 누구든 상관없이.
바닥을 보이며 질척대는 기석에게 최후통첩을 날리는 정인. 기석은 할 말을 잃고 지호를 쳐다본다. 기막혀하는 그의 눈빛을 보니 그는 아직도 자기가 지호에게 왜 밀렸는지 납득하지 못한 듯하다. 도대체 정인은 잘난 것 없는 미혼부 따위가 뭐가 좋다고 이토록 무섭게 그를 감싸는 걸까?
정인과 지호는 기석으로 인해 상대방이 상처 입을까봐 걱정하며 서로를 배려한다. 자기의 존심만 중요한 기석은 절대 흉내낼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모습이다. 정인은 무슨 일이 있어도 기석으로부터 지호를 보호하려 하고, 지호는 그런 그녀에게 다시 한 번 감동한다.
태학: (기가 차서 한숨을 길게 쉬고) 데리고 와봐.
정인: (단호하게) 싫어요.
태학: (정인을 탁 보며) 왜 싫어?
정인: 그 사람 불러서 온갖 모욕줘서 나가떨어지게 하려는 거 다 알아. 저한테 하세요. 맞다 죽는 한이 있어두 그 사람 못 데려와.
-> 혹시 태학에게 전적이 있는 걸까? 서인이가 결혼하기 전 사귀던 남친이 있었는데 조건이 별로여서 태학이 반대라도 했던 걸까?
아니면 지난 번 그녀의 오피스텔 앞에서 마주친 지호를 무시하는 태학을 본 뒤로 아빠를 설득하기 전엔 그를 소개하지 않겠다고 결심한건가?
미혼부인 지호를 사랑하고 결혼까지 결심한 그녀는 자신의 선택에 대한 비난이나 질타를 혼자서 다 받으려 한다. 안 그래도 미안해하는 그가 자신의 가족에게 무시당하고 상처입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지호: (깊은 숨을 내쉰다.) 오히려 내가 상처주는 사람이 됐네...
정인: 힘들어하면 안 돼. 누가 뭐래도 이정인은 유지혼데. (눈시울이 붉어지며) 힘들어하면 웃긴 거야.
-> 지호에게 하는 말이면서 그녀가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이다. 그녀가 얼마나 그에게 확신을 가지고 있는지 느껴진다. 남이었던 그들이 서로에게 사랑하는 님이 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여기까지 왔다. 지금 이렇게 맘 아프지만 그녀는 그를 모르던 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너무도 소중한 인연을 만나서 사랑하게 되었기에 후회는 없다. 앞으로 더 험란한 길을 가야 하더라도 그와 손을 꼭 잡고 걸으면 어디든 헤쳐나갈 수 있다.
지호: 그러게... (웃어보려 하지만 맘이 아프다.) 웃기네...
-> 몸이 아파 힘들어하는 아이를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은 찢어진다. '차라리 내가 아픈 게 낫지.'란 생각을 할거다. 그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온갖 비난과 질타를 혼자서 다 감내하는 정인을 보는 지호도 그런 심정이지 않을까?
정인: (고개를 끄덕이며) 웃기다니까?
지호는 눈물이 날 거 같아 고개를 들어 참는다. 지금은 그녀를 위로해줘야 한다.
지호: (정인 쪽으로 몸을 돌리려는데)
정인: (팔로 그를 붙잡고 등에 얼굴을 기댄다.)
지호: (몸을 다시 돌리려하며) 안아줄게.
정인: 지금은 내가 안아줄래. (두 팔로 그를 뒤에서 꼭 끌어안고 기댄다.)
-> 정인이 우는 모습을 지호에게 안 보이려고 하는 건지, 아니면 맘 아파하는 지호를 보면 더 눈물이 터질 거 같아 그런건지...
정인: (손으로 그의 가슴을 쓰담쓰담 토닥토닥 위로해준다.)
지호: (상처입은 정인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아 씁쓸하다.)
-> 정인은 기석과 사귀는 동안 영국에게 아들의 연인으로 인정받지 못하며 비참한 기분을 느꼈다. 지호가 자신과 똑같은 아픔을 겪는 걸 원치 않는 그녀는 그의 마음을 먼저 보듬어주려 애쓴다.
그러나 그녀에게 위로받는 그의 표정은 편치 않다.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꾹 다문 그는 뭘 참는 걸까? 허공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서 '난 정인씨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요.'라고 말하던 무력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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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지호한테 상처주지 않으려고 너무 많이 애쓴 거 같아. ㅠㅠ
11회 때 지호한테 상처 안 줄 자신없다던 정인과, 그런 그녀에게 날 위해서 도망갈 생각만 하지 말라던 지호가 솔직해서 보기 좋았어.
정인: 지호 씨한테 상처주지 않겠다고 했던 말 바꿀래.
지호: (그녀를 보며 말없이 고개 끄덕인다.)
정인: 힘들거예요. 상처도 많이 받을거구... 날 미워하게 만들 수도 있어.
지호: (정인 쪽으로 몸을 돌리고) 또.
정인: 지호씨를 제일 아프게 하는 게 (고개 숙이며) 내가 될지도 몰라요.
지호: (그녀를 보며) 하나라도 나중에 핑계로만 삼지 마.
정인: (눈이 동그래져서) 무슨 핑계?
지호: (눈은 웃지만 목소리는 진지하다.) 날 위해서니 어쩌니 하면서 도망갈 이유로 삼지 말라구.
정인: (순간 놀라서 시선을 피한다. 그가 지닌 아픔을 건드린걸까?)
지호: (그녀를 보며 미소짓는다.) 왜, 들켰어?
정인: (나 또한 그를 아프게 할까봐 불안해하나? 내심 서운하다.) 그래, 들켰다. (돌아서서 먼저 가려는데)
지호: (그녀 손을 잡으며) 또, 먼저 갈라구?
정인: (웃으며 그가 잡아준 손을 흔든다.) 날 너무 많이 알아.
정인: (잡은 손을 흔들며) 근데... 왠지 우리, 잘 해낼 것 같지 않아요?
지호: (손은 잡은 채 말없이 정인을 본다.)
그녀는 그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 다만 그를 웃게 하고 싶다.
정인: (잡은 손을 세게 당기며) 네! 해야지, 지호야.
지호: (막무가내 그녀가 귀여워서 미소짓는다.)
정인: (그의 미소를 보고 안심하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
정인: (한 번 더 손을 당기며) 어~?
지호: (웃음난다. '싫은데~' 하는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그녀를 본다.)
정인: 네~?! (하며 지호를 향해 점프한다.)
지호: (현실 웃음 터진다.)
정인: (같이 웃으며) 어, 끝까지 안하네...
지호: (웃으며 잡은 손을 가까이 당긴다.)
둘은 맞잡은 손을 더 신나게 흔들며 함께 웃는다.
내가 좋아하는 씬 많아
정독해야지
정인이 아빠..짤만 봐도 화가난다..
그래도 이태석씨 점점 변하잖아
ㅂㄷㅂㄷ
온갖모욕줘서 나가떨어지게 할거잖아 할때 핵사이다였던 기억이
이런 조합적 정리도 좋네
블딥아 어서오자 차안씬 메이킹 보고잡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