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주는 세상 사람들이 망상이라고 부르는 진우의 주장에 대해 일일이 묻지 않는다. 희주에게 중요한 건 진우가 하고 있는 게임이 위험하다는 것이지, 왜 위험한지 논리나 증명에는 관심이 없다. 희주가 논리적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희주에게는 게임하는 진우가 말이 되느냐 안 되느냐보다 진우 그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선호를 포함한 제이원 사람들이 모두 진우에게 증명을 요구할 때 희주는 오직 진우가 죽을 건지 살 건지, 살아있다면 괜찮은지만 생각했다.
희주는 서비서가 죽었다는 걸 알게 되자마자 진우가 죽으러 들어갔다는 선호의 말에 근거나 증명 따위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하감옥에 사람을 보냈다. 살아있다는 소식에 할머니에게 안겨서 아이처럼 한참을 울었다. 아마도 진우는 희주가 진우를 위해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절반도 채 알지 못할 것이다.
그라나다 병원 영안실에서 희주가 보고 들은 건 궁지에 몰릴 때로 몰린 진우의 처지였다. 희주는 진우에게 걱정되니 제발 연락 좀 달라는 문자를 보내면서 보고 싶다는 말을 덧붙일지 말지 고민한다. 위태로운 진우를 두고 마음이 급해지다 보니 솔직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직진을 결심한다. 아픈 눈물과 짧은 망설임 끝에 그 말을 함께 보낸다. 보고 싶다는 고백이 통했던 걸까. 진우는 내내 전화를 받지 않다가 희주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온다. 희주는 세주를 못 찾았다는 진우에게 눈물을 흘리며 그만하라고 이제 제발 쉬라고, 세주는 내가 찾겠다고 애원한다. 그건 희주가 진우의 말을 믿고 안 믿고의 문제가 아니라, 뭐가 됐건 희주는 지금 진우가 세주를 찾는 일 때문에 망가지는 걸 마음 아파서 더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가 애인 사이라도 되나?"
그라나다에서 돌아오자마자 진우를 찾은 희주에게 진우는 선 긋기에 들어간다. 제발 전화 좀 달라고, 보고 싶다고 문자 메세지 보내는 희주의 마음이 무엇인지, 그동안 희주와 진우 사이에 무슨 감정이 오고 가고 있는지 모를 만큼 진우는 어리지도 어리석지도 않다. 하지만 진우는 자기가 추락한 바닥에 희주까지 끌어들일 마음이 없다. 걱정했다, 보고 싶었다, 다른 말로는 여러 번 희주에게 고백해 놓고선 입 밖으로 소리 내서 사랑한단 말 한 적 없다고 그걸 무기 삼아 날카롭게 희주를 밀어낸다. 우리가 애인 사이라도 되냐고. 하지만 희주는 진우의 날 선 말에 쉽게 속아 주지 않는다. 대신, 진우가 그라나다를 떠나던 날의 아픈 기억을 끄집어 내며 방어에 나선다. 진우 때문에 작년 생일도 망쳤다며 자꾸 밀어내려고 하는 진우를 버텨낸다.
"갑자기 떠난다고 해서 기차역에 쫓아가느라고, 그거 모르셨죠... 아무것도 모르시죠?"
어떻게 하면 모를까. 기차역에서 진우를 찾아 헤매던 희주의 모습은 진우의 심장에 그대로 박혀 버렸는데, 세주를 찾아야 한다는 숙제도 안 해 놓고 가 보고 싶을 만큼 희주를 그리워했는데, 거짓과 변명의 눈물에 지쳐 있었을 때 진우가 없는 곳에서 진우를 위해 울어주던 그날의 희주를 진우가 어떻게 모를까. 그래도 진우는 열심히 시치미를 뗀다. 그라나다를 떠나던 그날처럼 숙소에서 희주를 밀어낸다. 하지만 희주는 두 번 실수는 할 생각이 없다. 희주의 진심은 진우에게 늘 강하다. 결국, 진우가 진다.
" 왜 그렇게 봐요?"
못된 말도 안 통하고 예전처럼 민다고 쉽게 밀리지도 않고, 진우는 희주를 어떻게 해야 하나 심사가 복잡했을 것이다. 그래도 추운 겨울날 국밥 한 그릇의 온기처럼, 희주는 차가운 바닥까지 추락해 얼어붙어 있던 진우의 영혼을 사르르 녹이기 시작했다. 진우 말 없다고 투덜대다가 혼자 애인 요청을 했다가 철회를 했다가 사랑스러운 희주 덕에, 농담도 나오고 진우가 웃는다. 정훈이가 죽고 정말 간만에 짓는 미소였을 것이다.
미소는 오래가지 못했다. 바닥까지 추락했다고 생각했던 진우에게 거기가 바닥이 아님을 알려주는 선호의 전화는 진우에게 떠날 것을 충고했다. 진우는 선택해야 했다. 도망갈 것인가. 맞설 것인가. 진우는 고개를 돌려 차 안에 앉아 있는 희주를 바라본다. 1년 전 그라나다에서처럼 최악의 순간에 늘 옆에 있어 주었던 희주. 비가 내리자 우산을 들고 달려오는 희주는 1년 전 진우가 최악의 상황에서 겁먹어 도망쳤던 그 기차역을 떠올리게 한다. 희주의 생일을 망쳐 놓고 희주를 두고 도망치던 그 순간을 소환한다. 하지만 1년 전 그날과 달리 진우를 숙소에 혼자 두고 나가지 않았던 희주처럼 진우도 1년 전 그라나다와는 다른 선택을 꿈꾼다.
게임을 세상 모두에게 공개해서 직접 보게 하면 누구나 안 믿을 수 없다는 걸 몰라서 진우가 홀로 고군분투 중인 게 아니다. 모두를 지키기 위해 증명을 안 하고 있는 상황에서 증명 없이도 진우를 믿어주는 단 한 사람을, 진우는 지금껏 간절히 원했다. 진우는 가족이라 믿었던 사람들도, 친구도, 회사도 모두가 다 진우에게 돌아서는 상황을 말하며 희주에게 아직도 나를 믿냐고 묻는다. 증거 따지지 않고 진우의 안위만 생각했던 것처럼 희주는 지금 진우에게 필요한 게 뭔지만 생각한다. 당연히 희주는 진우를 믿는다. 그게 진우에게 현재 필요한 거니까 믿어 주는 것이다. 누구라도 이성적으로는 진우의 말이 믿기 어렵다는 건 진우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주가 진우를 믿는다면 그건 진우의 말이 아니라 진우라는 사람을 믿는 것이고 그건 명백히 감정의 영역이다. 진우가 희주에게 날 믿는다는 걸 증명해 보라고 했을 때는 그건 희주의 감정을 묻는 것이다.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는 데도 불구하고 나를 믿는지, 그래도 나를 사랑할 수 있는지.
"그걸 어떻게 증명을 해요?"
"모르겠어요? 어떻게 증명하는 건지?"
감정을 증명하는 방법은 하나다. 표현하는 것.
진우는 지팡이를 잡고 있던 손을 놓고 희주의 허리를 감싸 안는다. 다가가 희주에게 키스하기 시작하는 진우. 한 번의 브레이크 타임 이후 키스의 농도는 더 진해진다. 희주는 겨우 붙들고 있었던 우산을 마침내 손에서 놓아 버린다. 바닥에 펴진 채 우산이 거꾸로 굴러 넘어가는 동안에도 진한 키스는 계속 이어진다. 진우는 사랑한다는 말도 매번 다른 말로 표현하더니 날 사랑하냐는 질문도 다른 말로 물었다. 키스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하는 희주에게 진우가 가르쳐주는 정답이다.
증명 없이 진우를 믿어 주는 단 한 사람을 얻은 진우는 이제 차교수에게 세상이 원하는 증명을 해 주기로 마음먹었다. 진우는 할 만큼 했다. 살아 남아 세상을 납득시키는 건 이제, 차교수 차례다.
글좋다 잘 읽었어
탁월하다
리뷰읽으니 진우 희주 마음이 더 애틋하게 다가온다 좋은리뷰 항상 ㄱㅅㄱㅅ - dc App
으흥으아ㅏㅓㅏㅢㅏ어ㅏㅓㅣㅏㅓ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리뷰존좋
리뷰 정말 좋다ㅜㅜㅜㅜㅜㅜㅜㅜㅜ
리뷰대박ㅜㅜ
리뷰 정독했네 ㄱㅅㄱㅅ
진우는 사랑한다는 말도 매번 다른 말로 표현하더니 날 사랑하냐는 질문도 다른 말로 물었다//구구절절 공감이지만 이거 정말 딱 진우다ㅜㅜ
선개추후감상
리뷰좋다 ㄱㅈㄱㅈ - dc App
존경합니다.
와 무릎꿇고 읽음
리뷰 너무 좋다ㅠㅠㅠㅠ 진우와 희주의 맘이 더 잘 와닿아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나를 믿는지 그래도 나를 사랑할 수 있는지 ㅠㅠ 증명해보라던 ㄱ진우의 마음 ㅠㅠ리뷰 쩔어 - dc App
좋다ㅜㅜ
감정을 증명하는 방법은 하나다. 표현하는 것.// 구구절절 감동
오..... 대박
고퀄리뷰 ㄱㅅㄱㅅ
와 개쩔어 ㅠㅠㅠㅠㅠㅠㅠㅠ
증명 없이 진우를 믿어 주는 단 한 사람을 얻은 진우는 이제 차교수에게 세상이 원하는 증명을 해 주기로 마음먹었다.....이부분 쩐다
222222222
작가님? 고퀄 ㄱㅅ
대박 ㅠㅠㅠㅠㅠㅜㅜㅠㅠ 쩐다 ㅜㅜㅜㅜㅜㅜㅜ
송작보다 더 잘쓰는듯 리뷰 ㅎㄷㄷ하다
리뷰 너무 좋아ㅠㅠ - dc App
와 진우와 희주의 감정과 생각이 다 전달된다 공감 백배다.
정독하고 또 정독하면서 울컥한다 ㅠㅠ 마법커플의 느리지만 천천히 희며들고 결국은 서로를 향해 다가가는 멜로 서사 내가 진짜 못놓겠다 ㅠㅠㅠ - dc App
개추 100개 주고싶다ㅜㅜ
크으 기립박수
아 둘의 절절한 감정이 느껴진다.ㅠㅠ
너무좋은리뷰다..고맙다
크으ㅠㅠㅠㅠ
리뷰 읽으니 울컥하네..
추추추
내가 느낀 그대로 텍스트로 표현해줬네 고마워ㅜㅜ
리뷰 좋다..ㄱㅅㄱㅅ
글 잘썼다....
진짜 대박 리뷰!!!! 나도 쓰니처럼 멋진 댓 남기고 싶지만 고작 표현은 이것뿐. 희주의 진우에 대한 맘이 넘 잘 느껴진다
글 잘쓴다 개부럽
리뷰 대박
울컥해 ㅠ ㅠ
글보면 진우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나서 내맘인양 아프네ㅠㅠ 요즘 갤이 너무 갤갤댄다 내 유일한 행복인데 - dc App
리뷰 너무 잘읽었다 너님 짱이다
그래 맞아 이거지.
너셋 쵝오다
나같이 뭔가 놓치는 부분을 하나하나 풀어주는 리뷰다ㅠㅠㅠ 둘의 멜로에 그래서 못헤어남
작가도 알아채지 못한 부분을 이글을 읽고 무릎을 칠노릇이다.다음 리뷰도 본방만큼 기대하고 있을께ㅋ - dc App
매번 감탄한다
와 리뷰 최고다 ㅠㅠ 리뷰 보는데 눈물나
안올라오나 기다렸어 고마워
리뷰 존좋 - dc App
ㄷㅂ 좋다
감동하면서 읽었음
몰릴 때로(x) 몰릴대로(ㅇ) 리뷰 정말 감사할 만큼 좋다ㅠㅠ
눈물날뻔 개추 백개주고 싶다
감동ㅠㅠ - dc App
우와 오늘 하루의 끝에 이글 읽은게 얼마나 다행인지 싶을만큼 내용 좋다 ㄱㅅㄱㅅ - dc App
ㅜㅜㅜㅜㅜㅜ
너무 좋다 - dc App
우와..너님 진심 존경한다 작가 보다 더 멋지시다
너무 좋은 리뷰 그저 감사ㅠ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