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츠공방 수제샤프.
메루카리 알아보고 있었는데 우연히 신품을 파는 사이트를 찾아버려서 보자마자 직구때렸다.
오는데 대략 10일정도 걸림.
오는데 좀 사고가 있었는데
내가 산 샤프가 쿠바 마호가니라는 수종인데
이게 cites 2급이라 수출 금지 품목이라는거....
난 원래 로즈우드만 안되는줄 알았는데, 마호가니랑 음핑고도 원칙상 안된대.
그래서 ㅅㅂ 이거 환불도 안되고 어떡하냐 했는데 다행히도 배대지 업체에서 목록통관으로 들어오는데다 사업자도 아니고,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cites2라 해도 완제품은 예외로 처줘서 통관가능하다고 해서 결국 오늘 받음 ㅜㅜㅜ

그냥 공식 협업 펜샵에서 파는 신품이라는 정보에만 이끌려서 무늬같은거 안보고 샀는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메루카리에 올라온 다른 비슷한 급의 수종에 비해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실물 받아보고 생각이 바뀜.
이건 진짜 실물을 봐야함. 다른 우드 샤프에서 볼 수 없는 은은한 그라데이션이 있고, 표면적으로 보이는 목리보다 옅은 목리가 미세하게 있어서 사진상으로는 안보이는데, 자세히 배럴 돌려가면서 보면 홀로그램처럼 보임.
그리고 우드 소재 특성상 홈이 파여져 있는데 그 사이에 반짝이처럼 보인다. 이게 킥인듯.

필기감이야 뭐 말할것도 없고, 슬라이딩 슬리브라 일반 제도 샤프보다는 유격이 있는데, 이정도면 그래도 꽤 단단한 필기감이라 충분하다고 봄.

노크감이 끝내준다. 925 35와 알블랙에 맞먹는다.

배럴이 너무 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역시 좀 굵다. 아니, 많이 굵다. 그래도 제대로 잡는게 어려웠던 젯스 퓨몰에 비해 유선형이라 그런가 잡는건 의외로 편했다. 내가 줄곧 얇은 샤프만 써와서 적응이 필요할 것 같다.

그립감은 매우 좋았다. 전술했듯 굵은 그립이 단점일 수도 있지만 나무의 촉감과 마감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손에 닿는 면적이 넓으니 나무의 촉감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촉감은 국산 수제를 그냥 압살한다. 내가 촉감으로 고평가 했던 녹양공방 수제샤프도 그냥 압살한다. 스이공보다 훨씬 좋다. 스이공은 뭔가 불쾌한 마찰이 있었는데 얜 그런거 없다. 

그리고 아래가 굵게 생긴거에 비해 의외로 중중심. 다만 샤프가 긴편이 아니라서 체감은 크지 않는다. pg5보다 노브 하나 작은편이라 보면됨. 무게가 20그람 후반이라 어디서 주워들었는데 엄청 가볍다. 저울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스이공 정도인거 같다. 아니면 밸런스가 워낙 좋아서 체감을 아예 못했고나.

단점으로는 전술했던 두께와. 가격, 배송비 등등이 있고, 그 외에도 클립이 너무 잘 돌아가고 장력이 강해서 클립 때문에 클립 밑부분 나무가 파인다. 클립은 어지간하면 쓰지말고 건들이지 말자. 노브 유격도 없지는 않다. 근데 신형 그천, 알블랙 이런 애들과 비교하는건 실례일 수준으로 미미하다. 다만 유광 금속이라 소리가 좀 있는편.

국산 수제와 비교하자면, 일단 국산 수제가 당연히 메커니즘은 펜텔것을 쓰니까 좋을 수 밖에 없음. 다만 수제 이름값에는 좀 안어울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세츠의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음. 세츠공방 자체 메커니즘도 노크감과 유격, 심 배출면에서 상당히 우수한 성능을 보임.

나무의 가공 면에서는 이건 세츠의 압승이라고 본다. 국산 수제는 나무를 순접이나 레진같은걸로 휘감는 마감을 자주 채택하는데, 이건 나무를 썼지만 실상은 그냥 나무 문양 플라스틱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저가형은 오일 마감을 자주 쓰지만 그래도 저가형인 만큼 퀄리티가 못따라준다. 그리고 국산은 함침을 너무 많이 쓰는것도 문제. 벌 종류는 대부분 함침을 하던데 함침 안한 벌이 더 좋은거 같다. 물론 화려한 나무를 원하면 국산이 정답이다. 그러나 난 나무는 갈색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용감 면에서는 일장일단이 있다고 본다 세츠는 굵은걸 싫어하면 실사용으론 비추다. 보통 굵다고 하는 알블랙보다 훨씬 굵으며, 만년필, 형광펜보다 굵다. 잘 생각을 하고 사길 바란다. 근데 얇은 샤프만 써온 내가 만족했으니 얇은 샤프 애호가들도 한번쯤 써볼만 할 수도 있다. 촉감은 일단 세츠 압승. 메탈그립보다 이게 더 좋은거 같다. 그리고 세츠 쓰다가 좀 얇은 국산 수제 샤프 다시 쓰면 엄청 날렵하게 느껴진다. 즉 세츠는 속기에 불리하다. 빨리 쓰는 강의 필기보다는 천천히 쓰면서 암기하는 빡빡이 복습 필기에 특화된거 같다.

감성도 끝내주니까 손에서 놓기 싫다. 중독성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