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둥이는 우리집 개 이름이었다
내가 케빈,레시등의 이름을 지었지만
다른식구들은
검은개가 오면 검둥이
누런개가 오면 누렁이라고 불렀다
그렇게 부르지말라고 가족들에게 골을 부려봐도
소용없더라
포기하고 나도 누렁이 검둥이라 불렀다
우리집은 덩치가 큰놈들만 키웠다
그래서 식구들 이외의 사람들은
개 근처에 가기를 두려워했다
우리집 건너방에서 자취하던
근처 여고에 다니던 누나는
개가 무섭다며 화장실 갈때마다
나를 앞세웠다
묶어놓은 개가 뭐가 무섭나
개집과 화장실사이의 거리가 충분히 멀어도
안심이 되지않았는지 처음 며칠동안은 꼬박꼬박 나를 불렀다
덕분에 누나가 볼일볼때 화장실뒤로 돌아가
작은 광창으로 누나의 보름달같은 엉덩이를 훔쳐볼수있었다
물론 누나가 개에게 익숙해지고
개도 누나얼굴을 익힌후로는 아쉽게 되었지만 말이다
암튼
덩치 큰 개를 키웠던 이유는
짬 처리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씨알굵은놈을 새끼때 데려와
성견이되고 살이 통통하게 오르면
개장수에게 팔았다
그래서인지 나도 특별히 개에게 정을 주지 않았었다
그러던 어느날
몇번째인지 모를 누렁이가 팔려가고
조그마한 검둥이가 우리집으로 왔다
아버지께서는 쎄빳뜨 티기라고 하셨는데
티비에서보던 독일산 경찰견이랑 아주 흡사한 외모였다
나는 이 검둥이가 좋았다
외모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지금껏 우리집에서 기르던
땅만파고 똥만 싸지르는 멍청한 개들과는달랐다
오랜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손 앉아등 기본적인 명령을 이해했다
그래서 학교마치고 가게에들러서 산
불량식품이나 문어발등 군것질거리를 가져와 검둥이랑 나눠먹고
이쁜짓을 할때면 목덜미를 안아주곤했다
가끔 검둥이가 답답할까봐 하교하며 넘어오던
산으로 산책을 갔었는데
그럴때마다 개코에 바람이 들면 밥을 안먹는다 살이빠진다며
엄마께 꾸중을 듣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토요일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길에
골목앞 익숙한 트럭이 하나 보이더라
후다닥 뛰어가니 이미 검둥이를 두고 거래가 끝난 상태였다
검둥이는 개장수에게 끌려가지 않기위해
궁디를 뒤로 빼고 앞발로 필사적으로 버텼고
개장수는 아랑곳않고 검둥이를 대문앞까지 질질끌고 가더라
순간 눈물이 왈칵 났다
개를 팔지 말라고 검둥이 등에 올라타서 매달리고 싶었다
하지만 우리집에 오는 개들의 운명은 정해져있었고 내가 울고불고한다손 치더라도
학교간 사이에 사라질게 뻔했다
그리고 골을 부리면 틀림없이 퇴근하신 아버지께서 매타작할게 분명하다
개장수는 트럭위에 올라가 검둥이의 목줄을 들어올렸다
검둥이는 목이 졸렸는지 앞뒤발을 바둥거리며 허공에서 발바둥쳤고
창살속으로 들어간뒤로는 켁켁거리며 한동안 크게 기침했다
개장수는 검둥이의 목줄을 빼내 마당으로 툭하고 던지고 창살의 문을 잠궜다
그렇게 검둥이는 팔려갔다
그리고 며칠후 또다른 검둥이가 우리집으로 왔다
하지만 나는 간식을 나눠먹지도 않았고 안아주지도 않았다
사료도 챙겨주지않았고 가끔 엄마가 물갈아 주라고 시키시면
마지못해 이행했다
그럴때마다 사람이 좋아 막 장난치며 엉겨붙으려고하면
일부러 발길질하며 못오게 했다
그리고 오랜시간이 흐른지금 나는 개를 키우지 않는다
앞으로도 개를 키울 생각이 없다
결론--여대생이 벗어놓은 속옷에선 새콤달콤한 향기가 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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