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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서며 인권투쟁에 나섰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성공회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가 지난 26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과 종교계는 성명을 통해 차별을 철폐하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싸워온 그의 삶을 애도했다.
투투 대주교는 1931년 10월 7일 태어나 30세에 성공회 사제가 됐고 1986년 대주교에 임명됐다. 그는 평생을 아파르트헤이트 투쟁의 종식을 위해 나섰고,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8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에도 그는 정부를 향한 비판을 계속 이어가며 감시자로서의 소명을 다했다.
특히 그는 생의 마지막까지 기독교계의 동성애 혐오에 맞섰다. 그는 지난 2013년 케이프타운에서 진행된 유엔의 동성애자 인권보호를 위한 캠페인에 강연자로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동성애 혐오 천국엔 가지 않겠다. 미안하지만, 다른 곳에 가는 것이 훨씬 좋다.” 당시 투투 대주교의 이런 발언이 알려지자 국내 개신교 보수 매체는 “천국이 반동성애적이라면 차라리 지옥가겠다?”고 보도했다. 투투 대주교의 ‘다른 곳’이란 발언을 지옥으로 번역하며 왜곡한 것이다.
투투 대주교가 말한 다른 곳은 지옥이 아니라 천국과 하느님의 본질을 설명하기 위한 비유였다. 혐오와 차별의 천국, 혐오와 차별의 하느님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민김종훈(자캐오) 대한성공회 신부는 ‘혐오와 한국교회’라는 책에 실린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의 반대편에서 만나는 낯선 하느님’이라는 글에서 투투 대주교의 발언에 대해 “투투 대주교가 ‘동성애를 혐오하는 천국’에는 가지 않겠다고 한 건, 우리가 상상하는 지옥에 가겠다는 말이 아니다. 그는 이웃을 향한 혐오와 차별, 배제를 선택한 사람은 하느님과 반대편에 서게 되기에, 결국 천국으로 가는 길을 만날 수 없다는 성서와 교회의 가르침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확인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차별에 맞서 정의를 외쳐온 투투 대주교는 동성애 차별은 하느님의 뜻이 아니라고 굳게 믿었다. 정의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그의 믿음과 실천은 늘 변함이 없었다. 이런 그의 믿음은 오늘의 종교인들에게, 특히 동성애 혐오를 공공연히 부르짖는 보수 개신교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계기독교교회협의회(WCC)는 추모 성명을 통해 투투 대주교의 삶을 이렇게 추모했다.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에 맞선 도덕적 투쟁의 핵심 지도자였다. 그의 삶의 영향과 그의 사역은 남아공을 넘어 전 세계로 확장됐다. 또한, 아파르트헤이트가 폐지된 이후에도 모든 사람을 위한 정의를 위한 그의 헌신과 참여는 변함이 없이 이어졌다. 투투 주교의 신앙은 만인을 포용했고, 그는 기독교의 책임은 모든 사람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믿고 실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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