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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미싱타는 여자들’, “제2의 전태일은 여자가 돼야 한다”정권 탄압에 ‘노동교실’ 지키기 위한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 오는 20일 개봉
다큐 '미싱타는 여자들' 감독과 출연진. (왼쪽부터 김정영 감독, 신순애, 임미경, 이숙희 어머니, 이혁래 감독) 2022.01.06.ⓒ김세운 기자1970년 전태일 열사가 사망한 후에도 평화시장에는 하루 15시간 이상을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었다. 그중 약 80% 여성 노동자들이었다. 12~16살 정도의 소녀 노동자들은 여자라는 이유로, 남자를 부양해야 한다는 이유로, 꿈을 접고 노동현장에 뛰어들었다. 다큐 '미싱타는 여자들'은 40년 후, 어른이 된 소녀 노동자들의 입을 통해서 열악했던 노동현장과 뜨거운 청춘의 현장을 담아내고 있다.
'미싱타는 여자들' 이혁래 감독은 6일 용산CGV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저희가 신경 쓴 부분은 1977년 9월 9일에 있었던 (청계피복노조 결사투쟁) 싸움이었다. 이 사건은 많이 알려진 사건도 아니고,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도 아니었다"며 "이 사건을 다큐로 그린다면 객관적인 실체에 접근하는 것보다, 당시 청계피복노조 분들이 어떤 마음을 가졌는지, 그 마음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어머니들이 옛날 사진을 보면서 반응하고, 동료들과 대화를 하다가 반응하기도 하고, 마지막엔 자신이 일하던 일터로 돌아가서 40년 전 자기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데, 이런 반응들에 초점을 맞춰 촬영을 진행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그는 "다큐를 만들면서 시대상을 보여주는 일반적인 사진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며 "(노동자의 삶이) 유신시대의 한 풍경으로 남지 않길 바랐다. 어떤 시대든 아름답고 치열하게 살아낸 한 분 한 분의 삶이 빛나길 바랐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 영화는 지난 2018년 1월 김정영 감독이 서울시 봉제역사관 디지털 영상 아카이빙을 위해 진행한 봉제 노동자 32인의 구술 생애사 인터뷰에서 처음 시작됐다. 이야기 취합을 위해서 현장 미싱사들을 만난 김 감독은 70년대 '청계피복노동조합' 출신의 두 사람을 만나게 됐고, 70년대 평화시장의 여성 노동자들에 관한 영화 제작을 결심하게 됐다. 이 감독은 2019년에 합류했다.
다큐 '미싱타는 여자들' 한 장면.ⓒ스틸컷 이미지다큐에 출연한 신순애·임미경·이숙희 어머니는 다큐에 출연하게 된 계기와 소감에 대해서 밝혔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이야기지만, 혹독했던 시절을 다시 떠올려야 하는 일이었기에 몇몇 어머니들은 선뜻 출연을 결정하기 어려웠다.
임미경 씨는 "다큐를 찍겠다고 감독님이 오셨을 때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옛날 일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게 싫었다"며 "그런데 우리 딸이 '엄마! 남의 일은 사람들이 신경 쓰지 않으니까 한 번 해봐'라고 말했다. 그 말에 용기를 내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순애 씨는 "김 감독이 영화를 만든다고 해서 제가 얼마든지 도와줄 수 있다고 했다. 대신 나는 13살 여공의 삶을 책으로 썼으니, 뒷전에서 도와주겠다고 했다"며 "다른 친구들이 앞으로 나와주길 바랐다. 근데 내 생각과 다르게 내가 주인공이 돼서 한편으론 두렵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론 당시 함께 했던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숙희 씨는 "인터뷰를 하고 찍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가볍게 시작했다"며 "근데 중간에 이혁래 감독이 들어오면서 여러 가지 다른 것을 같이 하게 됐다. 이렇게 다큐가 힘든 거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큐 '미싱타는 여자들' 한 장면.ⓒ스틸컷 이미지
1970년대 여성 노동자가 떠올리는
노동환경
다큐 속엔 여공·시다로 일했던 어머니들의 과거가 드러난다. 환기가 잘 안 되는 작업 환경과 근로기준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노동 시간 등 여성 노동자들이 겪어야 했던 어려움이 스크린을 채운다.
이숙희 씨는 "당시 평화시장 노동상황은 다 알 것이다. 하루 15~16시간씩 작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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