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대회 한다길래 내가 좋아하는데 아무도 몰라서 슬펐던 힙스터 게임 하나 소개하러 왔다.

리뷰할 게임은 늑대인간 마을에서 탈출이라는 퍼즐 어드벤처 게임이다.


이거다. 게임이 아니라 책으로 보인다면 정상이다.
급식 아닌 중붕이라면 어렸을 때 게임북이란 걸 해본 적이 있을 거다.
급식이라도 대부분 뭔지는 알 거라고 생각하지만 혹시 게임북이 뭔지 모르는 급식 중붕이가 있을까봐 설명하자면

이런 거다. 책의 지시나 선택지에 따라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하는 게임 책. 중간중간에는 퍼즐도 나오는데, 그런 경우에는 퍼즐을 풀면 나오는 해답 숫자의 페이지로 가면 된다.
당연하지만 책의 지시 없이 아무 페이지나 들춰보면서 다음 내용을 미리 보는 건 반칙이다.


스마트폰은 고사하고 컴퓨터랑 휴대용 게임기에 밀려서 멸종한 구시대의 유물이지만 나름 옛날에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보니 틀딱들 추억팔이용으로 현대에도 가끔 나온다.

이것도 그 중 하나인데, 그냥 틀딱 추억팔이용이라고 넘기기에는 퀄리티가 상당하다.


도입부는 탐정 주인공이 편지를 한 장 받는 걸로 시작한다.
자기네 외딴 마을에 늑대인간이 있으니 찾아달라는 내용이다.


마을사람 중에는 늑대인간 외에도 괴도, 무녀, 미치광이 넷이 정체를 숨기고 숨어있다.

보고 눈치챈 사람도 있을텐데, 이 게임 스토리의 모티브는 타뷸라의 늑대라는 보드게임이다. 마피아 게임에다 직업 이것저것 쳐넣고 카드 몇 개 넣어서 돈 받고 팔아먹은 창렬겜.

일본에서는 왠지 이게 원래 이름보다 인랑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는데, 꽤 유명한지 이렇게 스토리 모티브를 따왔다.


용의자 목록이다. 총 16명이다. 하면서 누가 누군지 헷갈릴 것 같지만 하다보면 다 외워지진 않고 헷갈린다 씨발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해보면 책에 동봉된 신문을 읽고 지도에서 원하는 곳을 골라서 찾아가라고 한다. 여기서 책 부속품들을 좀 보여주자면


이렇게 책에 지도, 책갈피, 수사시트가 동봉되어 있다. 그리고 수사시트를 펴보면


이렇게 시트가 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단서를 얻으면 그 단서의 지시 번호를 여기다 쓰고, 그 단서들의 번호를 전부 합하면 다음 날로 진행이 되는 식이다.

난 여기 직접 쓰는 건 아까워서 공책에 써서 했다. 아마 이거 하는 놈 중에 반 쯤은 그러지 않을까 싶다.

수사 시트 뒷면에는 이런 신문이 들어있다.
편지를 보낸 의뢰인이 뒤졌고, 또 마을과 외부를 잇는 다리가 끊어졌다고 한다.

이런 내용에서 의뢰인 안 뒤지는 거 본 적이 없고
이런 마을 다리가 안 끊어지는 거 본 적이 없다.



지도에는 장소마다 숫자가 쓰여 있다. 저 숫자의 페이지로 가면 그 장소를 방문할 수 있다.



지도를 보고 호텔을 방문해봤다.
혹시 이-글을 보면서 왜 게임이 아니라 보드게임을 리뷰하고 있냐 하고 불편한 놈이 있었다면 보도록. 고전 어드벤처 게임을 좋아한다면 보고 흥미가 좀 동할 거다. 사이베리아 같은 고전 어드벤처 게임의 냄새가 난다.

그럼 반대로, 이걸 왜 게임으로 안 만들고 책으로 냈냐! 그냥 처음에만 좀 신기하지 틀딱 추억팔이 말고는 아무 의미도 없지 않냐! 하고 불편한 놈들도 있을텐데



이 책갈피를 이용한 퍼즐 트릭과


이 수상하게 생긴 책커버와 커버 벗긴 책표지를 잠깐 보도록.
제작진들이 책 실물이 가지는 특성과 실물 컴포넌트를 모조리 활용해서 퍼즐로 만들었다.


처음에는 그냥저냥 무난하지만 하다보면 점점 난이도가 올라가서 좆같은 퍼즐 기믹들이 나오고, 존나 좆같아서 답 찾으려고 검색해보면 책이 존나 안 팔린데다 제작진이 답 유출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해놔서 답도 안 돌아다닌다.

별로 안 어려운데 니가 멍청해서 괜히 그러는 거 아니냐 싶다면 저기 위에 인스타식 자랑 사진마냥 슬쩍 나오게 찍어놓은 물건을 보고 오도록.


좆같은 퍼즐들 다 풀어가면서 엔딩 보는데는 며칠 정도 걸린다. 시간으로는 안 세어봐서 모르겠지만 아마 15시간 이상 정도일 거다.


어찌저찌 좆같은 퍼즐들 꾸역꾸역 다 풀어서 엔딩까지 가보면 엔딩 페이지는 책에 없다. 대신 책에 쓰여 있는 링크로 들어가서 5일차 번호 합계를 쓰고 늑대인간을 지목하면 엔딩 페이지가 뜬다.
하다가 빡쳐서 중간에 그냥 엔딩페이지 찾아보고 던지는 거 막으려고 이렇게 만든 모양이다.






좋아하는 게임이고 퀄도 좋은데 아무도 몰라서 슬픈데, 이거 보고 꼴리는 놈 있으면 한번 사서 해줬으면 좋겠다. 추리물 좋아하는 놈이나 고전 어드벤처 게임 좋아하는 놈이면 해볼만할 거다.

후속작으로 쌍둥이섬의 탈출이라는 책도 있는데 이건 나도 아직 안해봐서 모르겠다. 혹시 해본 놈 있으면 어떤지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