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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을 기다리는 동안


봄밤이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봄밤을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것들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신문에 쓰여있는 유럽연합(EU) 환율이라는 단어와 길가에 나뒹구는 이디야 테이크아웃 컵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에리는 일 있을까.

봄밤 오기로 한 그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TV에서 흘러나오는 모든 방송이
봄밤이었다가
봄밤이었다가,
봄밤일 것이었다가
다른 프로그램이 포문을 연다.

사랑하는 봄밤이여
오지 않는 봄밤을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봄밤에게 간다.

아주 먼데서
나는 봄밤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데서
지금 천천히 오고 있는 봄밤을
봄밤을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다른 프로그램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봄밤을 기다리는 동안
나는 봄밤에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