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미국과 러시아,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달에 탐사 장비를 보낸 국가가 될 것이 확실시된다. 민간 업체가 제작한 달 착륙선이 마침내 달 궤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일본 아이스페이스(ispace)는 22일 공식 채널을 통해 지난해 말 발사된 달 착륙선 '슬림(SLIM)'이 21일 달 궤도에 무사히 투입됐다고 발표했다.


아이스페이스는 "일본 최초의 민간 달 탐사 프로그램 '하쿠토-R(HAKUTO-R)' 미션이 마침내 가시적 성과를 앞두고 있다"며 "21일 시작된 '슬림'의 궤도 수정 및 달 궤도 투입은 아주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어 "'슬림'은 현재 달 궤도상에서 예정된 모든 동작 제어를 완료했다"며 "이상이 없는 한, '슬림'은 사뿐하게 달 표면에 내려앉아 일본 최초의 달 착륙선이라는 기록을 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월 28일 전 세계 민간 우주개발 업체가 개발한 달 탐사선으로는 지구에서 가장 먼 137만6000㎞ 지점을 통과한 '슬림'
<사진=아이스페이스 공식 홈페이지>


'슬림' 착륙선은 지난해 12월 11일 오후 4시38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 사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하쿠토-R' 미션은 달 착륙선 설계 및 기술 검증, 향후 달 표면을 목적지로 정부·민간 업체의 위탁 운송 서비스를 전개할 가능성을 파악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하쿠토-R' 미션은 1차와 2차, 3차로 구성된다. 시작점인 이번 1차 미션은 무인 달 착륙선 '슬림'이 지구를 떠나 달 표면에 안착, 탑재한 페이로드를 무사히 사출하면 모두 성공한다.


현재 '슬림' 착륙선에는 일본 완구 업체 타카라토미가 소니 등과 협력해 제작한 변신형 달 탐사 로봇 '소라큐(SORA-Q)'와 무함마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MBRSC)가 운용하는 아랍에미리트(UAE) 최초의 달 탐사선 '라시드', 일본특수도업주식회사의 고체 전지 등이 탑재됐다.



타카라토미 등이 개발한 초소형 변신 달 탐사 로봇 '소라큐' <사진=타카라토미 공식 홈페이지>


일본은 원래 소형 달 탐사선 '오모테나시'와 달 관측 위성 '에클레우스'의 활약을 기대한 바 있다. 두 장비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차세대 로켓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에 실려  지난해 11월 16일, 그러니까 '슬림'보다 앞서 우주로 날아갔다.


열도 최초의 달 탐사 기록을 세울 것으로 주목받은 '오모테나시'는 다만 SLS 사출 직후 자세 제어에 문제가 확인됐다. 기체가 정해진 한도를 넘어 이상 회전했는데, 끝내 자세 제어가 이뤄지지 않자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오모테나시' 미션을 포기했다.


'하쿠토-R' 미션의 성공으로 아이스페이스 등 일본 민간 우주개발 업체의 위상은 더 올라갈 전망이다. 아이스페이스는 '슬림'의 성공적 발사에 힘입어 도쿄증권거래소(그로스 시장)에 상장됐고, 이를 발판으로 2024년과 2025년에는 예정된 '하쿠토-R' 2·3차 미션을 추진한다. 이들 미션은 신형 달 착륙선 개발 및 달 위탁 수송, 달 궤도의 통신 위성 투입 등 보다 구체적인 달 탐사 계획들로 구성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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