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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남태평양의 조그만 섬나라인 투발루의 사이먼 코페 외무장관이 바다에서 허벅지 깊이까지 다리를 담근 채 연설을 하는 모습ⓒ투발루 국영방송 캡쳐지난 11월 8일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남태평양의 조그만 섬나라 투발루의 사이먼 코페 외무장관이 바닷가에서 허벅지 깊이까지 물에 담근 채 연설을 하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코페 장관이 이런 모습으로 연설을 한 건 기후위기에 대한 대중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투발루의 현실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코페 장관은 수중 연설에서 “투발루에서 우리는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이라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면서 “우리는 수몰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10여 년 전만 해도 지구온난화가 사실인지, 해수면 상승이 실재하는지 여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질 만큼 기후변화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미온적이었다. 하지만, 이제 코페 장관의 연설이 상징하듯 몇몇 나라에선 이미 현실이 된 상태다. 이러한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벌어진 위기를 다룬 책 ‘물이 몰려온다’가 출간됐다.
이 책은 기후변화 및 해수면 상승을 ‘논쟁’의 프레임에서 다루는 시각과 명확히 선을 그으며 출발한다. “해수면 상승은 우리 시대의 핵심 사실들 가운데 하나이며, 중력과 마찬가지로 실재한다” 현재 과학계의 논의를 종합하면, 내일 당장 전 세계의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든다 해도 21세기 말까지 1미터 내지 2미터의 해수면 상승은 피할 수 없는 상태다. 지구 가열로 인한 해수면 상승은 이미 기정사실인 셈이다.
해수면 상승의 경고 수위는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 2002년에는 무려 1만 2,000년 동안 존재해 왔던 남극반도의 라르센 B 빙붕이 붕괴했으며, 10년 후인 2012년에는 그린란드 빙상의 대규모 해빙(解氷)이 발생했다. 지구 역사 40억 년을 통틀어 빙상이 갑자기 붕괴할 때마다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했던 점으로 보건대 이는 불길한 징후다. 훗날 연안 도시로 밀려올 대부분의 물이 남극과 그린란드의 빙하에서 비롯될 것이기 때문에, 기후과학자들은 이 두 가지 사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책 ‘물이 몰려온다’ⓒ북트리거더욱 심각한 문제는 해수면 상승의 진행 속도가 기후 모델의 당초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다는 점이다. 2013년 IPCC 제5차 평가 보고서는 2100년까지 해수면 상승이 최대 3피트 2인치(96.5센티미터)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이는 녹아내리는 남극 빙상의 영향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아 현실성이 부족하며, 현재는 이번 세기말께 그 2배에 달하는 6피트(1.8미터), 더 나아가 최대 9피트(2.7미터)의 해수면 상승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저자는 코앞까지 다가온 해수면 상승의 다급한 진실을 전하며, 인류가 대응 가능한 범주에도 한계가 있음을 냉정히 지적한다. “3피트와 6피트의 차이란, 곧 물에 젖었지만 사람이 살 수 있는 도시와 아예 물에 잠긴 도시와의 차이”를 의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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