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과 함께 함박눈이 세상을 고요하게 밝혀주는 겨울밤, 지호는 아래층에 머물고 있는 정인이 계속 신경쓰인다.
'언제쯤 가려나? 오늘도 자고 가나?'
얼마나 지났을까, 아래층에서 문 여닫는 소리와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그녀일까? 궁금하다. 지호의 몸이 베란다를 향한다. 
 


영주의 배웅을 받으며 택시를 타는 정인, 뭔가에 끌렸을까? 택시에 반쯤 올라타서 문득 위를 올려다본다. 그 찰나에 서로의 눈이 마주친다. 
'그가 나를 보고 있었구나..'  
지호가 조심스레 그녀에게 첫 문자를 보낸다.
퀴즈1. (ㄴ  ㅁㅇ  ㅇㄴㅇ.  ㅈㅅㅎㅅ  ㄱㅇ.)  
누군가를 생각하고 걱정하고 챙겨주고 싶은 마음, 지호의 착한 마음을 정인이 받는다.
퀴즈2. (ㅇㅂ  ㄱㅁㅇㅇ.)


자신의 마음을 정인이 알아 준 것이 기쁜 지호, 용기를 내서 다시 데이트 신청을 한다.
퀴즈 3. (ㄷㅇ  ㄴ  ㅇㄴ  ㄴ,  ㅇㄱ  ㅁㄱ  ㅂㅇㅅ  ㅎㅂ  ㅁㄴㅇ.  ㅇㄹ)


'우리..?' 
마법의 주문과도 같은 이 문장은 정인의 경계를 단번에 허문다.  
실은 할 말이 있어요
어디쯤이에요? 
약국 지나고 있어요
그럼 약국 앞에서 봐요. 금방 갈게요
뭐 이런 문자를 서로 주고 받았으려나? 지호가 코트를 걸치고 급하게 밖으로 뛰어 나간다.


'내가 무슨 짓을 한거지?'
정인은 괜히 실수했다 싶어 주먹으로 머리를 콩콩 찧는다. 그냥 가려다가 또 간다는 문자는 보내얄 거 같아 휴대폰을 꺼내는데, 코트 자락을 휘날리며 헐레벌떡 달려온 지호, 정인 앞에 멈춰서 거칠어진 숨을 고른다.
정인과 지호가 서로를 마주한다. 


정인: 그냥 톡으로 할 걸.. 내가 괜한 실수한 것 같네요. 
지호: 나도 할 말 있어요. 정인씨한테..


정인: 난 결혼할 사람 있어요.
지호: 난 아이가 있어요.  

정인: (놀라서 지호를 보며) 유부남이었어요?

지호: (고개를 가로젓는다.) 

정인: 근데 뭘...
지호: (정인을 쳐다본다.)
정인: 퀴즈 4. (ㅇㄴ,  ㄴㅃ  ㄴㅇ  ㅇㄴㅈㅇㅇ?)
지호: ... 

정인: 할 말이 이거였어요?

지호: 아..아니 설마요.. 퀴즈 5. (ㅇㅈㄱ  ㅎㅇ  ㅁㅇㄱ  ㅎㅈㅁ...)

지호: 원래 하려던 말은, 궁금했어요. 이정인이라는 여자는 어떤 사람인지.. 여기에서 처음 본 뒤로 자꾸 생각이 났어요. 누군가 옆에 있을지도 모른단 생각도 했고요.. 그런데도 한 번만 , 한 번만 더, 그게 이렇게까지 왔네요. 

정인: 일부러 의도한 건 아닌데 퀴즈 6. (ㄴㄱ  ㅇㅎㅎㄱ  ㅁㄷ  ㄱㄷ  ㅇㅇㅇ.) 사과할게요.

지호: 사과를 왜 해요? 잠깐이지만 행복,했는데... 아휴, 퀴즈 7. (ㅇㄹ  ㅁㄷ  ㅂㅍㅎ  ㅅ  ㅇㄱㄱㄴ.  ㅁ  ㄷㅇ  ㄱㄹ  ㅎㅇ. )



정인: (웃으며) 퀴즈 8. (ㄱㄹ  ㄱ  ㅇㄷㅇ...)

지호: (웃는 정인을 보며 함께 미소짓는다.) 


지호: 나 때문에 많이 곤란했겠다...

정인: 그런 거 없었는데? 우리, 친구해요. 어, 퀴즈 9. (ㅇㄱㄷ  ㅇㅇㅇㅁ  ㅇㅇㅇㄷ,  ㄱㄴ  ㅍㅎㄱ  ㅇㄱ  ㅈㄴ  ㅅ  ㅇㄴ)?
지호: (숨을 크게 들이쉬며) 음... 미안해요. 난 편할 자신이 없어요... 


정인은 가고, 펑펑 내리던 눈은 그쳤다. 약국 의자에 홀로 남은 지호, 고개를 푹 숙이고 일어나지 못한다. 좀전까지 그녀가 홀짝이던 종이컵이 그를 더 외롭게 한다.
'오랜만에 느낀 설렘.. 두근거림.. 이대로 끝인걸까.. 친구라도.. 그녀 말대로 그렇게라도 할 걸 그랬나..?' 
지호의 마음에 아쉬움이 쌓인다.


집으로 돌아온 정인, 힘겹게 부츠를 벗고는 그대로 소파에 몸을 기댄다.
'오늘 내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약사 유지호.. 그의 고백이 왜 자꾸 마음에 걸리는 걸까?'

그와 주고받은 말들, 나를 바라보던 그의 눈빛, 쉽게 떨쳐지지 않는다.  
잠이 오지 않는다. 지호와 주고 받은 문자를 보고, 또 보고, 다시 보고, 또 다시 들여다본다. 창밖에 눈은 그쳤지만, 정인의 마음에는 유지호라는 눈이 내린다.


재인: 어, 눈 온다. 아침에 쨍쨍했는데... 이번 겨울 마지막 눈이겠지? (휴대폰 주소록을 뒤적이며) 누구든 불러내야겠다. 퀴즈 10. (ㅇㅈㅇㅆ  ㄴㄱ  ㅅㄱㅇ  ㅇㄱ... )
창밖에 함박눈이 펑펑 날리고 있다. 정인은 갑자기 약사가 생각난다. 다음 눈 오는 날이다.    
정인: 우리 나가자! (벌떡 일어나 방으로 간다.)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한다.  



오피스텔 앞에서 택시를 기다리는데
정인: 재인아...  

재인: 뭐?

정인: 퀴즈 11. (ㄴ  ㅊㄱ  ㅁㄴㄹ  ㄱㄷ  ㄷㅈ?)

재인: 아 왜~ 퀴즈 12. (ㅇㄴ  ㄸㄷ  ㄱㄱ? )

정인: 갑자기.. 아니다. 아니아니.. 택시 온다.   
정인의 마음은 벌써 우리 약국에 도착해서 안을 기웃거리고 있다. 겨우 몸을 택시에 실어서 학교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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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는 한 사람이 한 개씩 정답 댓 달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