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대신 중국 크레딧으로 자금 이동
낮은 인플레이션·정책 영향력, 분산 투자 매력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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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 채권이 새로운 안전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막대한 국내 유동성을 바탕으로 중국 채권 시장이 주요국 대비 우수한 성과를 기록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지수에 따르면 올해 위안화 표시 우량 채권(국채 및 회사채 포함)은 약 1.1%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주요 글로벌 채권 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를 나타냈다. 중국 우량 발행자의 달러 표시 채권 역시 같은 기간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와 국채를 웃도는 수익률을 보였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약 51조 달러(약 7경 원)에 달하는 중국 내 예금이 있다. 이는 미국·유럽연합·일본 은행 시스템의 예금을 합친 규모를 넘어선다. 민간 신용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은행들은 대출 대신 채권 투자 비중을 확대하며 우량 채권에 대한 구조적인 수요를 형성하고 있다.
트린 응우옌(Trinh Nguyen) 나틱시스 아시아 신흥시장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과잉 유동성이 고품질 중국 신용자산으로 재순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당국이 미 국채 보유 축소를 유도하면서 금융기관들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자국 기업의 달러 표시 채권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흐름이다.
전쟁 국면에서도 중국 금융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주식과 위안화는 주요국 대비 변동성이 제한적이었으며, 이는 투자자 신뢰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대규모 전략 비축유와 빠르게 확대되는 재생에너지 투자 역시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레이 주(Lei Zhu)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아시아 채권 책임자는 "글로벌 자금이 방어적 자산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중국 투자등급 채권이 주요 포트폴리오 구성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며 "단기 트레이딩 대상이 아닌 구조적 분산 투자 수단으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낮은 인플레이션 환경과 국영기업 중심의 발행 구조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소다. 여기에 기록적인 무역 흑자로 확보된 달러 유동성이 채권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수급 측면에서도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과거 부동산 시장 부진으로 인해 형성됐던 중국 자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점차 완화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중국 투자등급 달러 채권의 평균 스프레드는 약 53bp로, 미국 우량 회사채 대비 약 26bp 낮은 수준까지 축소됐다. 이는 과거 10년간 중국 채권이 미국 대비 프리미엄을 형성했던 흐름과는 정반대다.
다만 향후 시장 흐름은 중동 정세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경기 둔화 압력으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며 이는 채권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에너지 가격 상승이 공급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경우 현재의 저금리 환경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린 송 아이엔지은행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10년간 약 4% 성장하는 경제에서 10년물 국채 금리가 2% 이하에 머무르는 것은 지속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채권 시장은 글로벌 자산과의 낮은 상관관계와 정책 중심의 가격 결정 구조를 바탕으로 변동성 헤지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훌리오 칼레가리 제이피모건 자산운용 아시아 채권 최고투자책임자는 "중국 금리는 독자적인 흐름을 보이며 분산 투자 측면에서 유의미한 대안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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