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근간을 흔드는 암덩어리가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 암덩어리는 더 깊숙이 침투하여 죽음만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 이 공포, 아니 이 혐오스럽기 짝이 없는 존재들은 하나의 공통된 생각과 목적을 가지고, 우리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광활한 공간을 마치 자신들 앞마당마냥 휘젓고 다니고 있습니다. 하늘을 메꾸고도 남을 군단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방어가 고작입니다. 우리는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서 이들에게 '타이라니드'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그들에게 우리는 그저 먹잇감일 뿐입니다.


- 인퀴지터 체박


은하계 동부 외곽, Tyran이라는 제국의 입장에서는 자그마하고 보잘 것 없는 행성이 사라질 때에는 제국은 거들떠도보지 않던 생명체들이 있었다. 그들의 존재는 제국 상부에 보고되었으나, 수많은 외계종의 위협 중 단 하나로 취급되었고 곧 다른 업무에 밀려 그에 대한 자세한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자세한 조사가 이루어졌을 때도 이를 제국 외부의 위협으로 취급했을 뿐, 전혀 내부의 위협으로 취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이전에부터 존재했으며 제국 곳곳의 하이브 시티에도 암약을 하고 있다. 어쩔 때는 인간의 모습으로, 어쩔 때는 외계종의 모습으로, 어쩔 때는 반반의 모습으로.


오르도 제노스 소속의 인퀴지터들은 이 독특한 기생형 외계 위협을 진스틸러라 명명하였으며, 이를 박멸하기 위해 제국 은하를 동분서주하고 있다. 어뎁투스 아르비테스의 협조로 곧곧의 하이브 시티에서는 진스틸러에 대한 감시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곧 오르도 제노스와의 공동 조사로 제국 상부에 보고되고 조금의 제국 상부의 결정, 대부분은 인퀴지터의 재량으로 주변부의 인간들과 함께 "소탕"되었다.


이러한 경계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행성들은 대부분 진스틸러들에게 멸망당하거나, 타이라니드 함대의 도착과 함께 깨끗하게 무기물만 가득한 광물으로 남게 되었다. 그 자체로 워프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다니는 그들의 군체 의식, 하이브 마인드 때문에 구조 신호도 보내지 못하였기에 대부분의 인퀴지터들은 그들의 방향에 있는 행성들에게서 연락이 끊긴다면 대략적으로 일어난 상황을 직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요새 진스틸러들의 준동은 없었다. 아니, 타이라니드의 침공도 사라졌다. 설마 진스틸러에 대해 인류의 신체가 항체를 만들어낸 것인가? 아니면 하이브 마인드가 진스틸러를 쓸모 없는 공작이라 판단하고 포기한 것인가? 대체 그 많은 줄기의 타이라니드 함선들은 어디로 간 것인가? 수많은 의문이 콘클라베에서 제기되었지만, 아무도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 대답은 홀리 테라에 주거하는 제임스 론야 James Ronyar가 해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는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는 제국의 일개 시민일 뿐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정체성은 오래 전부터 그를 괴롭혀왔으며, 현재까지도 자신의 생활에 걸림돌이 되고 있었다. 그의 부모들은 외부 성계에서 힘들게 테라로 이민을 온 자들이었다. 어마어마한 거금을 들여서 테라에 주거지를 마련했지만, 이 황량한 고딕 메트로폴리스에서 새로운 삶을 찾기는 커녕 그들은 살해당했다. 바로 인퀴지터들에게.


그의 부모들은 진스틸러들이었다.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져, 뇌의 기형을 제외하고서는 전혀 구분할 수 없는 신세대. 심지어 그들의 목표조차 다르다. 원래라면 진스틸러들끼리 준동을 일으키며 새로운 종교를 포교했어야하지만, 그들은 그러한 의지가 생기지 않았다. 그들조차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들의 이전 세대 또한 그들을 이해를 하지 못했어 내분까지 일어났을 정도이다. 신세대 진스틸러들의 유일한 목표는 딱 하나다. 테라로의 이주. 덕분에 수많은 순례자로서 테라는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었으며, 황제교 인사들은 이를 신-황제의 축복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들이 맞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곧 알 수 있을 것이다. 타이라니드의 수많은 함대는 그들의 신호를 좇아서 테라로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진스틸러들은 그들의 정체도, 그들이 어떤 것을 기준으로 오고 있는 지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그들은 바로 머리가 터져버렸으니까. 덕분에 진스틸러들은 존재 자체가 해가 됨을 매일같이 황제에게 참회의 기도를 올려서 회개하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D-Day가 도래했다. 테라의 우주는 기괴하게 뒤틀린 타이라닉 생체 함선들과 인류 제국의 수많은 크루져들 간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으며 하늘은 대공포, 하이드라 대공전차 등의 포탄이 수를 놓고 있었다. 신세대 진스틸러들은 갑작스레 어마어마한 고통을 느끼며 몸의 주도권을 하이브 마인드에 넘기게 되었으며, 테크프리스트, 임페리얼 가드 등으로 복무하던 자들이 하이브 마인드를 외치면서 황궁에 침투하였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수십억의 진스틸러들이 달려들었음에도 한줌의 커스토디언 가드들과 임페리얼 피스트 군단에게 쓸려나갔으며, 타이라니드의 생체함선들에서 타이런트 가드, 하이브 타이런트, 바이오 타이탄들이 잔뜩 내려오고서야 가까스로 그들은 황궁의 정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그마저도 쿠스토데스에게 조각나며 사라졌지만 결국 선택받은 몇몇의 특수부대는 삼엄한 경비와 수호병들을 제치고서 백골이 드러난 황제의 반-시체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선택받은 몇몇의 특수부대의 리더는 James Ronyar였다. 그는 제 앞에 서 있는 과거 위인, 아니 신의 앞에서 고개를 조아렸다. 그리고 하이브 마인드가 말하고자하는 바를 그대로 전달하기 시작했다.


"일어나거라, 황제. 하이브 마인드의 용기에 대해서 말하러 왔네"


그제서야 제임스 론야는 제 자신이 진정 누구인지 기억해내었다. 그 또한 영속자였다. 센세이를 만난 적이 있는. 그런데 그의 머릿속을 휘젓고 있는 자는 바로 센세이, 황제의 자식들이었다. 그들은 황제를 구하기 위해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고, 하이브 마인드와 타이라니드 라는 존재들로 거듭났다. 그들의 유일한 목적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유기물과 유전물질의 힘을 빌어, 황제를 되살리는 것. 황제의 영적 형체와 센세이들의 오랜 논의 끝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그리고 반백골이된 황제는 곧 특수부대가 들고온 가벼운 변종 노른퀸에 의해 조작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황제는 다시 태어났다. 전신이 빛나는 황금빛의 존재로서... 그는 그의 권능으로 테라의 모든 인간들을 무릎 꿇리고 하이브 마인드, 아니 센세이들과 론야의 후퇴로를 열었다. 무릎 꿇려진 인간들을 타이라니드는 건들지 않고 조용히 하늘의 생체함선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센세이들은 이제 외은하로 나아가 제국의 은하에 위협이 되는 외계종들을 집어삼키며 평생을 보낼 것이다. 그들은 일생을 다 바쳐 그러기로 맹세하였다.


"안타까운 황제, 그는 언제까지 자신을 몰아붙여 인류에 희생할 셈인가?"


하지만 황제는 미소를 지으며 한 마디를 하였다.


"가 짐, 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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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알파카를 보고 화를 푸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