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 다 팔았다.
빠롯 커스텀 한 자루 빼고.
그야말로 길고 긴 세월이었다.
처음엔 사파리 사는 것도 ㅎㄷㄷ했었지만
결국 3신기라 일컬어지는 m800, 파카51, 몽149를 모두 섭렵하고서야
아, 별거 없구나 느끼게 되어
모두 팔았다. 생각해보면 아쉽지 아니하다.
한때 피스톤 필러에 꽂힌 적이 있었으나
그것도 한두번이지, 세척 몇 번 해보다 보면 한숨만 나오더라
펠 m800은 정말 좋은 펜이다.
몽블랑 149는 내 기준으론 ef는 되어야 할 것 같다. f닙도 그렇게 두꺼웠으니.
파카51은 나는 너무 초반에 구했었다. 지금이라면 이것이 갓갓이구나 하고 썼을테지만,
그때는 아직 써보지 못한 펜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것이 최선일까? 싶은 마음에 팔아버렸다.
나는 원래부터 여러색을 사용하지 않는다. 검정 볼펜은 몇 자루고 다 썼었으나
파랑, 빨강 볼펜은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다 써본적이 없다 - 유니 스타일핏용 리필심 제외
때문에 갤럼들이 올리는 예쁜 잉크들도
처음 펜입해서 한두번 써보는 것이면 족했다.
그리고 이내 다시 방출하기를 몇 번을 반복했는지 모른다.
내 인건비도 인건비겠지만, 기본적으로 드는 돈이 장난이 아니었을테지
차라리 그 돈들 아껴서 아이패드를 샀더라면 더 나았을 거란 생각도 한다.
지금와서야 이걸 쓰면서,
참 쓰기 좋다는 생각이 들고, 나는 왜 그렇게 특정 브랜드에 집착했었나 싶기도 한다.
지금 쓰는 것은 밑에도 시필샷 올렸지만
커스턴 743 fm에 이로시주쿠 죽탄이다.
이건 좀 줄줄 세는 감이 있어서 큉크와 펠블랙을 대기시키고 있다.
하지만 CON-70을 금방 닳게 하는 잉크 흐름 덕분에
쓰는 맛이 난다. 필감도 나쁘지 않다.
잉크 리필하는 맛도 있다.
con-70을 가득 채우면 묵직해진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굴렛 아재의 영상을 참고했다.
누를 때 강하고 빠르게 누르라는 것을 참고 했더니
BAAM! BAAM!! BAAM!!!하니까 정말 공기방울 없이 충전이 되더라
그냥 이쯤에서 정리하기로 했다.
그간 얼마나 많은 펜을 사용했던가.
이제 쌓아 놓은 로디아, 로이텀, 미도리, 밀포지, 고쿠요, 모닝글로리, 옥스포드를 다 사용할 때까지
즐거운 펜 생활 해야겠다.
취미의 영역인지라 취향이 제각각 다르고, 지향점이 제각각 다르겠으나
나처럼 내 손에 딱 맞는 펜! 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해줄 수 있는 말은 그저 '직접 써보라'는 것 뿐...
그러니 돈을 많이 모으시고, 샀다가 중고로 내놓아서 손해를 보더라도 아까워하지 말고,
적어도 한 펜을 사면 보름은 써보시라는 것을 추천드리고...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은 통장을 텅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번 펜자타임 역시 그러하다. 순간 삘 받아서 15~25만원 사이의 펜을 4자루를 구매했다.
모두 사용해봤던 펜들이고, 갑자기 써보고 싶어서 구매했다.
하지만 막상 그것들을 손에 넣었을 때에는??
뭔가 알 수 없는 허무함이 몰려들었고, 모두 처분해버렸다.
잉크도 모두 처분했다.
갑자기 몰려든 자괴감과 허무함, 허전함 같은 감정들이 마구 뒤섞여서 있던 중에
어제 강의를 들을 일이 있었다. 현장 강의었는데,
샤프 쓰고 볼펜 쓰면서 문제 풀고 필기하고 설명 듣고 하다보니
아아, 학창시절부터 지금껏 쭈욱 사용했던 익숙한 녀석들이여.
요약.
샤프 볼펜 짱.
con-70 쓰면 쓸수록 잘 만든 것 같음
취미라는게 갑자기 그런 순간들이 오더라구요. 진지한 글이라 개드립은 안하겠어요ㅋㅋ 저도 지금 잉크뽕에 빠져서 이거저거 사보고 있는데 곧 님과 비슷한 행보를 이어갈 것 같아요. 그래도 한자루 남겨두신거 보면 휴덕 상태군요! 사실 볼펜이 편하고 값고 싸고 필기감도 좋은거 인정!ㅋㅋㅋ
현자추.. - dc App
휴덕이라니... 현상의 본질을 너무 잘 꿰뚫고 있군요....ㅠㅠ 사실 레알 탈펜이면 여기에서 기웃거릴일도 없죠...크흑...
샤프 펜이 종결일거라 생각하냐 ㅋㅋㅋ
이제 샤프를 질러보셔요 *^^*
개추야
휴덕은 있지만 탈덕은 없다
탈펜 하면서 고른게 743fm이라니 펜잘알 ㅇㅈㅇ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