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 쥐 두 마리로 새끼를 낳는 실험이 성공했다. 학자들은 이를 당장 인간에 적용하기 어렵지만 남남 커플도 2세를 가질 가능성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뒀다. 일부에서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실험이라는 반발이 일었다.


일본 오사카대학교 연구팀은 18일 일반에 공개한 논문에서 수컷 쥐를 이용해 건강한 새끼 7마리를 낳는 실험이 성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 논문은 15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도 소개됐다.


연구팀은 수컷 만으로 2세를 생산하는 실험이 까다롭고 확률이 낮지만 분명 성공한 점에 주목해 달라고 강조했다. 아직 인간에 적용할 단계가 아니고, 윤리 문제를 거론하는 반대 목소리도 크지만 수컷 만으로 제대로 된 아이를 가질 가능성을 제기한 점에서 혁명적 성과라는 입장이다.


이번 연구는 오사카대학교 하야시 카츠히코 생식유전학 교수가 주도했다. 연구팀은 전에도 암컷 생쥐에게서 채취한 피부세포를 난자로 변환해 새끼를 만드는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수컷 없이 암컷의 난자를 임의로 만들어 새끼를 생산한 연구팀은 반대로 수컷 만으로 번식이 가능한지 궁금했다.



수컷 쥐의 세포를 편집, 난자를 생성해 수컷 만으로 새끼를 생산하는 실험이 일본에서 성공했다.
<사진=pixabay>


하야시 교수는 "쥐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X와 Y 성염색체가 있고, 암컷은 XX, 수컷은 XY인 구조 역시 같다"며 "수컷의 피부 세포를 유도만능 줄기세포(iPS 세포)로 바꾸고 난자를 만들어 수정시키는 것이 가능한지 실험했다"고 전했다.


수컷 쥐의 꼬리에서 피부세포를 떼어낸 연구팀은 이를 유전적으로 다시 프로그래밍해 iPS 세포로 변환했다. 이후 이 세포 일부가 자연스럽게 Y 염색체를 잃을 때까지 배양을 거듭했다. 그 결과 약 6%의 세포가 Y 염색체를 상실하고 X 염색체만 남게 됐다.


연구팀은 남겨진 X 염색체를 형광 단백질과 리버신이라는 약제로 복제했다. 이렇게 수컷 세포에서 원래 암컷만 가진 XX 염색체가 만들어졌다. XX 염색체를 가진 세포를 이용, 난자를 만든 연구팀은 이를 다른 수컷 정자와 수정했다.


하야시 교수는 "이런 방법을 통해 얻은 생쥐는 수정란을 이식받은 다른 암컷이 낳은 새끼들"이라며 "총 630회 시도해 태어난 새끼는 단 7마리로 성공률은 1%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단일 성을 가진 동물 만으로 가능한 번식 방법을 연구해온 하야시 카츠히코 교수 <사진=오사카
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이어 "이런 방법으로 쥐의 2세를 얻은 것은 아주 힘들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일단 태어난 새끼들에게서 별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며 "다 건강했고, 특히 수컷으로서 생식 능력도 제대로 갖추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 방법을 그대로 인간에게 응용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봤다. 성공률이 1%에 불과하고, 착상으로부터 3주 만에 새끼가 태어나는 쥐와 달리 인간은 출산까지 약 10개월이나 걸린다는 점에서 인간에게 응용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론적으로 남성끼리 아이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남 커플도 XX 염색체를 가진 난자를 만들어냄으로써 그들만의 혈연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생각이다.


신의 영역에 도전한다는 지적에 하야시 교수는 "이번 성과는 남남 커플에게만 희소식이 아니다"며 "수컷이 한 마리만 남은 멸종 위기종의 개체를 불리는 등 달리 활용할 길은 얼마든 있다"고 전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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