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에서 말했듯 정인이는 애초에 사랑을 바라지도 않았고 결혼 때문에 매달린 것도 아니라고 했잖아 결혼도 사랑도 바라지 않은 연애는 할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사귀지 못하는 건 아니잖아?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이상한 연애니까 그렇지
둘이 바다에서 통통배를 같이 탔는데 목적지도 없어 그냥 같이 탔기 때문에 계속 같이 있었을 뿐이야 근데 이 기석이는 통통배를 같이 관리해야 하는데 겉치장에 허세만 잔뜩 부리면서 정인이한테만 자꾸 관리 못한다고 고나리질을 해
정인이는 통통배가 낡아가는 걸 보수하면서 그래도 '인간적으로 같은 배를 탔으면 서로 인정하고 존중해줘야지'라고 기석이에게 바랐는데 기석이는 6년이란 시간 동안 외면한 거야
외면하는 시간 동안 통통배는 걷잡을 수 없이 나락으로 빠지는데 정인이 또한 그걸 외면하고 있었어 통통배를 혼자 보수하는 데 지쳤거든 싸울 힘마저 없던 무기력과 낮아질 대로 낮아져서 바다에 침식되는 자존감의 결과로 그냥 이 방향 없는 통통배를 타고 있던 거야
자꾸 통통배 통통배 거려서 미안한데 내가 생각하는 기석이랑 정인이 관계는 이런 것 같다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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