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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소묘 배우고 연습하면서 연필 잡을 일이 많이 생겨서 이것 저것 골라서 쓰다보니까 그림 그릴 땐 루모그래프가 최고더라.
사람들이 카스텔 9000이 연필 원탑이라고 하지만 그림 그리면서부터 연필 많이 써보니까 루모그래프가 찐이다.

모든 연필 제조 회사들이 그렇듯 다 각자 경도가 차이점이 나지만 루모그래프 경도가 제일 스탠다드임.

내가 써본 연필을 나열 해 보자면: 블랙윙 펄, 소프트. 까렌다쉬 테크날로, 그라프우드. 파버 카스텔 9000. 스테들러 마스 루모그래프. 미쓰비시 하이유니.

이렇게 써 봤는데 카스텔 9000은 경도가 스탠다드에서 2단계 정도 더 연하고, 하이유니는 2단계 정도 더 진하고, 까렌다쉬도 스탠다드에 가깝지만 연필이 다른 연필들 보다 두꺼움. 두꺼움에서 나오는 무게감 그림 몇시간 그리면서 무시할 수 없더라. 각자 연필마다 다 장점도 있음.

카스텔 9000은 연필 필기감의 교과서 느낌임. 사람들이 연필로 글 적을 때, 연필을 종이에 눌러서 썼을 때 이 느낌 상상하면서 쓰는 딱 그 느낌임. 그리고 이건 H 경도에서 빛을 발함. H경도는 스탠다드랑 비슷하거든, 근데 이게 선이 그어지는 느낌이 좀 다름. 그림 그릴 때 H 밑으로 내려가면 솔직히 그땐 카스텔 씀. 내가 볼땐 연필 마니아들은 연필로 꾹꾹 눌러서 쓰는, 까끌한 건 아닌데 연필 특유의 사각한 느낌 때문에 쓰는 거라서, 그걸 찾는 거면 카스텔 9000이 완벽한 매치긴 함.

블랙윙은 경도가 다르게 표시 되어 있는데 부드러운 거 좋아하는 애들은 이거 한번 써보면 딱 "Once you go black, you never comeback" 외친다. 솔직히 연필로 글 절대 안 쓰고 연필 써야하면 샤프만 썼었는데 하도 블랙윙 찬양하는 글들이 많길래 사서 써봤다가 연필로 필기하는 거에 대한 내 고정관념이 싹다 깨졌다. 블랙윙으로 그림 그리는 사람들도 많이 봤는데 솔직히 연필 길이마다 무게감 밸런스 안 맞는 거 좀 짜치긴함. 그림 그릴 땐 이걸 길게 깎으니까 진짜 마무리 선 긋는 거 아닌 이상 잘 안쓰게 되더라. 참고로 난 펄이 블랙윙 중 원탑인듯.

까렌다쉬는 사람들이 비싸다고 후기도 별로 없던데 내 집 근처에 있는 화방에선 루모그래프, 카스텔 9000이랑 가격 차이 얼마 안나서 걍 사서 써봄. 확실히 흑연이 다르긴 하더라. 뭐라고 해야지... 선을 그을 땐 별 차이 못 느끼겠는데 색을 채우면 확실히 다른 연필들이랑 다름. 이건 써봐야 앎. 종이에 흑연 쌓아서 올라가는게 꽉 찬다고 해야하나?

루모그래프는 처음 썼을 때 이게 좋은 건가? 뭐지? 그냥 일반 문방구 연필이랑 비슷비슷 한 것 같은데... 하다가 계속 써보면 확실히 이게 좋은 연필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종이 재질을 바꿔도 제일 편차 안나고 꾸준히 느낌이 비슷하다.

하이유니는 나처럼 부드러운 거 좋아하는 사람들 환장한다. 근데 경도가 살짝 단점임. 진함으로 따지면 2단계 높은 건 맞는데 이상하게 필기감은 그 경도 필기감임... 이게 조금 짜치는 이유가 연필의 부드러움과 진함이 매치 안 돼서 사람들이 더 빨리 닳는다고 생각하는 거임. 연필은 경도가 올라가면서 서걱한 느낌은 사라지고 부드러우면서 진해지는 게 일반적인데 이게 2단계는 더 진하게 나오면서 더 부드러운데 서걱한 느낌은 아직 남아 있는게 살짝 인지 부조화 옴.

결론: 사각한 느낌, 꾹꾹 눌러서 쓰는 연필의 클래식함은 카스텔 9000. 그림은 루모그래프. 부드러운 거 좋아하면 블랙윙은 꼭 써보고, 좀 더 가벼운 마음이면 하이유니. 나는 그림 ㅈㄴ 잘그려서 연필의 가능성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다? 그라프우드 강추.


솔직히 결국엔 취향차이지 ㅋㅋ 긴글 읽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