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함은 자족함이며 밟힌다는 것은 다시 살아난다는 것
오욕이 많은 삶이었습니다
다시 살아난다는 것은 고통을 딛고 일어난다는 것
고통스럽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
슬픔이 많은 삶이었습니다
나빌레라 꽃잎은 파멸의 전조이며 부서지는 꽃가루의 산란은 탄생의 시작이니
저로 하여금 즈려 밟음은 비참한 말로의 생명일 것입니다
밟힘이 많은 삶이었습니다
즈려 밟힌 바닥 속에서 더럽혀진 생명의 가죽은 오늘도 덕지덕지 묻은 먼지를 털어냅니다
눈에 비친 삶은 고통과 절규 뿐이니 살아갈 힘을 얻지 못 하옵니다
살아갈 힘을 잃은 삶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숨은 쉬고 배는 고픕니다 물은 마시고 싶고 잠은 옵니다
나라는 것은 어쩌면 태어남의 고독이며 고독은 나 자신을 보호하는 것일까요
밥을 먹고 물을 마십니다 잠을 잡니다
죽은 듯이 찾아오는 적막과 떠오르는 뇌리의 기억은 절 괴롭힙니다
괴로움이 많은 삶이었습니다
견뎌내어도 흉진 상처는 쓰라리고 아파옵니다
그럼에도 살아갑니다 나라는 존재의 끝자락이 어디인지
난 행복해도 되는 존재인지 확인해보고 싶습니다
나아가는 삶이었습니다
그런 것이 삶이었습니다
주르르 빠는 스나갤러의 최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