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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지역에 국립 무형유산원이라는 데가 있는데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 문화의 날마다 무료 공연을 하더라고 난 이런데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근데 이번달에 하는 공연이 띠용? 잠비나이인거야. 우리나라보다 해외 공연을 더 많이 하는 국위선양 밴드를 우리 고장에서, 그것도 무료로! 보게될줄은 상상도 못했어

포붕이긴한데 사실 포스트락 별로 안듣거든. 시규어로스, 모과이, 슬린트, 익스플로젼인더스카이 정도 좋게 듣고 잠비나이는 음원으로 들을 때는 별로 감흥없었어서 기대를 별로 안하고 갔어 팬도 아니고, 오늘 하루종일 시달리기도 했고.

앉아서 기다리는데 생각보다 관객들이 어르신들이 많더라. 분명 국악 공연으로 알고 오신 분들이 대부분이었을 것 같은데 혹시나 첫 곡 듣고 나가버리시는거 아닌가 걱정되더라고

오늘 셋리스트는
소멸의 시간
Echo of creation
사상의 지평선
검은 빛은 붉은 빛으로
그대가 잃어버린 그 모든 것들을 위하여
그들은 말이 없다
온다
Connection

앵콜
그레이스 켈리

이케 했는데 난 포스트락, 슈게이징 공연을 별로 안 다녀버릇해서 첫 곡인 ‘소멸의 시간’ 할 때 생각보다 음압이랑 노이즈가 강하더라고. 적응이 안되서 ‘아 ㅅㅂ 괜히왔나’ 이생각 들었거든? 곡 끝나고도 반응도 뜨뜻미지근하고. 서로 참 무안하더라.

근데 두번째 곡부터 귀가 좀 익는거야. 이제 슬슬 다른 악기 소리들도 귀에 들어오고. 모든 곡마다 거문고랑 해금이 꼭 들어가는데 밴드 사운드에 적절하게 잘 어울리더라. 보컬이 기타 치다말고 피리, 태평소 불어제끼는데 오묘하게 노이즈처럼 들려서 신기했고. 후반에 절정까지 와다다 달리다가 딱 멈출 때, 그 카타르시스라고 해야하나? 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가 힘이 쭉 빠지는 기분. 이래서 포스트락 공연 보러 다니는 건가 싶더라. 관객들도 박수도 쳐주고 슬슬 반응 오더라 막 곡까지 가면서 소리도 질러주고 박수소리도 점점 커지고 ㅋㅋㅋ 잠비나이도 기분 좋아 보였어

내 옆에 앉은 어떤 아저씨는 부부간이서 왔는데, 나보다 더 머리도 흔들고 리듬도 타면서 즐기시더라고. 멋있더라구.

잠비나이 수록곡들을 별로 안 들어봐서 어떤 노래가 좋고 별로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는데, 그냥 라이브로 보니까 음원으로 들을때랑 완전 다르고 몸에 전율이 쫙 끼치는 기분이었어.

아 그리고, 생각도 못했는데 막곡 하고나서 무수한 앵콜 요청이 ㅋㅋㅋㅋ. 잠비나이도 들어가다가 벙쪄서 나오면서 고맙다고 하는 데 괜히 감동이더라. 그렇게 앵콜곡 듣고 택시타고 집에 왔어.

이상 포붕이의 잠비나이 내한공연 후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