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rchio: 빛깔 바랜 대담함
외국 씬에서, ’Nerchio’ 보다 스토리가 많은 선수가 있을까요? 그 주변의 풍경이 변했다는 말로는 부족합니다. 격렬했던 외국 스타크래프트 경쟁 스포트라이트의 5년 동안, 그는 여전히 더욱 위를 향하고 있습니다. 2016년, 그는 Dreamhack Valencia에서 우승하였고 다른 WCS 대회에선 4강과 결승에 진출하였습니다. 또한, KeSPA Cup 등 여러 대회에서도 한국 선수들을 상대로도 전진하여, 82%라는 터무니 없는 매치 승률을 기록하였죠.(역주1) 2017년의 그는 WCS Austin에서 아깝게 준우승을 하면서 명실상부한 서구 최고의 저그로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Jönköping에서 PtitDrogo에게 멘붕의 0대3 스윕을 당했지만요, 그리고, 다음 대회에서는 라이벌인 Elazer에게 또 다시 졌습니다. Elazer는 우승하면서 Nerchio보다 먼저 WCS 챔피언이 되었죠. 작년까지는 상상도 못 할 일이었습니다. 이제, Elazer가 더 다재다능하고 적응 빠른 선수이며 더 좋은 성과를 냈다는 건 논쟁의 여지가 없습니다. 지금이 Nerchio의 이야기를 시작할 때입니다. 어느새, 전성기가 낡은 과거가 된 지금 말이죠.
“외국 씬에서, ‘Nerchio 보다 스토리가 많은 선수가 있을까요?”
작년, Nerchio는 많은 라이벌 관계와 WCS 서킷 최상급 선수가 되는 등 최고의 순간과 희망에 둘러싸인 한 해를 보냈습니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힘들었죠. 이 위대함은 수량화하기 힘들었고, 예측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경쟁 씬에선 모든 것이 공평합니다. 달력을 넘기고 나면 예전의 성패는 큰 가치가 없었죠. 몇몇 사람에게 대회 서킷은 끊임없는 왕위쟁탈전을 반복하는 것 같은 주기적인 재정복 과정이었습니다. 반면에, 다른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실패에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끊임없이 상기시켜주는 압박이었습니다. ShoWTimE을 보세요. 세계의 정상에 올랐고, Blizzcon에선 챔피언인 ByuN을 이기기도 하였으며 언제나 Top 3 외국인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Kelazhur에 밀려 Blizzcon에 진출하지 못했죠. 떠오르는 별은 다른 것들을 가리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Nerchio가 ShoWTimE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작년 WCS Global Finals는 Nerchio에게 있어서는 올해의 예언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는 Elazer에게 또다시 패배하여, 왕관을 빼앗겨 버렸죠. 여기엔 실용적인 교훈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위대함이라고 불렀던 그 상상 속의 왕관은 현실이 아니었다’. 그건 움켜쥔 트로피(트로피 주인이 과거의 영광에서 얼마나 몰락 한지는 중요치 않습니다)도 아니었고, 옛날을 떠올릴 만한 DreamHack 기념 영상 같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일시적이었죠. 위대함은 녹슬었습니다. 놀랍고 꾸준했던 선수였다는 이야기는 중요치 않습니다. 결국, 끝나버렸습니다.
하지만, 달력을 넘긴 그 순간 Nerchio가 몰락해버렸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자신의 기준에 따르면, WCS Austin에서의 그는 환상적이었습니다. 이로써, 그는 Blizzcon에서 몰락했던 자신이 다시금 최고의 외국 선수가 된다는 희망을 지폈습니다. 하지만, 그는 Jönköping에서 산산이 조각났습니다. 모두에게 칭찬 받던, 그가 쓰던 왕관의 보석과도 같았던 테란전은 무너졌습니다. 그는 Semper에게 졌고, TIME을 상대로 겨우 이겼습니다. 겨우 16강에 진출하였지만, PtitDrogo에게 박살 났습니다. 그래서, 뭐가 나쁘냐고요? 세 명 모두 올해 Blizzcon에 발도 못 붙였단 거죠. 아니, 가까이 가지도 못했습니다. 그들에게 WCS Jönköping은 행운이나 회상할 만한 게 아니었습니다. Nerchio를 이긴 저 선수들은 그럴듯한 성적을 내지도 못했습니다. 그는 반짝스타들에게 졌던 게 아닙니다. 자신의 기준에서 지면 안 될 선수들에게 졌던 겁니다.
승률
69.12% vs. 테란
65.42% vs. 프로토스
67.65% vs. 저그
서킷 순위
5위
WCS 포인트
3710
그런 점에서, WCS Valencia는 마치 내장 적출 사고에 작은 반창고를 붙인 것 같았습니다. 테란전의 성적이 괜찮았고 8강전에 진출했지만, 여전히 쓰고 불안했습니다.(역주2) 이번 대회가 정말 ‘앞으로 나아갔다’고 평할 만한 대회였을까요? 예전에도 자신에게 패배의 쓴맛을 안겼던 Elazer에게 또 다시 졌죠. 더군다나, 그 폴란드 라이벌이 자기 대신 우승까지 했는데도? 작년에 자신이 트로피를 안았던 도시, Valencia의 올해에는 씁쓸한 뒷맛 밖에 없었습니다. 힘든 시기라면, 본인의 실수와 잘못을 따져보고 성장할 수 있도록 자신을 재정비하는 게 좋은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그게 저그이며(역주3), 노력하는 모든 선수의 중요한 책무입니다. 적응하거나 도태되거나. 진화하거나, 아니면 멸종당하거나. 하지만, 그에게는 갈 곳이 없었습니다. 올해 그는 프리미어급 대회에서 프로토스전에 세 번이나 탈락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의 남은 시간은 별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WCS Jönköping 이후로, 그의 오프라인 대회 프로토스전은 단 한 번뿐이었습니다. Stats 선수를 상대로 한 단판제였고, 졌었죠. 나머지는 대부분 테란전이나 저그전이었습니다. WCS Jönköping 이후의 모든 메이저급 대회에서, 세 번 모두 동족전에 발목을 잡혔었죠.
공허의 유산은 그의 동족전에 자비를 베풀지 않았습니다. 그건 자신의 메타 게임 과학적 해부가 통하지 않는, 본능과 멘탈이 중요한 종족전이었습니다. 2016년에만 5전제 저그전에서 네 번을 탈락했습니다. Snute를 상대로 역스윕을 당하거나, Montreal에서 Scarlett을 상대로 한 정말 아쉬운 패배 같은 게 있었죠. 거기에, Blizzcon에서 Elazer 전이나 또다시 올해 Elazer, Dark, TRUE 등에 졌던 경험도 있습니다. 저그전은 매번 그의 발목을 잡았고, 그가 동족전을 극복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모든 왕은 자신이 싸워왔고 싸울 상대로서 정의됩니다. 그에게, Blizzcon의 전투는 붉은 피로 물들어있습니다. 예전의 고통을 다시 재현시킬 최상급 저그 선수들, Rogue와 soO 말이죠. 여기엔 플라스틱 왕관 같은 것도, 공짜 왕위도 없습니다. 진짜 왕관과 트로피를 쟁취하거나, 아니면 빈손으로 돌아갈 뿐이겠죠.
이제 WCS Global Finals만이 남았습니다. 그에게는 실적과는 상관없이 기억에 남을 만한 해였습니다. 올해, 그는 행운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가 여기서 무너진다면 잊혀지겠지만, 다시 날아오른다면 용서받을 수 있습니다. 바로 그게 중요한 이야깁니다. 그건 잠 못 이루는 밤과 맹렬한 연습에 달려있습니다. 이번 Blizzcon은 성공과 실패, 모든 것이 달린 한순간입니다. 한 해가 단 한 순간에 달렸다는 건 잔혹한 운명이지만, 그에게는 행운입니다. 작년과는 다르게, 잃을 게 없으니까요. 그는 이전까지도 고군분투 해왔습니다. 그의 지금은 Blizzcon에서 패배했을 때의 그 기분, 패배라는 자석에 끌려가는 그 기분과 같을 것입니다. 무의식 속의 비웃음은 자신을 의심스럽고 부끄럽게 합니다. 이제는, 그런 게 싫겠죠.
지금은, 승리라는 게 뭔지 다시 느껴볼 때입니다.
StarCraft II World Championship Series
역주1) 82% 승률은 Aligulac 2016-01-01 ~ 2016-12-31, 모든 국적 선수, 온+오프라인 경기 기준
역주2) 원문은 “it still proved brittle. Bitter.” 발음 장난
역주3) 원문은 ‘Thematic role’ 사전적 의미로는 의미역 역할이라는 문법 용어던데 그냥 데하카 같은 느낌 생각해서 의역함 아마 뜻이 아예 바꼈을수도 있음
허미 번역퀄 씹오지네 근데 글쓴이 너치옼ㅋㅋㅋㅋㅋ
번역 진짜 잘했다
올
라
가
라
얍
!
왜
안
가
냐
와 번역하기 부끄러워지자나.....
왤케잘했댘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