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네빌, 이 신전의 비밀만 풀어내면, 우린 부자가 된다 이 말이지?"


"그렇다니까" 네빌은 귀찮다는듯이 대답했다.


"몫은 공평하게 나누는 거, 맞죠?" 사라가 네빌의 어깨를 쿡쿡 찔렀다.


"난 보물에는 관심 없어. 내 몫까지 너희들이 가져가"

"네빌, 그러면 왜 이런 모험을 시작한 건데?" 루이스가 물었다.


"난 고대의 힘, 그걸 찾으러 왔을 뿐이야"


"뭐, 우리가 널 따라서 수많은 유적을 누비면서 그 소릴 수천번 들은건 알지?"


"같은 대답 들을거 알면서 왜 물어요?" 에리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 힘, 나도 참 궁금하네. 대체 무슨 힘이길래 대장이 저렇게 집착하는지 " 리암이 씨익 웃었다.


"왜그렇게 대장을 의심해? 여태껏 대장 덕분에 챙긴 보물이 얼만데?" 사라의 발랄한 웃음소리가 긴장을 깨뜨렸다.




또각. 또각. 신전에 네빌의 일행들의 발자국 소리가 울려퍼진다. 왠지 모를 음산한 기운이 신전에 깔려있었다. 사라와 에리는 어깨를 움츠리고 루이스와 폴로의 뒤에 매미처럼 붙어있었다. 회랑에는 해골 몇구가 널부러져 있었다. 아마도 보물을 위해 목숨을 걸은 우리같은 자들이었겠지. 루이스가 생각했다. 일행은 계속 걸었다. 새까만 바위에 각인된 고문이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에 관한 소문은 탐험을 떠나기 전 마을 사람들에게 들어 익히 알고 있었다.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살아돌아 나오지 않은 곳. 여러 탐험가가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목숨만 잃었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이미 네빌의 일행에게는 시덥잖은 옛날이야기일 뿐이었다. 저런 전설이 전해지는 수많은 유적과 무덤이 네빌의 일행에 의해 파헤쳐졌기 때문이었다.



"뭔가가 있는 것 같은데..." 폴로가 중얼거렸다.



에리는 갑자기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멈춰서서 회랑을 천천히 훑어보았다.



"콰드득"



갑작스런 소리에 네빌의 일행 모두가 동시에 뒤돌아보았다. 칠흑 같은 어둠만이 계속되었다. 아무런 빛도 느낄 수가 없었다. 네빌 일행의 횃불이 밝히는 조그만 곳과 빼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무슨 ㅇ..."


"조용히해!" 폴로가 사라의 입을 틀어막았다.


"모두 무기를 들어" 네빌이 말했다. 그리고는 가방에서 노란색 구체를 꺼냈다.


"그게 뭐야?"

"태양구다"


네빌은 태양구에 횃불을 갖다대었다. 순간 섬광이 빛나며 태양구에서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밝은 빛이 터져나왔다. 그러다 빛이 점점 사그라들며 넓은 회랑을 밝힐 만한 빛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네빌은 태양구를 등불에다 집어넣고는 검을 뽑아들었다. 수천개의 눈동자가 네빌의 일행을 둘러싸고 노려보고 있었다.



"이런 시발... 저것들 대체 뭐야?" 루이스가 소리질렀다.


"악마.... 악마들이다! 어서 뛰어!" 네빌이 뛰기 시작했다.


"뭐? 젠장!"



네빌이 뛰기 시작하자, 일행은 네빌을 따라 뛰기 시작했다. 일행을 둘러싸고 있던 악마들도 일행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쏴! 폴로! 쏘라고!"


"탕! 탕!" 폴로의 총에서 불이 뿜어져나왔다. "시발! 이게 뭐하는 짓이야!"


"됐어! 여기야! 여기가 신전이라고!" 네빌이 소리쳤다.


"어서 열어!" 폴로가 소리쳤다.



네빌은 신전의 문에 그려져있는 고문을 더듬거리며 살펴보기 시작했다.



"힘을...원하는 자.... 전사.... 목숨.... 바치다...? 무슨소리지...."


"놈들이 온다! 루이스, 폴로! 검을 뽑아들어!"


"네빌! 어떻게 좀 해봐요! 여기서 죽을 순 없잖아요!" 사라가 네빌에게 울부짖었다.


"그래.... 이거야! 폴로와 리암을 이리 오라고해!"


"뭐? 네빌! 무슨소리야?" 루이스가 검으로 악마를 베어넘기며 소리쳤다.

"녀석들이 필요해! 어서!"

"젠장! 내가 막고 있을테니 어서 가 봐!"


"루이스! 조금만 버텨!" 리암이 소리쳤다.


"우리가 어떡하면 되는데?"


"됐어"


"크르르릉"


"열린다!"



폴로와 리암이 네빌에게 달려오자 신전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루이스! 빨리 와!" 에리가 소리쳤다.


"먼저 가! 따라갈 테니까!"


"안돼요! 같이 가야돼요!" 순간 네빌이 에리의 팔을 잡아끌었다.


"어서 들어가야돼!"

"무슨 소리에요? 루이스를 버리자는 거에요?"

"녀석이 죽어야 신전이 활성화 된단말이야!"

"....뭐라구요?.. 이거 놔요!" 에리는 자신의 손목을 잡은 네빌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네빌은 에리를 잡아끌고 신전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루이스! 루이스! 안돼!"


"뭐? 잠깐! 에리, 네빌! 기다려!" 루이스가 뒤를 돌아보더니 소리치며 달려오지만, 쾅 하고 육중한 석문이 닫히자, 루이스의 절규는 끊겨버렸다.




"허억...허억...." 에리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이...이 개새끼가!" 리암이 네빌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잡았다. "여긴 대체 뭐하는 곳이야? 보물이 있긴 한거냐고? 무슨 보물이길래 악마들이 신전을 지키는거야?"

"보물을 얻고 살아나가고 싶으면, 내 말을 듣는게 좋을텐데?" 네빌이 리암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루이스를... 루이스를 버리다니, 당신 제정신이야?" 에리가 울부짖었다.


"어쩔 수 없었어. 녀석이 죽어야 신전이 활성화된단말이다!"


"뭐? 그게 무슨 소리야?" 폴로가 소리쳤다.


"자! 자! 여러분! 진정해요. 우선, 우리가 살아나가려면 힘을 합쳐야 한다구요. 우선, 네빌의 말을 듣는게 어때요? 우리, 죽을뻔 한 위기도 대장 덕분에 살아서 탈출한 적 많잖아요? 안그래요?" 사라가 말했다.


"시원찮은 보물이라면, 가만 안둘 줄 알아" 폴로가 네빌을 노려보며 말했다.


"걱정 말라고. 내 장담하지.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건, 실로 엄청난 것이니까" 네빌은 신전 중앙에 있는 석단에 다가갔다. 그리고는 벽에 적힌 고문들을 천천히 살펴보았다.





"어이, 네빌, 여기가 네가 찾아 헤메던 그 사원 맞는거야?" 폴로가 말했다.


"아마도 그런 것 같군"


"기대되는군, 대장이 매번 보물도 포기하고 찾아헤매던 곳이 여기라니. 뭐가 기다리고 있을려나?"


"폴로, 너는 저기 서라."


"갑자기?... 여기 서면 되나?"


"그래"


"사라, 너는 저기 끝에 서라"


"알았어 대장"

"에리, 사라의 옆에 서라"

에리는 인상을 찌푸리며 네빌을 노려보더니 이내 네빌의 말대로 그림이 그려진 조그마한 석판 위에 섰다.


"리암, 남은 석판 위에 서라"

"이게 뭐하는 짓인지 설명이라도 좀 해주지?" 리암이 중얼거렸다.


"됐어. 거기 가만히 서있어"



네빌은 말을 마치고는 다시 돌아거서 제단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Hic, illic 'enim aliquis stans test"


"뭐라는거야?" 폴로가 에리에게 말했다.


"나도 몰라... 라틴어 같은데..."


"사제가 라틴어도 몰라?"

"초기 라틴어는 나도 몰라! 미사에서도 쓰지 않는다고"


"Et implebun manu mam et ex ipso prostitu, latrone, fues, et sacedotes vobiso"


"Quoim ultio irae meae, praebueris robore tuo"


"에리, 정말 모르겠어? 저녀석이 뭐라 하는지"


"Quod diaboli de belle......... Halpas. Quaeso hercle factum"




"잠깐.... Diaboli de belle .....Halpas....Halpas??" 에리가 곰곰히 생각하더니 표정이 굳기 시작했다.

"그게 뭔데?


"대장... 된거에요?" 네빌이 말을 끝내자 사라가 입을 열었다.


"잠깐... 왜..왜이러지?" 리암이 소리쳤다.


"몸...몸이 안움직여!"


"대장...? 대장?"



네빌이 뒤돌아서 일행들을 바라보았다. "보물 같은건 없다"



"우으억!" 에리가 피를 토했다. "컥....커흐윽..."

"에리! 안돼! 네빌! 무슨 짓을 한 거야?" 리암이 울부짖었다.


"대장...저희 괜찮은거 맞죠? 그렇죠?"


"으아아아악!" 폴로가 고통에 몸부림쳤다.


"네빌! 이게 뭐야! 어떻게 된거야!"


"소...소환... 네빌은 우릴 바쳐서 소환... 하는거야..." 에리가 힘겹게 고개를 들어 리암을 바라보며 말했다.


"뭘 소환한다는건데?" 리암이 소리쳤다.


"하늘에계신우리아버지여이름이거룩히여김을받으시오며나라가임하시오며뜻이하늘에서이루어진것같이땅에서도...." 에리가 피를 흘리며 중얼거렸다


"내 팔! 내 팔! 으아아아악!" 폴로가 울부짖었다.


"앞이.. 앞이안보여! 살려줘!... 엄마... 엄마!" 사라의 눈이 썩어들어가고있었다.

"하늘에계신우리아버지...하늘에계신우리아버지...하늘에계신우리아버지...하늘에계신.....하..하늘... 어...어억....컥...."



에리가 몸을 떨더니 에리의 몸이 서서히 찢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석판에 새겨진 그림에 빨려 들어가 하나가 되었다. 온데간데없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리암이 에리가 있던 자리에 손을 뻗자 자신의 눈과 입에서 붉은 피가 뿜어져나왔다.


"에리! 에리! 으아아아악! 아아아악!" 리암은 산 채로 불타는 것처럼 끔찍한 비명을 질렀다.

"네빌...너... 너 이새끼....대체... 대체 정체가 뭐야?"









".......나는 서던왕국의 열 세번째 왕자. 한스 웨스터가드다"








































"이제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