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이었다
붉게 물든 영남알프스를 타려고
울산에 내려가기로 했다
꽤나 장거리라 버스를 타면 좀이 쑤실것 같아
열차를 타기로 했다
토요일 오전
울산역행 기차표를 주머니에 쑤셔넣고 플랫폼에 서서
멍하니 열차가 들어오는곳을 바라보고있었다
순간 익숙한 실루엣이 보이면서 초점이 또렷해지더라
그런 나를 상대방도 인식했는지 내쪽을 바라보며 살짝 웃더라
전전 여친이었다
내가 미소를 띠며 다가가
잘지냈나며 안부인사를 했다
그녀도 반갑게 인사를 했다
에전처럼
밝은 성격이 그대로 묻어나는
명랑한 목소리다
우린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어딜가는 길이냐
부모님은 잘계시냐
회사 다니기 힘들어서 그만둔다더니
옮긴거냐 등
잠시 잊고있었던 서로에관한 데이터를 로딩해
짧은 시간안에 꽤 많은 정보를 공유했다
그리고 나와는 달리
이년 몇개월의 시간동안
그녀는 제법 많은량의 정보들이 업데이트되어 있었다
그해 봄 결혼을 했고 아이는 없으며
오늘밤 시댁제사라 대구에 내려간다 등......
나도 가벼운 내 신상에 관한 이야기를 했고
그녀는 예전처럼
이야기를 편하게 이어갈수있게만드는
리액션을하며 내 말을 들어주었다
짧지않은 시간이 흐르고
억지로 끌어올린 입술끝에 살짝 떨림이 생길때쯤
열차가 천천히 들어오더라
그녀는 씩씩하게 질지내라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나도 손을 내밀어 살짝 잡았더니
내손을 힘껏 잡아 당기며 장난스럽게 흔들더라
덕분에
기분좋게 기차에 오를수있었고
그녀와 추억이 되어버린 예전 기억을
풍경을 보며 떠올릴수 있었고
열차 한량거리를 유지하며
목적지에 먼저 도착해 내리는
그녀를
눈으로 배웅할수 있었다
결론-- 물에 불려놓은 여대생의 속옷빨래를 손으로 비벼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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