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이 죽은 척을 하는 것은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어법이다. 이는 연구를 통해 이미 확인된 사실인데, 고위도에 서식하는 곤충일수록 죽은 척하는 시간이 길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일본 오카야마대학교 동물행동학 연구팀은 29일 공식 발표한 논문에서 고위도에 사는 곤충일수록 적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더 오래 죽은 척을 한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고위도로 갈수록 곤충에 대한 천적의 위협이 더 큰 것으로 판단했다.


같은 날 국제 생물학 저널 바이올로지 레터스에도 소개된 이 연구는 오카야마대학교 생태학자 미야타케 타카히사(61) 교수가 주도했다. 연구팀은 흔한 해충인 거짓쌀도둑거저리를 일본 38개 지역에서 채집한 뒤 천적과 대면한 것과 같이 막대로 찔러 자극을 줬다.



무당벌레 등 곤충들은 천적을 만나거나 물을 뒤집어쓰는 등 외부 자극이 가해지면 곧바로 죽은 척한다. <사진=pixabay>


그 결과 일본 혼슈의 최북단 아오모리현에서 채집한 거짓쌀도둑거저리의 90%가 죽은 척을 했으며, 평균 시간은 162.97초나 됐다. 이와 달리 최남단 오키나와현의 거짓쌀도둑거저리들은 70%가량이 죽은 척을 했고 시간도 72.87초로 아오모리현에 비해 훨씬 짧았다.


이에 대해 미야타케 교수는 "원래 생물들은 서식하는 위도에 따라 짝짓기 등 생태 전반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며 "고위도의 추운 지역에 사는 곰들이 저위도 곰들에 비해 몸집이 크고 피부가 두꺼운 것이 좋은 예"라고 전했다.



일본 연구팀은 대표적 해충인 거짓쌀도둑거저리를 이용, 곤충의 죽은 척이 위도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진=아오야마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이어 "고위도에 서식하는 곤충일수록 적에게 받는 위협이 더 많다고 추측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가 보다 진전되면 곤충 외에 죽은 척 행동하는 동물들의 심리나 생태에 관한 수수께끼를 이해하게 될지 모른다"고 기대했다.


곤충의 죽은 척은 움직이지 않는 먹이는 공격하거나 포식하지 않는 천적의 습성을 이용한 자기방어 반응이다. 곤충뿐만 아니라 포유류나 어류 등에서도 관찰되는 포식 회피 행동이다. 찰스 다윈 등 자연과학자들이 관심을 갖고 연구를 거듭했지만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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