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FT 시대 도래 이후 올림푸스는 펜 시리즈를 세 가지로나 쪼개놨다.

기본인 펜, 거기서 소형화를 시킨 펜 라이트, 또 거기서 소형화를 또 시킨 펜 미니.

펜 시리즈의 최초이자 올림마포 최초의 기종이었던 E-P1은 과거 올림의 영광의 시절 아이템이었던 필름 카메라 PEN-F을 현대 미러리스 디자인으로 해석하며 룩딸 하나는 기가 막히게 해놓은 기종이다.

덕분에 뭐 펜 시리즈가 꾸준히 나오고 디사갤의 머스트잇템인 펜엪도 나오고 하고 그랬으니 펜 시리즈 쓰는 디사갤러들은 모두 E-P1에게 큰 절을 올리는 게 어떨까?

E-P1의 후속기인 E-P2가 반년 조금 지나서 나오고 또 그 반년 이후 펜 시리즈의 새로운 가지가 출시되었다. 바로 E-PL1.

펜 라이트 시리즈의 최초 모델인 E-PL1은 기존 펜 시리즈의 첫 작인 E-P1이 필름펜엪을 모티브로 따와 리디자인 했다면 E-PL1은 초기 마포 출범 시절 목업 형태인 렌즈교환식 똑딱이의 모습과 흡사했다. 외형부터 재질, 색감 모두 그 시절 똑딱이 카메라의 틀딱스러운 레드와인 컬러라던가 특유의 광택 나는 플라스틱 재질까지.

아무튼 펜 라인업을 펜 / 펜 라이트로 가려나보다 싶더만 E-P3의 발표와 함께 펜 미니 시리즈를 하나 또 뱉어낸다. E-PM1이 출시된 것(이때 E-PL3도 같이 나왔다).

E-P3는 당시만 해도 올림 마포 플래그십이었다. 사실 동 시기에 나온 E-PL3보다 후달리는 부분도 있었지만 뭐 그 정도야 눈 감아줄 수 있을 것이다. 펜과 펜 라이트가 올림 마포 상위급에서 아웅다웅하는 스펙으로 나왔으니 진정한 엔트리 모델이 필요했을 것, 이 펜 미니의 출시에 대한 본인 추측.

이 시기까지만 봐도 올림이 얼마나 경박단소 애미친 수준인지 알겠지? 옆동네 파나소닉은 11년 중순까지만 해도 GH2 / G3 / GF3 으로 벌써 3트랙 체재를 돌리는데 그것도 영상 특화 플래그십 / 메인스트림 중급기 / 벽돌형 엔트리로 좀 정리를 잘 했다(반년 후 GX의 출시는 좀 뜬금없지만 그것도 수요가 있긴 했으니).

그런데 우리 올림은 P3 / PL3 / PM1(New!) 조합을 들고 왔는데 모두 벽돌형 플래그십 / 벽돌형 메인스트림(플래그십 보다 좋은 점도 있음) / 벽돌형 엔트리(덕분에 기능 빼서 더 작아짐) 이라니 RF 못 쓰고 뒤진 사람이 올림 본사 옥상에서 투신이라도 한 건지... OM-D 시리즈의 시초인 E-M5는 12월 초에 처음 나왔다.

옴디 얘기는 필요 없고 아무튼 펜 미니는 PM1, PM2 두 개 내고 망했다. 애초에 펜 라이트로도 충분히 엔트리급의 디자인, 접근성이 가능한데 굳이 거기서 줄여봤자 한계가 있는 펜 미니를 왜 사? 틸트 액정까지 빼서 셀카도 안 된다.

뭐 그래서 펜 시리즈가 P3에서 다음작 P5를 내는 동안 2년이 걸렸고, 펜 라이트도 PL5와 PL6를 같은 기간 사이에 내놓는다. PL6는 옆글이라 패스하고 PL5와 P5는 꽤 괄목할만한 성능으로 나온다.

P3 - PL5 - P5로 이어지는 상급기 라인업은 P6의 기대치의 상승을 유발했지만 펜 시리즈에서 넘버링 붙이고 나오는 건 P5가 마지막이었다. 어차피 펜이든 펜 라이트든 최신 기종이 일짱 먹을거면 디자인 차이도 없는데 굳이 투 트랙을 할 이유가 없겠지? 마찬가지로 펜 시리즈도 P5를 끝으로 사라졌다(3년 후 마포펜엪이 나오긴 하지만 특수한 케이스니까).

결국 야심차게 펜으로 쓰리트랙 마포 라인업을 꾸리려던 올림은 오히려 지금 와선 옴디 쓰리 트랙에 펜 라이트 오직 한 시리즈만으로 마포를 굴리는 요상한 일을 겪게 되는 거지.

아무튼 펜과 펜 라이트가 흡수통합된 덕분에 오히려 펜 라이트의 디자인은 더 까리하게 나오게 된다. P5부터 마빡에 특유의 올림푸스 로고 글씨 대신 얇은 타자기 글씨체로 OLYMPUS PEN이라는 문구(필름펜엪의 그 글씨)를 박고 나오게 되는데 이는 흡수통합 이후 첫 펜 라이트 작품인 E-PL7부터 꾸준히 펜 라이트(및 마포펜엪)에 유지된다. 펜엪의 복각을 모토로 나온 펜 시리즈를 흡수했다는 의미겠지.

즉, 현대의 펜 라이트는 사실상 과거 펜 시리즈라고 봐도 무방하다. 초창기 펜 라이트의 모습은 이제 찾는 게 더 힘든 지경까지 왔으니. 그리고 E-PL9 부터 완전 이 통합에 쐐기를 박게 되는데

PL9 부터는 모델 풀네임에 Lite가 들어가지 않는다.

이젠 모델명에만 남아버린 Lite를 위해 1분씩만 추모를 하는 게 어떨까?

팁) 출처는 나무위키
팁2) 사실 이 글은 저 포서드 사이트 보고 끄적인
팁3) 그래도 펜이 이쁘긴 해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