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글 쓰기 전에 밝히자면 본인은 갤 분위기 여론 잘 모르겠음

드라마 볼 때 실시간으로 보는 편이면 갤 달리고 뒷북으로 보면 혼자 조용히 감상하다가 나중에 반응 어땠나 몰아서 찾아보는 편인데

스카이캐슬은 종영하기 전에 디시 외부 커뮤에서 영업 당해서 달리게 되었음

그래서 혼자 감상문 끼적일 곳 찾다가 그나마 갤와서 쓰는게 낫겠다 생각하고 적어 봄

갤분위기도 파악 못 했고 여긴 공지에 갤가도 안 보여서 내가 생각하는 바를 솔직히 써볼 생각임



김주영 - 명문가를 택하는 건 본성


강한 자를 따르고 약한 자를 버리는 교육관을 지녔는데 이기는 싸움에만 배팅하는 안전주의자임

극상위권 엘리트 중에서도 본인 케어에 편한 아이들을 선택하고 자기 커리어에 100%라는 확률을 만들어냄

대신 맡은 바 의무는 철저하고 확실하게 책임져주는 프로의식도 동시에 지님


스카이캐슬의 모든 캐릭터가 그러하듯 입체적인 면모를 지녔는데 비겁하진 않으면서 기만적임

영재 아버지와의 만남에서 도망갈 수 있으면서 도망가지 않고 받아주었고 영재에게 칼 맞을 뻔한 위기를 겪고도 신고하지 않았음

또한 입시 트레이너들에게 그들의 입지를 객관화시키는 대사를 많이 함


이건 본인 책임과 할 도리, 직업윤리를 안다는 뜻인데 김주영은 분명 자신의 도덕적 결점에 대해 자기객관화가 잘 되어있는 사람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서의 경쟁심을 부추기는데 혜나를 이용하는 폭력적 교육관을 고수하고 그런 교육관에서 자라난 아이의 결말은 좋지 못하다는 걸 분명 알면서도 침묵함


자신은 '선생'이 아니고 '코디'라는 입지에서 그래도 된다는 사고를 확신하고 있는건지 합리화하고 있는건지는 모르겠음

워낙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라..

개인적으로는 자낳괴 교육관 대표주자라고 생각함



한서진 - 명문가를 만드는 건 정성


내 아이에게 '입시'를 위한 최고의 환경을 만들어주겠다는 강남 스타일 교육관을 지녔는데 다행이도 딸인 예서가 이 스타일과 궁합이 잘 맞음

최대 인풋이 최대 아웃풋 뽑아낼거라 믿고 인풋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음

아이의 자존감과 자신감은 잘 키워주는 대신 배려없고 이기적인 자녀로 키우기 좋은 전형인데 본인 자체가 딸들의 사회성을 그리 중요한 순위에 두지 않는 느낌임


속물적이고 권위적인 전형이긴 하나 스카이캐슬에서 살아남기에 적격한 인물이라는 건 틀림없음

서열의식에 확고하고 권력판이 돌아가는 태에 능동적이라 아군이면 든든하고 적이면 제일 고달픈 타입임


그래도 융통성 없이 자녀에게 책상머리 공부만 고집하는 전형은 아니라고 생각됨

둘째인 예빈이에게는 바이올린이든 승마든 이것저것 시켜보고 공부를 택하라고 말하는 거라

딸이 공부 외에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가 있다면 그 분야에 아낌없는 투자를 해줄 용의가 충분히 있어보임

물론 이건 첫째인 예서가 본인의 꿈을 이루어 줄거기 때문에 나오는 여유일 순 있지만...


교육관에 아이가 '입시'가 아닌 '인생'을 살기에 적절한 인성 교육을 추가하면 완벽할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음

하지만 본인 자체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은 인생에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예서나 예빈이에게 도덕성이나 사회성의 중요도를 가르칠 수 '없는' 인간임

잘못은 사과하고 반성하기보다 덮는 쪽을, 약점은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보다 지우는 쪽을 택하는 인간상이기 때문에

예빈이가 앞으로도 무슨 잘못을 일으켜도 덮어줄 인물.

이런 경우엔 딸들이 알아서 자신의 인성을 키워나갈 수밖에 없음. 그걸 알려주지 못하는 부모 밑에서 크고 있기 때문임.



노승혜 - 명문가를 지키는 건 명성


사실 스카이 캐슬에서 가장 밸런스 좋고 이상적인 교육관을 지녔으나 교육 주도권은 전부 남편에게 빼앗긴 상태라 아무리 좋은 교육관을 지니고 있어도 펼치질 못함

그나마 스터디룸 변화시킨 건 작중에서 성장이라면 성장인 부분

본인부터가 물질적 가치보다는 정신적 가치를 좇는 가치관을 지녔고 아이의 경험이나 감수성을 존중해줄지 아는 좋은 엄마임


하지만 교육관이 아무리 좋아봤자 그걸 제대로 서포트 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자녀를 올바른 교육 환경에서 육성하지를 못함

경쟁력은 아이의 교육 권한을 전적으로 틀어쥔 한서진에게 밀리고 그렇다고 해서 이수임처럼 아이를 완전하게 믿고 방목하지도 못하는 타입임


기본적으로 유한 인성과 명문 집안 자제다운 교양을 지녔으나 권력이 약하기 때문에 사실상 본인이 교육 주도권을 완전히 잡을 때까지는 무소용함

아이들이 의지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닌 보호해줘야할 의무감을 느끼게 만드는 상대라는 점에서 양육자로서 나약함



진진희 - 명문가를 따르는 건 극성


뚜렷한 교육관이 있기보다는 대세에 따름

줏대 없는 성향은 아들도 물려받았는지 아니면 이 집안의 내력인지 아들 역시도 예빈이에게 잘 휘둘림

스파르타식으로 아이를 몰아붙이는 명주만큼은 모질지 못하고 그렇다고 해서 아이에게 철저한 가두리 양식을 만들어주는 한서진 같은 타입도 아님


확실한 건 권력복종형 인간이고 정치 관계에 고착화된 인간이라 이수임식 교육관은 불가능하다는 거임

아들이 힘든 걸 보면 마음이 약해지면서도 앞서가는 다른 집안을 보면서 조급함을 느끼는 지극히 인간적이면서 속물적인 인간상임

자신의 부족함을, 남편의 부족함을, 아들의 부족함을 인지하고는 있기 때문에 일단은 타인의 교육관을 좇음



이수임 - 명문가를 이루는 건 인성


아이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고 믿어주고 눈높이에 맞춰주는 방목형 교육관을 지님

다행이도 이 집 역시 운이 좋은 건 아들인 우주가 부모와 궁합이 잘 맞음

좋게 말하면 존중형 방목이라고는 하나 성취욕이나 목표를 향해 달리는 추진력이 약한 자녀를 두었을 경우에는 이 교육관이 과연 옳은가 반문해 봐야함


본인 자체가 인성이나 사회성, 불의를 좌시하지 않으려는 정의감을 중시하는 가치관

때때로는 이 가치관이 현사회에서 중시하는 가치들(타인과 거리두기, 사생활 존중, 가정의 독립성)과의 충돌이 일어나고 무례할 때가 있음


보육원에서 남편과 부모 구분 없이 자랐다는 가정환경답게 타인에게 편견 없고 솔직하고 따뜻한 편이나

자신이 관여할 이유가 없는 타인의 가치관이나 생활 환경에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을 주입하려드는 행동이 간혹 보임


예를 들면 무례를 당했다면 우주와 본인만 독서토론에서 빠져도 되는 일을 굳이 다른 아이들을 생각한다는 이유로 투표까지 붙이고 폐지시킨다거나

남의 집 아이의 도둑질을 목격했다면 아이에게 주의를 주고 그 집 어머니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알릴 수 있는 일을 굳이 아이를 끌고가 엄마 노릇을 하며 사과를 시킨다거나

당사자들의 동의도 없이 남의 집 가정사를 소설로 만들려고 시도해서 고발하려고 한다거나...

이런 류의 행동들은 타인을 쉽게 성가시고 피곤하게 만들면서도 타인에게 자신의 교육관이나 가치관을 고취시키려는 태도임


(심지어 오래 교류한 것도 아닌) 이웃집 아줌마로서 남의 아이를 자기 방식대로 훈육할 자격이 있는가

아무리 소설이라 할지라도 타인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보이는 건 당사자들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은가

하지만 이수임은 이런 고뇌를 그리 깊게 하지 않음

결과적으로 자신이 정의롭다 믿는 가치를 실현시키는데 중점을 둠


사회적으로 훈육권이 맡겨진 대상이(부모, 선생님, 보호자 등) 아닌 이상 함부로 타인의 인생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행동은 위험할 수 있음

관심과 무례는 종이 한 장 차이인데

이수임이 갈등을 겪는 이유는 스카이캐슬 분위기와 안 맞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굳이 그들의 생활반경을 개입하려 들기 때문

자상하지만 배려에 맺고 끊음에 담백한 남편과는 다르게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면이 있음


교육관보다도 캐릭터적인 문제를 지적하자면 이수임은 자신을 둘러싼 모든 환경에 행운이 깃들었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과하게 나선다는 거임

아들을 거저 키웠다고 본인 입으로 말할 정도로 우주는 자기주도성이 뛰어난 아이였음

하지만 장래 목적의식이 뚜렷하지 않은 예빈이가 이수임식 교육을 받는다고 우주처럼 될까? 집중력이 약하고 줏대가 없는 수한이는?

사랑이 가득한 아이로 키울 수 있다는 건 좋겠지만 애정만 받고 자란 아이가 스카이 캐슬 같은 환경에서 있는 그대로 존중 받으며 살아남을 수는 있을까?


방목해도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하는 아이가 있고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잡아줘야하는 아이가 있는 법임

이수임은 이런 남의 집 사정에 따른 편차를 고려 안함

일단 아이들이 너무 가엾다는 이유로 다른 집안의 일에 쉽게 개입하고 봄


얼핏 보면 좋은 교육관이라고 비춰질 수 있지만

결국 아이들 장래에 책임방향은 그집 부모에게로 돌아감. 그러므로 이수임은 그들의 인생에 관여할 자격도 권한도 없음

그런 이유에서 이수임의 캐릭터는 인정 많으면서도 위선적이고, 이타적이면서도 자기중심적임

결국은 자신이 사는 환경에서 자신의 가치관에 위배되는 불편한 일들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뜻대로 처리하는 인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