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제목을 정하고 나니까 슬퍼집니다. 피카츄털의 10년전 운동일지가 공개됐을 때 천하의 웃음거리가 됐습니다. 3대 650 언제들었는지 가물가물하다는 사람의 운동일지하고는 너무 거리가 멀어서... 다들 '코치님 허약하다.' '코치님 나약하다.' 코치님 보충제 못드시겠네' 기타 등등... 한바탕 웃음으로 조리돌림의 장이 열렸다지요. 저는 조금 슬펐습니다. 일종의 자기연민에 공감까지 느꼈을정도로 피카츄털의 상황에 감정이입이 됐습니다. 그 시절 피카츄털 뿐만 아니라 저를 포함해 많은 삽저씨들의 운동일지가 딱 그 모양이었습니다.
백스쾃 메인세트 : 131kg x 5, 4(f) 실패
OHP 메인세트 : 59kg x 3, 3 (f) 실패 실패 실패의 연속...!
5개를 고집하며 어떻게든 갯수를 채우려고 몸을 비트는게 느껴지는 숫자들. "강백호 프로젝트"를 따라가고 있는게 분명했습니다.
5x5에는 여러 바리에이션이 있지만 당시 삽저씨들은 일명 "강백호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불린, 맛스타드림이 커스텀한 버젼을 따랐습니다. SAP에 연재된 글이라 웹검색으로도 내용을 쉽게 확인할 수 있고 불후의 명저 "남자는 힘이다(구.매.하.라.애.송.이.)"에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일단 큰 맥락은 5x5인데 발전 단계를 5개 페이즈로 나누고 최종 5기에 진입하면 메인세트가 5회1세트 (즉, 정확한 5RM)이 되도록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삽저씨들의 삽질은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첫번째 삽질 - 지나치게 높은 TM 설정
삽저씨들은 다들 시작부터 5RM을 집어넣고 했습니다. Rep Max = AMRAP. RPE10(!)을 느낄 법한 무게를 가지고 루틴을 시작했습니다. 세트간 휴식 3-4분 정도로 회복될 수 있는 중량이 아니죠. 그런데 다들 했습니다. 그 시절의 맛대형께서 설파하신 시대정신이 "빡쎔"이라 무모한 아저씨들은 진짜 빡쎄게 달렸습니다. 처음 몇번은 그럭저럭 버틸 수 있었겠지요. 그러나 금방 오버트레이닝 상태에 진입했고 CNS잠기고, 중량 정체 시작되고 결국엔 피카츄털의 운동일지 같은 양상이 나타납니다. 5개 채우고 싶은데 실패! 채워야 하는데 ... 실패...!
남자는 힘이다에 수록된 프리레핀 차트
당시 삽저씨들이 참고하던 피로도 관리 측정도구로는 프리레핀차트가 유일했습니다. 현재 파붕이들이 쓰는 INOL계산식의 베이스가 되는 통계자료 입니다. 그런데 삽저씨들이 다들 바보들은 아니었는데 다들 저렇게 무식한 중량설정을 한 데에는 차트와 현실사이의 미묘한 괴리가 존재해서 였습니다. 사람들은 다들 TM이라는 개념을 몰랐거든요. 그냥 PR을 기준으로 차트에 대입해보고 "이 정도는 버틸 수 있데! 버텨야 한데!" 하고 그랬습니다. 경험해본 누군가가 자세히 알려주지 않으면 5% 정도의 괴리율은 자신의 터프함을 믿고(개저씨들 특유의 내가 낸데!! 정신...)무리한 시도를 하게 되는겁니다. 5%꽤 크거든요. PR이 150kg만 되어도 7kg차이 입니다. 그걸 5회씩 여러세트.. 누적되면 차이가 엄청나게 벌어지는데 다들 겪어본적이 없으니 몰랐던 겁니다.
이제 다 지나간 일이지만 솔직히 말해서 강초프든 텍메든 매드카우든 5x5기반 루틴에 처음 넣어야 되는 중량은 "7-8rm수준의 무게"입니다.
NSCA 반복수 상관계수 표
어, 잠깐만 7-8rm이면 맞습니다. NSCA에서 "근비대 최적화 구간"을 보는 무게입니다. 대략 1rm의 70%선. 그래서 지난글에 언급했지만 5x5는 순수근력발달 루틴이라고 하기엔 다소 '어중간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근비대용 중량을 RPE8정도의 반복수에 끊되, 여러세트 반복해 총볼륨을 늘리는 것. 25회 반복수를 완주하려면 굉장히 근비대스러운 느낌으로 실시해야 합니다.
이게 굉장히 낯설었습니다. 당시 5x5를 처음 접한 삽저씨들이 사실 시쳇말로 '노베'는 아니었거든요. 대개 머슬앤 피트니스나 맨즈헬스 꽤 읽어보고, 나름 동네 헬스장에서 머신이랑 덤벨갖고 강제반복이니 드롭셋이니, 펌핑과 작열감이니 맛본적은 있는 사람들이었어요. 그런 사람들에게 5x5는 너무 낯설었습니다. 그래서 5x5하면서 펌핑되고 작열감 오고 그러면 '너무 가벼운 무게로 잘못했다, 우리가 하려는건 지금 보디빌딩이 아닌데' 라면서 무게를 더 올리곤 했습니다.
그 결과 두번째 삽질로 이어집니다.
두번째 삽질 - 피킹(peaking)만 하다 끝났다.
지나치게 무거운 출발지점은 빠른 정체기로 이어집니다. 금새 5x5완주는 고사하고 메인세트에서 5+5+4.....3.......2....... 하는 식으로 한계를 드러내게 됩니다. 이 상황에서 여러가지 대응책이 있는데 (어센딩/디센딩 세트를 통해 목표로한 총 볼륨 달성하기, 디로딩으로 들어가기, TM깎고 되돌아가기)당시 맛스타드림이 설파한건 "메인세트를 점차 줄여나가 최종적으로 5회반복 1세트" 에 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세트수와 반복수는 줄어들고 단 1세트, 5회만 반복하는 메인세트는 자신의 정확한 5RM에 근접하게 된다... 결국 무엇이냐... 파붕이들의 용어로 '피킹(peaking)'에 가까워지는 겁니다.
볼륨 = 총 운동량 = 중량x반복수x세트수 = 부피
밑변 = 중량, 윗변 = 반복수, 높이 = 세트수
운동량이 많다 = 고볼륨 = 정육면체에 가까운 느낌 (근비대)
운동밀도가 높다 = 고중량 = 단면적은 넓고 높이는 낮은 판 (피킹)
하지만 이런 피킹 단계는 1년 내내 유지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매 워크아웃마다 3RM이나 5RM같은 중량만 치다보면 결국 신경계가 다 타버리겠지요. 피킹이란 자신의 PR측정일이나 시합일 직전에 1~3주 정도 짧게 가져가며 고중량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방법이지 데일리 워크아웃 방법이 아닙니다. 근데 삽저씨들은.. 강백호 프로젝트에서 페이즈5라고 기술된 그 단계(피킹단계)에 도달한 뒤 계속 거기서 머물렀습니다. 피카츄털의 운동일지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실패'의 연속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딱 첫번째 싸이클을 마치고 선형증가가 한차례 막한 초보자 수준에서 전진들을 못하고 벽에 막힌 것처럼 제자리를 돌게 됐습니다.
세번째 삽질 - 디로딩? 그게 뭔가요?
더이상 워크아웃의 밀도(강도)를 올리는 피킹도 불가능해지고 중량도 정체에 도달했다, 그러면 파붕이들은 무엇을 합니까? 디로딩을 합니다. 1주일에서 2주일 정도 사람마다 기간과 방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아예 쉬는 사람도 있고 유산소만 하는 사람도 있고 PR의 50% 중량으로만 반복하는 사람도 있고 아무튼 몸이 회복될 때까지 쉬다가 '요오시 PR이다!' 싶은 날이 오면 탄수화물 꾹꾹 눌러 뱃속에 채우고 카페인, 베타알라니, 시트룰린 뭐 이것저것 몸에 들이부은 뒤 PR을 재러 갑니다. PR갱신에 성공하면 흥겨운 마음으로 TM을 갱신해 늘어난 중량으로 새로운 사이클을 시작하고 실패 했으면 머리를 감싸쥐고 뭐가 문제였는지 복기하고... 근데 삽저씨들은 말입니다... 안했어요. 디로딩은 아예, 안했어요.
"1차 선형증가가 막히면 디로딩 후 TM을 깎고 새로운 주기를 시작한다." 라는 개념이 당시 삽저씨들 사이에선 없었습니다. 왜냐구요? 당시 강백호 프로젝트에서 페이즈5 다음엔 주2회, 최종적으로는 주1회정도로도 운동은 충분하다면서 디로딩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거든요. 디로딩 들은 적도 배운 적도 없습니다. 그냥 주1회에서 2회정도, 자신의 5RM을 시도하고 그러다 깔리고... 손상된 몸으로 아직 완전한 회복이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다시 같은 중량에 도전 도전 도전 실패실패실패 무한반복.
무리한 TM설정, 피킹만 하는 삶, 디로딩의 부재. 앞서 언급한 삽저씨들의 이 세가지 삽질은 다음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주기화에 대한 몰이해" 선형적 중량증가는 빠르면 두세달이면 끝나고 아무리 잠재력이 충분한 인재, 시작점이 낮은 초보라도 1년을 넘기는 경우가 극히 드뭅니다. 결국 선형증가 프로그램이라 할지라도 중량설정이든, 운동종류 선정이든 변화를 필요로하는 새로운 주기가 도입되어야 할텐데 그 땐 그런거 모르고 살았습니다. 어느 정도 수준이었느냐...
이 아조씨가 디씨짬이 좀 되는 관계로 옛날옜날 아주 머언 옛날 헬갤에 화석수들이 살아 움직이던 시절도 좀 겪어봤거든요. 두억시니, 코끼리다리, 닥스, 만디, Pio, 뭐 이런 사람들 그 시절에는 꿀팁이라면서 운동 끝나면 포도주스에 유청타먹고 그랬어요. 그게 미친 짓이야 싶겠지만 사실입니다. 그 때 영문웹에서 운동후 단당류(glucos)섭취를 통해 회복을 도와야 한다는 거 누가 이상하게 오역을 했는지 단당류=글루코스=포도당=포도주스(어??) 이런 식으로 와전되어서 '포도주스가 가장 리커버리에 좋다더라'는 카더라 때문에 운동 끝나고 포도주스랑 옵티멈 섞어서 마시는 사람들 나오고 그랬어요... (저는 아닙니다. 진짜 저는 아님) 아예 건강원에서 포도즙 박스떼기로 사놓고 먹는 고닉들도 있었고... 주기화에 대한 이해도 딱 그런 수준이었습니다. 당시 인터넷에서 '고중량 저반복 = 벌킹루틴, 저중량 고반복 = 커팅루틴, 주기화 = 커팅과 벌킹을 번갈아 하는 것' 이딴 소리를 진지하게 믿는 사람들 투성이였어요.
여러분 고중량 치지 마세요 체질이라는게 변합니다
좍좍 갈라지는 잔근육 얻고 싶으면 저중량 고오오반복하세요!!
지금은 지나가던 파붕이 하나를 잡고 랜덤으로 물어봐도 "싱글즈는 근비대 효과가 적어서 피킹 도중엔 총볼륨이 줄어들어 근육량이 다소 감소할 수도 있습니다" "블록주기화는 일정기간 근비대/스피드/기술훈련/고중량 등으로 운동 목적이 나누어져 있는 것으로 대표적인 예로 저거너트를 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동시적 주기화란 근비대/스피드/기술훈련/고중량 적응등 각기 목적이 상이한 운동을 요일등을 정해 돌아가면서 실시하는 것으로 웨사바에서 주로 실시합니다" 이런 대답이 딱딱 나올거라 이겁니다. 근데 그시절엔 헬갤러들 수준이나 삽저씨들 수준이나 사실 거기서 거기였거든요.
사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당시 맛스타드림의 주장은 요즘 기준으로 "파워빌딩" 에 가까웠다고 봅니다. 스트렝스를 키워서 퍼포먼스를 올려놓아야 증강된 힘으로 더 많은 볼륨을 채울 수 있다, 스트렝스는 근육을 키우는데 필요한 선행조건이다. 훗날 블록주기화의 대명사인 저거너트를 접한 뒤 근비대 구간을 "축적(accumulation)"으로 피킹하는 시기를 "실현(realization)" 으로 이름 붙인 걸 보고 무릎을 탁쳤던 기억이 불현듯 납니다. 스트렝스 훈련은 뭐랄까 일종의 적금같은 겁니다. 궁금해도 쓰고 싶어도 꾸준히 모아야지 급하다고 자꾸 꺼내쓰면 소모당해 원금까지 소실됩니다.
그랬습니다. 삽저씨들은 주기화라는 기본적인 개념조차 모르고,
무게가 막히면 디로딩한 뒤 TM을 깎고 존버탄다고 알려준 사람도 없어서 (맛스타 야이..ㅆ...)
참 바보처럼 살았습니다.
네번째 삽질 - 근비대에 대한 멸시 혹은 공포
이렇게 된 데에는 무의식중에 삽저씨들의 생각의 틀을 묶어놓는 강박증도 있었습니다. 당시 SAP사이트 내에 만연했던 상대스트렝스에 대한 숭배 혹은 집착입니다. 강백호 프로젝트 도입부에 설명되어 있듯이 '체급 제한 스포츠를 염두에 두고 스트렝스를 끌어올리려면 근비대를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는 이상한 강박. 근비대에 대한 거부감과 실전압축근육(아..)에 대한 환타지. 마크리피토를 인용하며 "일단 200파운드(약 90kg)미만은 멸치다. 상대스트렝스건 체중n배건 멸치쉑들의 자기정당화고 최저기준은 넘겨야 스트렝스를 논하지" 라는 공감대가 존재하는 파붕이들하고는 정반대였죠. 큰 그릇에 더 많은 걸 채울 수 있는 것이 순리였거늘.... 여기에 앞서 언급한 주기화에 대한 몰이해가 겹치니 스트렝스 성장도 없고 점점 몸만 축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다선번째 삽질 - 보조운동 생략
위의 네번째 삽질과 연동되는 지점입니다. 빅머슬7이라고 들어보셨지요. 맛스타드림이 주창한 용어입니다. 스,벤,데,OHP,딥스,로우,턱걸이 이상 7개의 근력운동 이외의 것은 근육을 키우는데 불필요한 장식이다.(단 복근과 악력은 제외) 이 빅머슬7 만능론에 경도되어 있던 삽저씨들은 보조운동(부위별 강화운동, 변형동작)은 진짜 아예 안했습니다. 만약 백스쿼트 중량이 정체됐다?
바닥정지에서 시작하는 앤더슨 스쾃
바닥에서 깔린다면 신장반사를 없앤 앤더슨 스쾃, 반대로 위에서 그라인드가 갈린다면 박스스콰트, 전반적인 스피드를 고려해서 체인이나 고무줄을 이용한 가변중량 스쾃, 보다 적은 무게로 사두와 코어에 집중적 타격을 가하는 프론트 스쾃(아,, 이건 역도최강론 때문에 은근히 많이들 했구나...) 레그프레스 머신이나 레그컬이 아니더라도 저런 보조운동이나 변형동작으로 정체기를 뚫어보려는 시도가 있었어야 했는데 그런게 없었습니다. 빅머슬7 빅머슬7 연불만 외웠지요. 클로즈그립 벤치나 라트셉?? 아예 벤치를 안했는 무슨 클로즈 그립 벤치를... 그러다가 완전히 '흑화' 되면 누구처럼 정작 중요한 보조운동은 안하고 '나의 완벽한 자세위 오버헤드 스콰통통통! 오버헤드 스콰통 중량을 보면 그 사람의 피지컬을 단숨에 알 수 있습니다' 같은 이세계로 떠나는 겁니다.
가즈아! 새로운 세계로!
여섯번째 삽질 - 불분명한 목표
위의 삽질들을 모두 정리하면 결국 삽저씨들은 자기계발서 1장1절에 나오는 0단계 "선택과 집중"에 실패한 겁니다. '실전성'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실체가 붕뜬 말이었고 스트렝스 제일주의를 표방했지만 그렇다고 파워리프팅은 아니라고 스스로 선을 그었습니다. 요즘 누군가 그러더군요. "맛스타드림의 이상은 빡저씨가 아니었을까?" 과연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삽저씨들은 빡저씨가 되는 법을 몰랐습니다. 애초에 되는게 아니라 태어나는 거였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일부 삽저씨들의 변호를 해주자면 스트렝스 스포츠 그 자체를 즐기거나 리프터로써 정체성을 가지지 않고 자기가 메인으로 즐기는 스포츠는 따로 있고 - 로드 바이크, 철인3종, 럭비, 격투기 등등 - 해당 스포츠 기록 향상을 위한 보조훈련으로 5x5를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일단 맛스타 드림 본인 자체가 마라토너로서 정체성이 핵심이었고 마라톤을 잘하고 싶어서 육체능력 향상을 고민하다 SAP의 구루가 된 것이니 '그래 애초에 우리가 지향한 건 순도 100% 파워리프팅은 아니었지' 라고 변명은 가능합니다. 당시 국내에서 파워리프팅이란 웬들러가 말한대로 멀티플라이 장비를 입고 뒤뚱거리며 랙에 들어가 간신히 한번 들고, 남이 옷을 벗겨줄때까지 기다려야하는 장비리프팅에 대한 이미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지금처럼 RAW리프팅으로 누구나 생활체육처럼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고 이에따른 진입장벽(혹은 거부감)이 파워리프팅 루틴을 그대로 받아들여 운동하는 걸 방해한 면도 있었습니다.
하지금 그래도 너무 중구난방이었습니다. 맛스타의 롤모델이었던 파벨이 시간이 지나자 은근슬쩍 케틀벨 장사는 슬쩍 뒷전으로 밀어두고 파워리프팅 자격증 장사를 시작한 것과 대조적이라 씁쓸합니다. SAP과 맛스타드림은 빌스타를 인용해 '결국엔 힘쎈 놈이 살아남는다' 라는 표어를 내세웠으면서도, 파워리프팅하고는 거리를 두고 심폐능력, 근지구력, 균형감각 달리기, 맨몸체조 온갖것들 다 하고 싶어했습니다.
그래서 고인물 삽저씨들은 결국 어중간해졌습니다. 역도동호회도 다니고 연습도 하다보니 체중스내치나 파워클린 100kg은 가능해졌는데 그렇다고 토탈 250정도 나올 정도로 역도를 잘하게 된 것도 아니고, 기계체조 최고다 그래서 물구나무도 좀 서보고, 동네 놀이터에 링 달고 깨작깨작하다보니 머슬업도 하게 됐는데 뭐 그렇다고 프론트레버 같은 진짜 올림픽 기계체조나 캘리스데닉에서 인정받을 수준은 못되고... 살뺀따고 타바타 좀 뛰고.. 스쿼트나 데드 중량은 동네 헬스장 여포급은 되는데 벤치를 안해서 3대합은 결국 450따리고...
그렇게 2010년대 중반이 되자 많은 삽저씨들이 크로스핏으로 떠나갔습니다. "10가지 체력요소를 균형있게 키우는 크로스오버 피트니스, 피트니스 이즈 마이 스포츠" 후...
하지마! 야이 새끼야! 크로스핏 하지 마!!
아.. 누가 저새끼.. 아니 나새끼 좀 말려줘요! 제발..
그러니 중량은 더욱더 정체됐지요. 세상에 3rm이나 5rm 이상으로 신경계를 후두려 패는, 패다 못해 피오줌싸게 만드는 걸스네임 와드 같은걸 좋다고 해댔으니 중량이 늘어날 턱이 있습니까? 운동 선수들도 비즌과 비시즌기 나눠 근력이나 근육을 키울 때는 기술훈련이 줄어든 스토브 시즌에 하는게 정석인데 선택과 집중을 무시하고 이거하고 저거 하고 그랬으니 안그래도 안좋던 몸이 더욱 상하는 사람들이 늘어만 갔습죠.뉘에눼에.
내가 지금 아는 것을 그 때도 알았더라면....
그래서 이제사 돌이켜 생각해보면 '후우.. 너희는 애초에 이런거 시작부터 하지마라..' 가 아니라 다음과 같은 말을 남깁니다. 이것은 지난번에 말했듯이 앞서간 사람들이 흘린 눈물이 밤하늘의 별이 된 것...
0. 5x5는 빡센루틴이다. 하지만 초보자 루틴이 맞다.
-근데 그래서 초보자가 하는게 좋다. 선형증가는 초보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나중에 정체기 오고 고인물되면 그 때 할거 많다. 오히려 그때가서 5x5하려면 '어 ㅅㅂ 이거 로이더 루틴인가?' 싶을 정도로 힘들게 느껴질거다.
1. 처음엔 7-8rm도 아니다. 10rm갖고 시작해라.
그리고 마이크로 로딩해라. 주당 5kg 증량? 미쳤습니까 휴먼? 무조건 경량원판사서 주당 증량폭을 2.5kg 미만으로 하십시오. (스/데 기준) 이렇게 하는 이유는 일종의 시간벌기 입니다. 근비대가 충분히 일어날 시간을 벌기 위함입니다. 신경계적응으로 인한 초반의 중량증가에 취하면 두어달만에 삽저씨들 꼴 납니다.
2. 상체는 무조건 갓디빌딩(볼륨딸)이다.
벤치프레스를 주당 2.5kg씩 증량하겠다는 야무진 욕심을 버리십시오. 당신은 재능충이 아닙니다. 재능충이면 이런 글을 찾아서 읽고있지도 않고 읽어도 여기다 악플달고 있을 겁니다.( ex 병신같이 존나 말이 많네. 그냥 하면 되던데)아예 벤치는 5x5프로토콜을 따르지 않고 10-12rm되는 무게로 총볼륨만 늘리는 '갓디빌딩'식으로 서너달 '축적'한뒤 5x5에 합류시켜도 늦지 않습니다. 벤치하십시오. 턱걸이같은 상체당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관절에 비해 견갑은 작고 연약합니다. 볼륨으로 채우십시오.
3. 잔가지는 쳐낸다
OHP하고 파워클린을 꼭 5x5에 집어넣어서 함께가갔다고 고집부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괜히 회복만 더디고 학습부담만 늘어납니다. 그건 벤치랑 데드중량 찍은 뒤 따로 하는게 훨씬 낫습니다.
4. 그렇다고 보조운동을 하지 말라는게 아니다.
OHP나 파워클린 한다고 깨작거릴 시간에 보조운동을 하라 이말입니다. 클로그즈립 벤치, 인클벤치, 좀 더 많은 코어운동, 편측성운동(런지나 덤벨운동) 운동량이 아쉽다 싶으면 이런걸 하십쇼
5.1차 선형증가 막히면 미련없이 버리십시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모험의 출발입니다. 5x5와 평생 함께 할 수 있을 줄 알았습니까? 조강지처도 아니고. 빨리 다른 루틴으로 갈아타십시오.
그리고 끝으로...
마무리는 조금 꼰머같지만 약간 유식해보이고 멋있는 이야기로 마무리하겠습니다.
혹시 암묵지(tacit knowledge)와 형식지(explicit knowledge)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문서나 메뉴얼등으로 정리되어 표출된 지식(형식지, 명제지)와 개인의 경험으로 체화되어 겉으로 잘 표현되지 않는 지식(암묵지)이 둘의 차이가 가장 현저하게 드러나는 분야가 바로 예체능(기능, 기술)분야입니다. 역사적인 사례가 있지요. 카나다 국방연구원에서 TEA레이저인가 뭐시긴가 하는 거 설계도를 만들었답니다. 그리고 그걸 각 대학들에 오픈소스로 공개했는데 시간이 흘러 실험 재현에 성공한 연구소들은 다들 '직접 사람을 보내서 코칭을 받거나 최소 전화로 연락이라도 접촉이 있었던 곳' 뿐이었다고 합니다. 아무리 많읽을해도 적움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돌아 갈 수 없지만 지금 아는 것을 가지고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제일먼저 이걸 할 겁니다. 코치를 찾을 겁니다. 말을 잘하고 글을 잘쓰고 이런거하고는 거리가 있어도 '암묵지'를 쌓아놓은 연륜있고 유능한 코치를 찾기위해 시간과 돈을 쓸겁니다. 사실 이 말이 하고 싶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필력 무쳤다 무쳤어
글 잘보고있습니다
알차다
개추
진짜 유익한 글 ㄷ.ㄷ
"커취를 찾을 겁니다"
진짜 재밌게 읽었습니다 막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진정한,, 커취,,님을,,, 찾았읍니다,,,
정보추 유익추 - dc App
스트롱리프트 5x5를 1년정도 안고 살아간 사람으로서 긍지의 눈물과 육수를 흘렸습니다... 네... 언젠간 버리고 갈아탈 것입니다... 캐스트어웨이에서 톰행크스가 윌슨을 떠나보내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5x5를 하며 선형증량했던 날들을 그리워할 날이 오길 기다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미치겠네
미쳐버린 퀄리티의 본문에 같이 미쳐버린 리플 크으..
글좀 계속 써주십시오 선생님. 빛입니다 빛!
이세계로 떠난 그는 지금 뭘 하고 있을지./.
개추
나는 이러한 것을 '연륜'이라 부르고 싶다.
필력이...맛스타 재림..
이 글은 전체캡쳐로 저장해서 두고두고 보겠읍니다 커취님.. - dc App
이 사람은 [진짜]다
내공 진짜 장난 아니시네요
맛스타님? 형 온거야??
ㅊㅊ다음편은뭔가요
진짜 맛스타 아님..?ㄷㄷ
ㅋㅋㅋㅋ그래서 결국 삽이 추구하는게 뭐냐? 크로스핏 아니냐?는 논쟁이 붙었고, 어떻게 해서든 삽질과 크로스핏은 다르다는걸 표방하려던게 생각나네. 삽짐 1호점과 2호점이 다르다는걸 어찌나 강조했는지... 그 당시 그 코치가 크로스핏까의 선두주자였었던 것도 생각나네ㅋㅋ 덕분에 오랜만에 옛날 생각나네요, 잘 읽었습니다.
와 디시에서 이런 장문 다읽른거 첨인듯. 종종 글써주세요 감사합니다
남자는 힘이다를 코란처럼 신성하게 뫼셨던적이 있었지..
멋진 글입니다. 짬밥이 묻어나오네요. 하지만 오곱오는 최소 1년은 맛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재능충이 아닌한.. 선형 증가 뿐 아니라 시간 절약, 중량 익숙해짐 등등 장점이 많아요...
이분 닉으로 여기 검색하면 더 재밌는글 마니나옴 - dc App
ㅈ되는 글이다...
와 배우신분인가,,, 감동받고 갑니다
크로스핏하지맠ㅋㅋㅋㅋㅋㅋㅋ - dc App
아...... 거의 막차 탄 삽저씨의 하나로 존나 눈물이 앞을 가리네여 젠장.. 그놈의 5곱5... 중풀이랑 스쾃만 조져라 다 필요없다! 이거 따라가다가 어끼 박살나고 골반 틀어지고 중량 정체에 이것도 저것도 다 못하는 애매한 포지션.. 슬프군요
먹어본 토마토 중 젤 맛난거 할인 좌표 공유 개꿀빠셈
https://cutt.ly/2yxj6Os
우리집 계속 사먹는 토마토임
https://cutt.ly/iyvRuHT
운동에 이론지식 전혀필요없고 고작 취미운동인이 쇠질하는데에 오버트레이닝 겪을일은 없다는 틀딱들이 병신인이유